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사진,답사기'에 해당되는 글 8건
- 2023.08.23 제주도 제주올레길18코스를 거닐다 <조천비석거리~연북정~죽도~닭머르~원당봉 불탑사, 불탑사5층석탑 구간>
- 2023.01.23 서귀포 서귀포층패류화석산지, 새섬, 혼인지, 제주올레길2코스 겨울 나들이 (새섬공원)
- 2021.07.31 피서의 성지를 찾아서 ~~ 서귀포 천제연폭포, 제주올레길8코스 나들이 (천제연관개수로, 선임교, 베릿내오름)
- 2020.08.16 제주도의 아름다운 서쪽 끝 ~ 제주올레길12코스 당산봉, 고산리유적, 엉알해안, 수월봉 나들이 (차귀도, 산방산탄산온천)
- 2020.02.05 아름다운 제주도의 서쪽 끝을 거닐다 ~~ 절부암, 생이기정, 제주올레길12코스 나들이 (차귀도, 와도) 2
- 2019.04.21 남해바다를 건너 찾아간 옛 탐라의 현장, 제주도 새해 나들이 (외도 월대, 수산리곰솔, 납읍 금산공원, 제주올레길15,16,17코스)
- 2008.02.17 서해바다를 건너 찾아간 제주도 한라산 (백록담~탐라계곡~서해바다)
- 2006.02.23 서해바다를 건너 찾아간 제주도 한라산 (서해바다 ~ 제주 ~ 백록담) 2
제주도 제주올레길18코스를 거닐다 <조천비석거리~연북정~죽도~닭머르~원당봉 불탑사, 불탑사5층석탑 구간>
' 제주도 겨울 나들이 '
(연북정, 제주올레길18코스, 불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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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천 앞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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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올레길18코스 |
▲ 불탑사5층석탑 |
천하에서
가장 작은 대륙 제주도(濟州島), 그곳은 서울에서 비행기로 불과 1시간이면 닿 |
♠ 조천포구 둘러보기 (연북정, 조천진터) |
조천읍내 중심인 조천환승정류장에서 연북정으로 인도하는 조함해안로를 2~3분 정도 들어가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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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천비석거리 서쪽에는
제주해협을 향해 가슴을 연 조천포구(조천항)가 펼쳐져 있다. 지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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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천진성(조천진)은
제주도의 특산물인 현무암으로 다져진 단단한 성곽으로 연북정을 품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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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천진성 성곽(城郭) 위에
기단을 다지고 높이 들어앉은 연북정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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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피부 현판에 짙은 검은색으로 연북정 3자가 쓰여있다. 북(北)자는 마치
'터지(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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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아른거리는 산이 원당봉(원당오름)이다. 조천에서 제주올레길을 따라 무려
저곳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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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북정 서쪽 해안에는 용천수가 치솟는 두말치물이라는 큰 샘터가 있다. 용천수란 빗물이 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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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올레길18코스 거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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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18코스는 조천만세동산에서 제주시내 간세라운지까지 이어지는 19.8km의 긴
올레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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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에 진입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수상한 기와집이 살짝 눈빛을 보낸다. 그 눈빛에 이끌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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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씨종손가옥과 멀지 않은 올레길 주변에 수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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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천리 수륙물(수덕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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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올레길18코스 죽도 동쪽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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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올레길18코스 죽도 동쪽 구간 |
조천리 구간을 지나면 바다와 땅이 뒤엉킨 곳이 나온다. 그곳의 중심에는 '죽도'란 섬이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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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리 마을을 지나면 닭머르란 해안이 나온다. 닭이 흙을 파헤치고 그 안에 들어앉은 모습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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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18코스 구간 중 신촌리 어촌계 탈의장에서 닭머르입구 구간(1.8km)은 해안누리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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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천부터 계속 바다를 따라 다녔던 제주올레길18코스는 시비코지 이후부터 잠시 바다를 버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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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땅에서 유일한 늙은 현무암 탑을 지닌 곳 |
