무주의 꿀단지, 무주 머루와인동굴~덕유산 겨울 나들이 (설천봉, 덕유산리조트)

 


' 무주 머루와인동굴, 덕유산 나들이 '

▲  덕유산 설천봉


 

늦가을이 힘없이 쓰러지고 겨울이 한참 제국의 기틀을 다지던 11월 끝자락에 전북 동북부
끝으머리에 자리한 무주(茂朱) 땅을 찾았다. 이번 나들이는 멀리 동남쪽에서 온 일행들과
함께 하였는데, 무주터미널에서 그들에게 합류하여 같이 움직였다.

무주에서 제일 먼저 인연을 지은 곳은 덕유산 북서쪽에 자리한 적상산(赤裳山, 1,034m)이
다. 그곳에 안긴 안국사(安國寺)와 적상산성(赤裳山城), 적상산사고(赤裳山史庫), 적상호
수를 둘러보고 (☞ 관련글 보러가기) 뱀처럼 구불구불한 고갯길(산성로)을 다시 내려오다
가 적상산 고개 밑에 자리한 무주머루와인동굴에서 잠시 바퀴를 멈추었다.


 

♠  무주의 새로운 꿀단지, 머루와인이 아낌없이 숙성의 과정을 밟고 있는
~ 무주머루와인동굴

▲  무주머루와인동굴 매표소

적상산 북쪽 450m 고지에 무주머루와인동굴이 자리해 있다. 이곳은 1988년 이후 적상산의 지도
를 크게 흔들어 놓은 무주양수발전소 건설 당시에 굴착 작업용으로 뚫어놓은 인공 동굴로 무주
양수발전소 상부댐, 적상호와 더불어 인간이 적상산에 남긴 혹이다.

1995년 발전소가 완성된 이후에는 쓸모가 없어 거의 버려졌는데, 무주군청에서 동굴 활용을 두
고 머리를 굴리다가 머루 재배 농가를 위해 머루로 만든 머루주의 숙성 장소로 사용하기로 하
였다. 하여 2007년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임대를 받아 내부를 상큼하게 손질하여 무주머루와
인동굴이란 이름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처음에는 머루와인(머루주)을 숙성시키는 숙성고로 쓰였으나 이곳을 관광지로 널리 개방하면서
완전 대박을 쳤다. 위치도 적상산이나 무주리조트로 가는 길목에 자리해 수요 확보에도 어렵지
않았고, 이곳을 찾는 발길이 늘어나는 만큼, 머루와인의 인기도 치솟으면서 무주의 소중한 꿀
단지로 등극한 것이다.

이 동굴의 몸매는 길이 579m로 이중 290m만 개방하고 있다. 높이 4.7m, 폭 4.5m로 넓은 편이며,
비록 인공 땅꿀이긴 하지만 동굴은 동굴인지라 여름에는 서늘하고 겨울에는 따스하다. 또한 연
평균 기온은 13~14도로 머루주를 숙성시키기에 아주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머루주의 발효
온도는 18도, 보관 온도는 12도, 평균 일교차가 18도가 되야 맛이 좋다고 함)


▲  머루와인동굴 앞을 지키는 머루장승부부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사들고 안으로 들어서면 동굴 앞에 재미나게 생긴 갈색 피부의 머루장승
부부가 하얀 뻐드렁니를 드러내며 우리를 맞이한다. 이들은 동굴 수식용으로 여기서는 머루장
승부부로 통하는데, 그들에게 적당한 정체성과 주제를 붙여주어 동굴 나들이의 달달한 재미를
더해준다.
비록 장승을 칭하고 있지만 그 흔한 장승의 모습이 아닌 남태평양 이스터섬의 석상 같은 모습
으로 너무 익살스럽게 표현되어 나그네들로 하여금 웃음을 머금게 한다.

이들 가운데 왼쪽에 하늘색 머리를 가진 이는 남편으로 머루와인을 즐겨 마셔 노화가 늦게 진
행되었다고 한다. 나이는 50대 후반이라고 하나, 실제 나이는 90세라는 설이 있다고? 그는 과
묵하지만 바람기가 많다고 하며 정력도 무지 대단하다고 한다.
그리고 오른쪽 노란 머리는 부인으로 50대 초반이라고 한다. 머루와인을 즐기는 탓에 기억력이
매우 좋아 남편의 외도 횟수와 장소를 모두 기억한다고 하며, 애교의 본좌라고 한다. 지금이야
허허 웃지만 시간이 몇 갑절 흐르면 그들에게 부여한 주제는 한토막 전설로 승화될 것이다. 이
들의 공통적인 주제는 결국은 머루와인 찬양이다.


▲  머루와인동굴 정문 (비밀의문)

머루장승부부를 지나면 '머루와인 비밀의 문'이라 이름 붙여진 동굴 정문이 나온다. 문 위쪽에
는 두툼한 코와 온갖 주름 곡선이 자욱한 얼굴이 있는데, 좌우로 가늘게 뜬 눈도 보인다. 이
얼굴은 이곳을 지키는 머루정령으로 동굴 관람객에게 신령스러운 기운을 내려주며, 머루와인
숙성의 신비스러운 기운을 불어넣는 용으로 주제를 잡았다. 성격은 좀 더럽지만 책임감과 인내
력이 강하다고 한다.


▲  머루와인동굴 통로

비밀의 문을 들어서면 동굴 통로가 일직선으로 펼쳐진다. 양쪽 벽에 휘날리는 모습의 등을 비
롯하여 내부를 밝히는 다양한 등을 두어 심봉사 같은 장님이 아닌 이상은 통행에 지장은 없다.
통로 양쪽에는 무주 고을의 풍경 사진과 옛날 사진들이 배열되어 있다.


▲  통로 중간 - 머루와인과 머루에 대한 정보를 머금은 온갖 안내문들이
오른쪽 벽을 가득 메운다.

▲  통로 좌우에 배열된 사진들 (무주 풍경 사진)

▲  동굴 광장 직전

▲  와인 시음 현장인 동굴 광장

동굴 정문(비밀의 문)에서 3~4분 정도 들어가면 동굴 광장에 이른다. 이곳은 와인을 테마로 한
공간으로 여기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왼쪽 코너로 가 와인잔을 받기 바란다. 와인잔은 1명당 1
개씩 제공되며 집으로 가져가도 상관없다. (동굴 입장료에 와인잔과 와인 시음 비용이 포함되
어 있음)
와인잔을 받으면 우선 잔의 상태를 확인하기 바란다. 간혹 부실한 잔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래가 약간 깨진 잔을 받았는데 교환을 요청하니 바로 다른 잔으로 바꿔준다. 그렇게 교
환을 당한 부실한 잔은 와인잔 담당자가 아무 미련도 없이 옆으로 던져 깨뜨렸다. (그 현장에
는 그렇게 깨진 와인잔이 가득했음, 잔을 어떻게 만들길래 부실 잔이 그리 많은 걸까?)

와인잔을 들고 반대쪽 와인바로 가면 머루와인을 주는데, 보통 3종류를 준다. 첫 잔을 마시고
다음 칸으로 가면 다른 와인을 주며, 1번 정도는 리필을 해준다. (줄이 길다면 그냥 1잔만 마
시기 바람) 술이 싫다면 머루 아이스바나 머루 아이스크림을 먹어도 된다. 허나 이들은 따로
돈을 줘야 된다.

       ▲  와인바의 명물 오줌누는 아이
머루장승 부부의 늦둥이 아들로 5살이라고 한다
. (영원한 5살) 자랑스럽게 거시기를 내밀고 소
변에 임하는 모습이 참 패기가 넘쳐 보인다.

▲  문이 닫힌 통제 구간에는 머루와인이
한참 숙성의 과정을 밟고 있다 (윗 사진)

▲  와인 시음 현장인 와인바 (밑 사진)


▲  와인동굴 통로 (밖으로 나가는 방향) ▼

머루장승부부에게는 딸이 하나 있는데, 동굴 주변 물레방아에 있는 연인상이 그 딸이라고 한다.
상대방 남자하고는 무려 나이트클럽 부킹에서 만났다고 하며 (좀 건전한 걸루 하지 ㅋㅋㅋ) 그
들은 포석정 물레방아에서 주로 데이트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거기에 그들의 상을 두었다고?
머루장승부부는 그들의 교제를 반대하고 있으며, 딸은 23세, 상대남은 27세라고 한다.