들판을 달리던 제주올레길18코스는 원당봉(171m) 자락으로 들어가 불탑사 앞으로 나를 인도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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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뜨락에는 불탑사의 꿀단지이자 상징물인 5층석탑이 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딱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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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탑사 경내를 싹 뒤집어 발굴조사를 했을 때, 여기서 건물 형태를 파악할 수 있는 독립 기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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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탑사를 둘러보니 어느덧
18시가 넘었다. 이곳을 끝으로 제주도 나들이는 모두 마무리가 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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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서귀포층패류화석산지, 새섬, 혼인지, 제주올레길2코스 겨울 나들이 (새섬공원)
' 서귀포 겨울 나들이 '
(서귀포층 패류화석산지, 새섬, 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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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섬에서 바라본 남해바다와 범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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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층 패류화석산지 |
▲ 혼인지 |
묵은 해가
극한 아쉬움 속에 저물고 새해가 시작되던 1월의 첫 무렵, 천하에서 가장 대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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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연폭포 남쪽 바닷가에 깃든 옛 생물들의 희미한 흔적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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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섬방파제 서쪽에는
주름진 벼랑과 큼직한 바위들로 가득한 해변이 있다. 얼핏 보면 평범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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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벼랑과 바위에는 옛 생물의 화석이 무수히 깃들여져 있다.
이들은 매머드가 뛰어놀던 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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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화석과 고된 세월의 주름선이 뒤섞인 서귀포층 바위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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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그림의 떡처럼 자리한 범섬은 이름 그대로 호랑이처럼 생긴 섬이다. 절벽으로 이루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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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섬을 가려면 무조건
새연교를 통해야 된다. 그는 2009년에
닦여진 다리로 새섬과 제주도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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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항 앞바다에 상큼하게 떠있는 작은 섬, 새섬 |
새섬은 서귀포항 앞바다에 바짝 떠있는 작은 섬으로 천지연폭포에서 흘러내려온 연외천과 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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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연교를 건너면 섬을 1바퀴 도는 1.1km의 산책로가 나오는데, 어느 쪽으로 가던 다시 새연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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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힐 듯 진하게 아른거리는 문섬은 서귀포항에서 1.3km 떨어진 작은 무인도이다. 문섬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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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시조의 혼인설화를 품고 있는 제주도의 영원한 성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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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섬에 퐁당퐁당 빠져
거의 1시간을 머물다가 아쉽지만 그곳을 등지며 천지연폭포 주차장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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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지는 500평
정도의 자연산 못으로 갈대와 수초들이 못 외곽에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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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는 혼인지, 그곳에 서려있는 제주도
시조의 혼인 설화는 대략 이렇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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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데리고 온
사자는 3신인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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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지에 왔다면