동굴 관람은 와인 마시고, 사진을 찍고 하다 보면 보통 20~30분 정도 걸린다. 휴일에 관광객이
폭주하는 경우에는 와인이 일찍 동날 수가 있어 휴일이나 성수기에는 가급적 빨리 가야 뒷탈이
없다.

※ 무주머루와인동굴 찾아가기 (2017년 1월 기준)
무주까지
* 서울남부터미널에서 무주행 직행버스가 1일 5회 떠난다.
* 대전복합터미널에서 무주행 직행버스가 40~60분 간격으로 떠난다.
* 광주에서 무주행 직행버스가 1일 6회 정도, 전주에서는 1일 14회 떠난다.
* 영동역(경부선)에서 무주행 군내버스가 50~7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② 현지교통
* 무주터미널에서 내창행 군내버스 이용 (1일 2회, 11:40, 16:30) → 내창에서 도보 40분 (무
  주터미널에서 택시로 접근 가능)
③ 승용차
* 대전~통영고속도로 → 무주나들목을 나와서 무주방면 우회전 → 무주1교차로에서 우회전 →
  적상산입구에서 우회전 → 북창리 → 적상분소 → 무주머루와인동굴

★ 무주머루와인동굴 관람정보 (2017년 1월 기준)
* 입장료 : 2,000원 (20인 이상 단체 1,800원) <미취학 아동, 국가/독립유공자와 그 가족은 무
  료>
* 관람시간 : 10:00~17:30 (12~3월은 10:40~16:30) / 매주 월요일 휴관(성수기는 개관함)
* 와인족욕 이용료 : 성인 3,000원 / 만7세 미만 2,500원 (10:00~16:30, 12~3월은 10:30~15:30)
* 소재지 : 전라북도 무주군 적상면 북창리 산119-5 (산성로 359, ☎ 063-322-4720)
* 무주머루와인동굴 홈페이지는 ☞ 여기를 클릭한다.



무주 머루와인동굴에서 잠시 머루주의 달콤한 향기에 빠져있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무주덕유

산리조트(이하 덕유산리조트)로 이동했다.
북창리와 무주양수발전소 하부댐이 있는 무주호, 괴목리, 구천동터널을 차례로 지나 온갖 식당
과 숙박업소, 스키용품 가게로 즐비한 덕유산리조트입구 심곡리에서 잠시 길을 멈추고 두부 음
식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여기서는 두부전골을 먹었는데, 맛도 제법 괜찮다. 게다가 시장기가 진하게 발동해 밥을 2그릇
이나 해치우고 전골과 반찬도 싹싹 긁어먹고 나서야 겨우 손이 멈춘다. 그렇게 기분 좋게 점심
을 마치고 덕유산리조트로 진입하여 곤도라(Gondola) 승강장이 있는 설천하우스를 찾았다.


 

♠  덕유산리조트 곤도라를 타고 덕유산 설천봉(雪川峰)으로 오르다~~

▲  덕유산리조트 설천하우스

덕유산리조트는 덕유산 정상 북쪽 산자락에 넓게 들어앉은 대규모 휴양시설이다. 스키와 보드
등 겨울레포츠의 성지(聖地)로도 아주 명성이 높은데, 스키장을 비롯, 수영장과 골프장, 눈썰
매장, 호텔 등을 갖추고 있다. 리조트 내부가 매우 넓어서 내부를 이동할 때 차량과 셔틀버스
를 이용해야 될 정도이며, 곤도라 승강장이 있는 설천하우스는 리조트 동부에 자리해 있다.

이곳 리조트의 중심인 스키장은 덕유산의 피부를 싹 밀고 만든 것으로 덕유산 정상 북쪽 봉우
리인 설천봉까지 펼쳐져 있다. 설천봉이나 그 중간까지 곤도라나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스키나
보드로 내려오는 것이다.
겨울 레포츠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지나치게 넓은 공간을 잡아먹는 스키장이나 골프장이 너무
남발되고 있어 이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나라가 미대륙이나 시베리아 벌판, 중원대륙,
호주대륙 정도 되면 모르지만 유감스럽게도 매우 좁고 좁은 현실이라 그런 것들을 몇 개 만들
면 국토가 거의 꽉찰 지경이다. 게다가 그들로 인해 자연도 적지 않게 파괴되고 있으니 지구와
후손들을 위해 한번 생각을 해봐야 될 문제이다.