소나무숲에 있는 신방굴이란 자연산 굴도 꼭 둘러보기 바란다. 혼인지 연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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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컴컴한 신방굴 내부 |
▲ 신방굴에서 나오는 3신인과 3공주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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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공주 추원사 |
▲ 혼인지 남쪽에 세워진 정자 |
혼인지는 제주도 시조의 혼인 설화 때문에 지역 사람들의 혼인 장소 역할을 했다. 지금도 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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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의 성지를 찾아서 ~~ 서귀포 천제연폭포, 제주올레길8코스 나들이 (천제연관개수로, 선임교, 베릿내오름)
' 서귀포 천제연폭포 겨울 나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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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제연폭포 제1폭포 (천제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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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제연폭포 제2폭포 |
▲ 천제연폭포 제3폭포 |
겨울 제국의 차디찬 한복판인 1월의 첫 무렵, 천하에서 가장 작은 대륙인 제주도(濟州 |
♠ 천제연폭포(天帝淵瀑布) 제1폭포와 제2폭포 |
천제연폭포 정문에 이르니 매표소가 나그네의 호주머니를 부담스럽게 노려본다. 여기서 입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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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최대의 관광단지인 중문관광단지 한복판에 천제연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천지연폭포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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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 동쪽 벼랑에는 조그만 바위동굴이 있다. 그 천장에서는 얼음보다 차가운 물이 흘러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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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제연폭포와 계곡 좌우에는 푸른 빛의 숲이 짙게 우거져 있다. 제주해협 건너 북쪽은 겨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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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제연폭포 구역에는 대자연이 빚은 중문천(천제연계곡) 외에 사람들이 만든 조그만 관개수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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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 오른쪽(서쪽)은 깎아지른 듯한 천제연계곡 벼랑, 왼쪽(동쪽) 역시 주름선이 진한 벼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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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폭포는 제1폭포와
비슷한 높이로 그 앞에 '알소'라 불리는 못(소)이 형성되어 있다. 제1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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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임교(仙臨橋) 주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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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교는 천제연협곡(중문천)에 높이 걸린 다리로 제2폭포와 제3폭포 사이에 무지개처럼 걸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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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생긴 석등이 마중하는 선임교 동쪽 |
▲ 볼록 솟은 선임교 한복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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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교는 그 길이가 128m라고 하지만 다리 높이가 상당해 은근히 염통을 쫄깃하게 만든다. 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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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제연폭포 제3폭포와 대포해변 |
제3폭포는 높이가 10여m로 제2폭포보다 넓은 못(소)을 가지고 있다.
폭포수는 실타래를 굵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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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제연폭포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천제연 관개수로를 만들어 제주도 농업사의 커다란 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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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폭포 입구에서 나무데크길을 따라 남쪽으로 가면 뻥뚫린 남쪽 후문이 나온다. 철저하게 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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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후문에서 제주올레길 8코스와 만난다. 8코스는 월평에서 대평포구까지 이어지는 19.6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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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릿내오름을 완전히 내려가면 천제2교가 나온다. 여기서 올레길8코스는 '중문관광로'를 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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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제주도의 서쪽 끝을 거닐다 ~~ 절부암, 생이기정, 제주올레길12코스 나들이 (차귀도, 와도) (2) | 2020.02.05 |
남해바다를 건너 찾아간 옛 탐라의 현장, 제주도 새해 나들이 (외도 월대, 수산리곰솔, 납읍 금산공원, 제주올레길15,16,17코스) (0) | 2019.04.21 |
제주도의 아름다운 서쪽 끝 ~ 제주올레길12코스 당산봉, 고산리유적, 엉알해안, 수월봉 나들이 (차귀도, 산방산탄산온천)
' 제주도 겨울 나들이 '
(제주올레길12코스, 고산리유적, 수월봉)
▲ 당산봉에서 바라본 와도(앞쪽)와 차귀도(뒷쪽) | |
▲ 제주 고산리유적 |
▲ 엉알해안 |
겨울 제국의 추위 갑질이 한참이던 1월의 첫 무렵, 천하에서 가장 작은 대륙인 제주도( |
♠ 제주도의 서쪽 끝을 잡고 있는 수월봉(水月峰) |
수월봉입구에서 길은 5갈래로 갈린다. 여기서 동쪽으로 가면 한경면의 중심지인 고산리로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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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알해안 산책로는 차귀도포구 서남쪽 고산출장소에서 수월봉입구까지 이어지는 1.1km 정도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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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봉은 제주도 본토의 서쪽 끝을 잡고 있는 해발 77m의 해안 언덕이다. (제주도의 서쪽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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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봉 정상에는 8각형 모습의 수월정과 고산기상대가 자리해 있다. 수월정 서쪽은 벼랑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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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봉을 둘러보니 어느덧 18시, 그날 목적한 곳을 모두 둘러보아 마음이 참 뿌듯하다. 수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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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의 성지를 찾아서 ~~ 서귀포 천제연폭포, 제주올레길8코스 나들이 (천제연관개수로, 선임교, 베릿내오름) (0) | 2021.07.31 |
아름다운 제주도의 서쪽 끝을 거닐다 ~~ 절부암, 생이기정, 제주올레길12코스 나들이 (차귀도, 와도) (2) | 2020.02.05 |
남해바다를 건너 찾아간 옛 탐라의 현장, 제주도 새해 나들이 (외도 월대, 수산리곰솔, 납읍 금산공원, 제주올레길15,16,17코스) (0) | 2019.04.21 |
서해바다를 건너 찾아간 제주도 한라산 (백록담~탐라계곡~서해바다) (0) | 2008.02.17 |
아름다운 제주도의 서쪽 끝을 거닐다 ~~ 절부암, 생이기정, 제주올레길12코스 나들이 (차귀도, 와도)
' 제주도 겨울 나들이 '
(절부암 주변, 제주올레길12코스)
▲ 성김대건신부 제주표착기념관에서 바라본 와도(왼쪽)와 | |
▲ 절부암 |
▲ 용수리 제주올레길12코스 |
묵은 해가 아쉬움 속에 저물고 새해가 막 기지개를 켜던 1월의 첫 무렵, 천하에서 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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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깃든 바닷가 언덕, 절부암(節婦岩) | |
바다를 향해 입을 벌린 용수리 포구에 이르면 유난히 나무가 우거진 언덕이 시선을 붙잡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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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부암 언덕에는 사철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포나무, 느릅나무, 박달목서(환경부 지정 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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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가 닦여진 이곳에는 층층이 주름진 바위들이 있었고 그곳까지 바닷물이 손을 내밀어 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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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부암 바위글씨 주변에는 '同治丁卯紀平三字(동치정묘기평삼자, 여기서 '동치정묘'는 1867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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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닿을듯 가까이 떠있는 차귀도는 0.16㎢의 조그만 섬으로 제주도의 서쪽 끝을 잡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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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도는 차귀도에 딸린 작은 바위 섬으로 용수리에서 보면 마치 여자가 누워있는 모습으로 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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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는 방사탑이라 불리는 동그란 돌탑들이 많이 전하고 있다. 이 땅에 흔한 서낭당이나 | |
▲ 가까이서 본 용수마을 방사탑 2호 |
▲ 방사탑 주변 바닷가 |
♠ 제주올레길12코스 거닐기 |
제주올레길 12코스는 용수리 절부암에서 무릉리까지 이어지는 17.5km의 올레길이다. 이 올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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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코스를 거닐면 꼭 따라다니는 존재가 있다. 바로 차귀도와 와도이다. 이들은 수월봉까지 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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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12코스 경관에 퐁당퐁당 홀리다보니 어느덧 이곳에 우두커니 선 나를 발견했다. 여기 |
|
제주도 해안과 앞바다에는 거대한 바람개비가 많이 닦여져 있다. 제주도의 거센 바람을 활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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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수리 포구와 고산리 유적 중간에 '생이기정'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제주도 사투리로 새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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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아름다운 서쪽 끝 ~ 제주올레길12코스 당산봉, 고산리유적, 엉알해안, 수월봉 나들이 (차귀도, 산방산탄산온천) (0) | 2020.08.16 |
남해바다를 건너 찾아간 옛 탐라의 현장, 제주도 새해 나들이 (외도 월대, 수산리곰솔, 납읍 금산공원, 제주올레길15,16,17코스) (0) | 2019.04.21 |