나무로 삼삼해야 될 산자락이 스키장으로 벌거숭이 임금처럼 된 현장을 보니 인간이 오로지 그
들의 부질없는 취미를 위해 너무 몹쓸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든다. 덕유산에 희귀
한 동/식물이 많고, 전나무의 일종인 구상나무의 대규모 자생지인데, 스키장과 리조트로 인해
적지 않은 자연이 고통을 받게 된 것이다.
흔히 말하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 우리는 친구라는 구호. 실은 자연과 지구의 최대 적은 인간
이다. 그 인간이 전기를 만든답시고 적상산에 양수발전소와 적상호란 혹을 붙였고, 덕유산에는
그보다 더 큰 덕유산리조트와 스키장을 붙였다. 더 이상 대자연 형님의 콧털을 건드리지 않았
으면 좋으련만, 이러다 정말 그의 대보복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덕유산리조트 곤도라는 케이블카와 비슷한 것으로 설천하우스(해발 700m)와 설천봉 정상(1520m
)을 이어준다. 무려 해발 800m를 뛰어넘는 이 곤도라는 선로 길이 2.659m, 속도는 초속 5m, 소
요시간은 약 20분, 곤도라 1대당 정원은 8명이다.
그의 등장으로 덕유산 정상까지 2시간 이상 힘들게 올라야 되는 수고로움이 크게 줄었으며, 설
천봉에서 정상(향적봉)까지는 달랑 20분 정도만 오르면 된다. 허나 정상의 접근성이 너무 쉬워
지면서 사람들의 방문이 크게 늘어났고, 그로 인해 향적봉과 설천봉 구간의 자연이 크게 망가
졌다. 곤도라가 다니는 구간 역시 스키장으로 인해 망가지긴 마찬가지, 2012년 5월부터 2개월
간 설천봉~향적봉 구간의 자연을 복원했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땜방용에 불과하다.


▲  설천하우스에서 바라본 곤도라 승강장과 덕유산 설천봉

▲  스키장에 인공눈을 뿌려 슬슬 겨울 장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곳은 인공눈이지만 곤도라를 타고 윗세상으로 올라가면 거기는 진짜
눈이 기다리고 있다.

▲  스키장 인공눈밭을 누비는 관광객들

▲  곤도라 타는 곳

▲  설천봉으로 인도하는 곤도라 승강장

▲  좁은 곤도라에서 바라본 스키장

곤도라를 타는 줄이 조금 길었지만 거의 20초에 1대씩 빗자루 배차를 하는 지라 오래 기다리지
않고 탑승했다. 초속 5m로 사람의 뛰는 속도와 거의 비슷해 처음에는 이 속도로 설천봉까지 언
제 올라가나 싶었다. 하지만 금세 설천하우스가 작은 점이 되어 흐릿해지고 대신 푸른 하늘이
점점 가까워진다. 밑에는 아직 늦가을인데 하늘과 가까워질수록 풍경은 서서히 겨울로 변하여
눈쌓인 풍경이 펼쳐진다.

곤도라에서 정면을 보면 바로 앞에 가파른 오르막이 있어 덜하지만 뒤를 보면 정말 까마득하게
펼쳐지는 풍경에 두 눈이 어지럽다. 그렇게 곤도라를 20분 타면 설천봉에 도착한다.


▲  설천봉 정상

설천봉(1520m)은 덕유산 정상 북쪽에 자리한 봉우리로 덕유산리조트 스키장의 윗쪽 시작점이다.
설천봉에서 내려가는 스키와 보드 코스는 경사가 꽤 각박해 상급 코스로 치며 스키철에는 곤도
라 외에 별도로 리프트도 운행한다.