서해바다를 건너 찾아간 제주도 한라산 (백록담~탐라계곡~서해바다) (0) | 2008.02.17 |
서해바다를 건너 찾아간 제주도 한라산 (서해바다 ~ 제주 ~ 백록담) (2) | 2006.02.23 |
남해바다를 건너 찾아간 옛 탐라의 현장, 제주도 새해 나들이 (외도 월대, 수산리곰솔, 납읍 금산공원, 제주올레길15,16,17코스)
' 제주도 겨울 나들이 '
(외도 월대, 수산봉, 납읍리 금산공원)
▲ 제주해협이 바라보이는 외도 해변 | |
▲ 수산리 곰솔 |
▲ 납읍리 금산공원 |
묵은 해가 아쉬움 속에 저물고 새해가 막 기지개를 켜던 1월의 첫 무렵, 사흘 일정으로 |
♠ 달놀이와 은어로 유명했던 제주시내 외곽 명승지 |
월대는 광령천(외도천)과 도근천<都近川, 수정천, 조공천>이 만나는 곳에 닦여진 명승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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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대 옆에 제주시 보호수로 지정된 해송 2그루가 있다. 이들은 280년 묵은 것들로(1982년 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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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대가 있는 외도동에는 조부연대(煙臺)와 고인돌(지석묘), 마이못, 고망물, 수정사(水精寺)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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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망물에서 광령천을 따라 월대를 거쳐 외도 해변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고려와 조선 때 제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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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해협을 바라보고 있는 조그만 오름(봉우리) | |
외도초교 정류장에서 제주도 간선 202번을 타고 하귀를 지나 모감동에서 내렸다. 202번은 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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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봉은 해발 122m의 낮은 뫼로 '수산봉오름','수산오름','물메오름','물메' 등의 별칭을 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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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봉 동남쪽에 곱게 늙은 곰솔이 있다. 수산저수지를 거울로 삼으며 도도한 모습을 드러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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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저수지는 현무암 피부를 지닌 제주도에서 거의 흔치 않은 저수지이다. 예전에는 유원지가 | |
▲ 수산리 곰솔에게 제를 지내는 |
▲ 곰솔 맞은편에 자리한 무덤들 |
* 수산봉 소재지 : 제주도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 |
♠ 오래된 난대림을 간직한 납읍리의 상큼한 언덕 | |
모감동 정류장에서 다시 202번을 타고 애월을 지나 한림읍내에서 내렸다. 여기서 제주도 간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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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읍리사무소 정류장(반대편 정류장은 '납읍리')에서 납읍로2길을 따라 9분 정도 들어가면 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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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림과 같은 공원으로 들어서면 길은 3갈래로 갈린다. 넓은 흙길로 된 중앙 숲길은 이곳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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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 동쪽(진행 방향 왼쪽)에는 송석대란 높은 대가 있다. 이곳은 정헌 김용징(靜軒 金龍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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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석대 맞은편(정문 서쪽)에는 인상정이라 불리는 공간이 있다. 이곳은 천문에 능했던 현일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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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림처럼 우거진 서쪽 숲길 (1) |
▲ 밀림처럼 우거진 서쪽 숲길 (2) |
통행 편의와 식물 보호를 위해 서쪽 숲길과 동쪽 숲길 일부에 나무데크길을 닦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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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공원 한복판에는 돌담에 둘러싸인 포제단이 있다. 이곳은 납읍리 사람들이 제사를 지내는 | |
▲ 포제청 건물 |
▲ 난대림에 둘러싸인 포제단 뜨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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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공원을 1바퀴 둘러보니 1시간이 훌쩍 지났다. 서쪽 숲길로 들어서 포제청을 찍고 동쪽 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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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바다를 건너 찾아간 제주도 한라산 (백록담~탐라계곡~서해바다)
' 제주도 한라산(漢拏山) 기행 - 2005년 8월 26 ~ 28일'
'하편 ― 언제나 분화(焚火)를 꿈꾸는 한라산 백록담
백록담 ~ 왕관릉 ~ 탐라계곡 ~ 서해바다 1000리 ~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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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산의 얼굴, 그러나 그 조용한 얼굴 뒤로 화산 분화의 야욕을 꿈꾸는 ~ 백록담(白鹿潭)
우리나라―북한 제외―에서 제일 높은 곳, 그리고 하늘과 제일 가까이 맞닿은 곳은 해발 1950m의 한라산이다.
그 꼭대기의 아랫쪽 그러니까 해발 1850m고지에는 한라산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백록담(白鹿潭)이 신비와 고요에
둘러쌓인 채 그렇게 자리해 있다.
백록담은 말 그대로 하얀 사슴의 못이라는 뜻으로 지금은 저렇게 평범한 웅덩이처럼 보이지만 2000년 전까지만
해도 화산폭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무시무시한 분화구(噴火口)였다.
백록담 주변에는 온갖 고산식물들이 자라고 있는데 특히 '눈향나무덩굴'이 백록담을 수비하듯 빼곡히 깔려져
있으며, 봄에는 진달래의 황홀한 향연(饗宴)이 연출되는 곳이기도 하다.
한라산 정상을 물들인 진달래가 지면 녹음(綠陰, 여름)이 되고, 그것이 지나면 온 산은 알록달록 단풍으로
불타고, 자연의 법칙에 따라 단풍이 낙엽으로 화(化)해지면 보통 이듬해 4~5월까지 겨울 제국주의(帝國主義)의
상징인 눈의 지배를 받는다.
이처럼 한라산 정상에 쌓인 봄 눈을 녹담만설(鹿潭晩雪)이라 하여 제주 12경 중, 제 6경으로 꼽는다.
백록담을 바라보는 한라산의 꼭대기, 즉 주봉(主峯)을 '부악'이라고 부른다. 보통 제주도는 산(山)이나 봉(峰)
대신 악(岳)이나 '오름'이라는 이름을 많이 사용하는데, 간도(間島)의 장백산맥(長白山脈)에서 시작된 백두대간
(白頭大幹)의 힘찬 줄기는 지리산에서 남해바다를 훌쩍 뛰어넘어 이 곳 한라산에서 그 끝을 맺는다.
우리나라의 삼신산(三神山)―금강산(金剛山), 지리산(智異山), 한라산―의 하나로 신성시되고 있는 한라산
(漢拏山)의 뜻은 별을 끌어당긴다. 은하수를 끌어당긴다는 뜻으로 손을 들어 은하수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산이란 뜻이다. 그만큼 하늘과 가깝다는 이야기, 그래서 꼭대기에 서면 하늘이 매우 가깝게 보여 잘만 하면
꿈에 그리던 천상세계(天上世界)가 보일 지도 모른다.
백록담은 예로부터 사슴들이 뛰어 놀던 곳이라고 하는데, 아주 먼 옛날 한라산에 신선(神仙, 그가 한라산의
산신인지 아니면 별개의 인물인지는 모르겠음)이 살고 있었다.
매년 복(伏)날이 되면 선녀들은 하늘에서 하강(下降)하여 백록담에서 목욕을 했는데 신선은 그 날만 되면
반강제로 한라산의 북쪽인 방선문(訪仙門)으로 내려가 그들이 하늘로 올라갈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러던 어느 복날, 미처 방선문으로 내려가지 못한 신선은 그만 선녀의 옷 벗는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
황홀에 빠져 정신을 잃은 채 그들을 바라보는 신선의 모습을 선녀들이 발견하고는 혼비백산하여 서둘러 하늘로
올라가 옥황상제(玉皇上帝)에게 그 사실을 고자질하니 이제 발끈한 옥황상제는 그 불쌍한 신선을 사슴으로
만들어버렸다.
그 후 사슴으로 변해버린 신선은 매년 복날마다 백록담에 나타나 슬피 울부짖었다고 한다. 아마도 옥황상제와
그 선녀에 대한 원망에 표현이겠지.
그래서 흰 사슴의 연못이란 뜻에서 백록담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예전에는 '부악(정상)'과 백록담까지 접근이 가능했으나 속인(俗人)들의 무수한 왕래로 인해 정상과 백록담
주변 능선이 붕괴될 위험에 이르게 되었고, 백록담 또한 속인들의 더러운 때가 묻힌 손과 발로 점점 더러워지니
몇년 전부터 천연기념물 보호를 내세워 백록담과 정상 부분의 출입을 금지시켰다.
그래서 백록담의 동쪽 봉우리(1938m)만 접근이 가능하며 거기서 백록담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데, 대신 겨울에는
백록담까지 접근이 가능하다고 한다. 새하얀 눈이 정상과 백록담을 보이지 않게 가려놓으므로..