설천봉 정상에는 마치 요새처럼 생긴 휴게소가 있는데, 식당과 편의점을 갖추고 있다. 허나 물
가는 속세에 비해 1.5~2배 이상 비싸다. 음료 역시 산의 높이만큼 비싸게 받는다. 그래도 사먹
는 사람이 적지 않아 장사는 쏠쏠해 보인다. 편의점은 비록 할인카드에 의지해 할인을 해도 시
중의 같은 편의점보다 비싼 건 마찬가지다.

▲  설천봉에 자리한 3층 기와집

▲  설천봉에서 향적봉으로 오르는 산길

설천봉휴게소 남쪽에는 8각형을 띈 3층짜리 기와집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이 기와집이 설천봉의
실질적인 꼭대기로 겉으로 보면 하늘에 제를 지내는 원구단이나 천단(天壇)처럼 신성한 건물로
보인다. 허나 저것은 이곳이 하늘과 맞닿은 곳이라 그 분위기에 어울리게끔 만든 장식용 건물
에 불과하다. 그래도 그냥 휴게소만 있는 것보다는 저거라도 있으니 정상 풍경이 조금 신비롭
게 다가오며, 덕유산리조트 관련 관광자료에 단골로 등장하는 이곳의 간판과 같은 존재이다.

설천봉까지 올라온 일행들은 가득 쌓인 눈과 미끄러운 산길에 기겁을 하여 대다수 휴게소 주변
에서 길을 멈추었다. 향적봉까지 편히 가게끔 길이 정비되어 있기는 해도 눈빙판길까지 개선된
것은 아니다. 나도 향적봉까지 가려고 했지만 생각 외로 미끄러운 그 길을 오르기가 겁이 났다.
아무리 팔팔한 30대라고 해도 20대는 아니며, 나도 이제 몸을 사려야 된다. 자칫 미끄러지면
큰일난다. 향적봉까지 간 일행은 1/3 정도인 10여 명, 그중 1명이 내려오는 중 크게 미끄러져
응급차 신세를 졌다.

눈길에 단단히 꼬리를 접고 설천봉으로 도로 내려가 그곳에서 계속 머물렀다. 덕유산에서 가장
하늘과 맞닿은 향적봉(1614m)이 바로 코앞이건만 가지 못하는 한이 오죽하랴. 결국 다음에 다
시 와야될 명분만 만들고 말았다. 하긴 이렇게 좋은 명소를 1번만 오는 것도 솔직히 섭섭하지.
집에서 가까우면 두고두고 옆구리에 끼고 싶다.


▲  향적봉으로 잠깐 오르는 길에 바라본 설천봉
설천봉 정상을 장식하고 있는 3층 기와집이 꽤 신비롭게 보인다.
마치 높은 존재가 하늘에 제를 지내는 공간처럼 말이다.

▲  가깝고도 먼 덕유산 향적봉
20분 거리란 말에 많이 주저했지만 결국 몸을 사리는 쪽으로 기울었다.
허나 돌리는 발길이 너무 아쉬워 자꾸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  설천봉 정상을 장식하는 3층 기와집
여기서 바라보는 조망이 꽤 일품이다.

▲  힘차게 남쪽으로 달려가는 덕유산 산줄기

▲  설천봉에서 바라본 천하 (무주 안성면 지역)
마치 학이나 용의 등에 올라타 천하를 내려다보는 기분이다. 천상(天上)세계가
보일 정도로 하늘과 맞닿은 곳이니 조망의 품질도 꽤 우수하다.

▲  설천봉에서 바라본 천하 (무주 안성면 지역)

▲  설천봉휴게소 옥상에 조그만 기와집이 있어 마치
성곽 위에 세운 망대 같다.

▲  설천봉에서 만난 구상나무들

구상나무(Korean Fir)는 제주도 한라산(漢拏山)이 원산지로 한라산과 지리산(智異山), 덕유산
에 많이 살고 있다.
이 나무는 전나무의 일종으로 우리나라 토종 나무인데, 서양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로 많이 애용
되고 있는 나무가 바로 구상나무이다. 지구촌에 퍼진 구상나무는 모두 우리나라에서 식재된 것
으로 공룡을 깨끗히 말아잡순 빙하기(氷河期)를 견딘 강인한 나무이기도 하다. 허나 아무리 강
한 나무라고 해도 빙하기의 후예인 겨울 제국 앞에 모든 것이 털린 상태라 정말 빙하기를 이긴
나무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앙상하기 그지 없다.