'백록담의 물을 반드시 마시고 말겠다' 의지를 다지며 힘들게 올라온 사람들, 그저 영월 선돌에서 아래 서강
(西江)을 바라보듯 해야 되니 그 아쉬움은 매우 크다 할 것이다. 그냥 백록담을 바라보며 마음으로 그 물을
마시는 수 밖에.. 그렇지만 이는 모두 우리 인간들이 자초한 일이다.
* 한라산 주요 등산로
1. 성판악 ~ 사라악 ~ 진달래 대피소 ~ 백록담 (9.6km, 약 3시간 30분 ~ 4시간)
2. 관음사 주차장 ~ 탐라계곡 ~ 용진각 대피소 ~ 백록담 (8.7km, 약 5시간)
3. 어리목 ~ 윗세오름 대피소 (4.7km, 약 2시간)
4. 영실 주차장 ~ 윗세오름 대피소 (3.7km, 약 1시간 30분)
* 한라산 오를 때 유의사항
1. 지정 코스를 멋대로 벗어나거나 통제구역에 함부로 들어가면 한라산의 큰 노여움을 받을 수 있다.
집에 곱게 돌아가고 싶다면 지정 코스만 이용해라.
2. 지정 시간 내에 특정 장소에 도착을 못하거나 못할 것 같다면 과감히 미련을 버리고 내려가라.
3. 샘터가 거의 없으므로 물은 두둑히 가져가는 것이 신상에 좋을 것이다.
4. 한라산 등산로는 거의 돌밭이므로 한라산 전용 등산화를 신고 가는 것이 발에 편하다.
5. 한라산의 날씨는 정말 지멋대로이다. 혹 비가 내릴지도 모르니 우의를 가져가라.
(다행히 우리가 갔을 때는 비가 내리지는 않았다)
6. 쓰레기는 성판악 휴게소나 관음사 주차장에 버리도록 해라.
7. 한라산 전체는 천연기념물 182호로 지정되어 있다. 담배를 피거나 쓰레기를 버리거나 돌, 식물, 동물
채취 등을 하지 마라. 문화재 보호법에 걸린다.
8. 한라산 종주(성판악 ~ 백록담 ~ 관음사)를 하고 난 후, 몇 일간은 다리가 꽤 고달플 것이다. 그것을 각오하고
산행을 하라. 그 때 같이 올라간 이는 그 휴유증으로 한달 가까이 병원에 다니고 한약방가서 침을 맞았다고
하더라.
▲ 저 곳이 해발 1950m, 한라산의 정상인 '부악' |
▲ 한라산의 정상인 '부악' |
▲ 백록담(白鹿潭) |
▲ 2천년 전, 제주도 전체를 비극으로 몰아넣었던 백록담 화산폭발 이후, 운 좋게 살아남은 몇몇 사람들은 그 폐허 위에서 다시 삶을 일으켰고 그들을 |
▲ 옛날을 꿈꾸는 못 ~ 백록담 |
▲ 백록담의 남쪽 능선 (2장) |
한라산의 정상 아닌 정상(1938m)에 이르니 정말 헤아리기조차 무의미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나는 이미 올라온 일행들과 합류하여 그들과 함께 열심히 사진 모델이 되었지. 그저 남는 것은 사진
뿐이라면서..
사진을 찍는 건 좋지만 어떤 이들은 출입금지선을 넘는 행동까지 서슴치 않는다. 그만큼 백록담과 가까워지고
싶어서 그렇겠지만. 그런 건 한라산에 대한 무례가 아닐까?
정상에서 출입금지선 난간에 의지하며 저 아래에 펼쳐진 백록담을 한없이 바라보았다. 백록담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사슴은 좀처럼 보이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다시 용암을 내뿜을 백록담을 보면서 왠지 소름이
끼친다. 저 조용한 못이 과연 180도 그렇게 변할까 싶어서..
자고로 조용한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이 있는데, 백록담도 혹 그런 것일까? 제발 내 세대에는 그런 일이
없기를 마음 속으로 간절히 빌어보았다.