▲  설천봉에서 바라본 천하 (구천동, 무풍면 방면)

▲  설천봉 정상 동쪽 부분

▲  설천봉과 밑 세상을 이어주는 곤도라

향적봉을 찍고 내려오는 일행을 기다리느라 1시간 정도 설천봉에 머물렀다. 하늘의 속살이 보
일 정도의 고지대라 바람이 무척 패기가 있어 휴게소에 들어가 30분 정도 추위를 녹이고 있으
니 그곳에 갔던 사람들이 모두 내려왔다.
그래서 덕유산을 뒤로 한 채, 다시 곤도라에 의지해 밑 세상으로 내려갔다. 내려갈 때는 올라
갈 때와 마찬가지로 같은 속도로 움직여 소요시간은 비슷하며, 밑이 까마득하게 보여 언제 내
려가나 싶었으나 점처럼 작았던 밑의 여러 시설(설천하우스 등)이 점점 커지고 대신 설천봉은
한줄기 점이 되어 사라지면서 무탈히 설천하우스에 도착했다.

이렇게 짧게나마 덕유산에 대한 볼일을 마치고 구천동터널과 적상산입구를 거쳐 무주터미널로
나왔다. 여기서 아쉽지만 일행들과 쿨하게 작별을 고하며 충북 영동(永同)으로 가는 군내버스
를 타고 40여 분을 달려 영동역으로 넘어갔다. 여기서 서울행 누리로 열차(무궁화호의 별종격
열차)에 고된 몸을 담고 북쪽으로 달려 나의 제자리로 돌아왔다.
 
정말 번개처럼 날라가 재미나게 보냈던 그날 하루, 그곳이 그리워지고 같이한 이들이 보고 싶
은 마음에 비록 한참이나 보잘 것은 없지만 이렇게 글을 남겨 그날을 추억해본다.
이렇게 하여 겨울맞이 무주 나들이는 대단원의 막을 고한다.

※ 무주 덕유산리조트 찾아가기 (2017년 1월 기준)
* 무주까지 가는 방법은 앞에 무주머루와인동굴 참조
* 무주시외터미널에서 구천동으로 가는 직행버스(1일 11회)나 군내버스(1일 5회)를 타고 덕유
  산리조트(리조트3거리)에서 하차. 리조트 방면으로 2분 걸어가면 '생두부촌'이란 식당이 있
  다. 그 앞에서 리조트행 무료셔틀버스 이용 (1일 20여 회 운행)
* 무주읍내(제일의원, 산림조합)에서 리조트행 무료셔틀버스 이용 (1일 6회 운행, 아침 2회는
  시장4거리, 반딧불주유소, 군민회관 경유)
* 설천면(면사무소 앞)과 구천동(관리공단 밑 주차장)에서 리조트행 무료셔틀버스 이용 (설천
  에서는 1일 9회, 구천동에서는 1일 10여 회)
* 서울 종합운동장(2,9호선 종합운동장역 7번 출구 밖 150m 지점)에서 덕유산리조트행 정기셔
  틀버스가 1일 1회 떠난다. (비수기에는 주말만 운행하며 자세한 운행 정보는 덕유산리조트
  홈페이지 참조)

★ 덕유산리조트 곤도라 관람 정보 (2017년 1월 기준)
* 이용요금 : 어른 편도 11,000원, 왕복 15,000원 / 어린이 편도 7,700원, 왕복 11,000원 (리
  조트 회원은 30% 할인)
* 곤도라 설천봉행은 대체로 9시부터 17:30분까지, 리조트행은 16:30~18시까지 운행한다. 4계
  절마다 운행시간이 다르므로 자세한 운행시간은 덕유산리조트 홈페이지 곤도라 부분을 참조.
* 덕유산리조트 설천하우스 소재지 :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 심곡리 1287-5 (만선로 185)
* 덕유산리조트 문의 ☎ 063-322-9000
* 덕유산리조트 홈페이지는 ☞ 이곳을 클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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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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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개일 - 2017년 1월 11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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