14시 10분, 2명의 여인과 함께 슬슬 관음사(觀音寺) 쪽으로 하산하기 시작했다.
자고로 산의 정상에 왔으면 그 다음 사람들을 위해 자리를 비켜주는 것은 당연한 것. 너무 오래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반드시 그 탈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그런데 내려가면서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관음사로 가는 길은 성판악 코스보다 거리도 1km 짧고, 내려가는
길인데 왜 성판악 코스보다 1시간이 더 걸리는 것일까? 그러나 정작 내려가보니 그 이유를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바로 성판악 코스보다 상태가 길의 상태가 더 안좋기 때문이다.
▲ 어지럽게 널려있는 하얀 고사목들 (정상에서 관음사 방면으로 약 10분 거리) |
▲ 조그만 동굴 |
▲ 백록담으로 통하던 옛 길 |
▲ 백록담의 북쪽 능선 |
▲ 왕관릉(삼각봉) | |
▲ 어디선가 구름들이 나타나 왕관릉(삼각봉)을 슬슬 가리기 시작한다. | |
▲ 마치 연기처럼 피어난 구름.. | |
▲ 연기처럼 보잘 것 없던 구름들이 하나둘 모여 하나의 거대한 구름을 형성하였다. | |
▲ 용진각 대피소를 지나면 탐라계곡(耽羅溪谷)의 상류가 펼쳐진다. | |
◀ 그 오르막길의 정상 부분.. | |
◀ 구름으로 얕게 몸을 가린 삼각봉 | |
▲ 한라산을 찾은 속인(俗人)들이 정성스레 쌓은 돌탑들 | |
▲ 나무가 무성한 탐라계곡 등산로 | |
▲ 탐라계곡 중류 ~ 돌의 무덤을 보는 듯한.. | |
▲ 나무로 무성한 탐라계곡 등산로 | |
▲ 이끼를 뒤집어 쓴 숯가마터 | |
▲ 탐라계곡 하류 |
산을 내려오면서 정말 8.7km가 '서울 ~ 부산'보다 더 길게만 느껴진다.
이정표의 농간에 열받아하며―기분 같아서는 이정표를 부셔버리고 싶었음―'다시는 한라산에 오나봐라'를
외치며 계속 내려간다. 처음에는 한라산과 친해지고자 했던 나의 지극한 마음은 내려가면서 슬그머니 사라져만
가고 그 반대의 생각이 나의 마음을 가득 메워 버린다.
백록담부터 같이 내려온 어느 지인은 다리에 이상이 생겨 손수건을 다리에 묶으며 애처롭게 내려간다.
아마도 한라산이 그에게만은 특별히 그런 선물을 내려준 모양이다. 어쩌면 그가 전생에 백록담에서 놀았던
그 선녀가 아닐까 싶어 혹 심술을 부린 것은 아닐까? ^^;
어느덧 17시 경, 아비규환(阿鼻叫喚)과 같았던 한라산에 영역에서 벗어나 드디어 관음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한라산 보호구역과 속세를 구분짓는 철선(鐵線)을 통과하면서 마치 지옥에서 극락으로 넘어온 듯,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이구나.. 지옥과 같았던 한라산에 손아귀에서 벗어나니 정말 하늘을
날아갈 것 같다. 정말 극기훈련이 따로 없었던 한라산 등정.. 역시 한라산은 만만한 존재가 아니었다.
자신감과 오만으로 산에 오르던 인간들, 그러나 그들은 한라산이 내려준 엄청난 시련 앞에서는 그저 겁 많고,
불평/불만으로 가득한 어린 아이에 불과하였다는 것을..
관음사 주차장에는 이미 우리를 태울 관광버스가 애타게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라산에 질려 버린 사람들은 하나,둘 버스에 올라 뻗기 시작한다. 다행히 일행 40여명 모두 안전하게 산에서
내려와 17시 30분 경, 관음사 주차장을 출발, 산천단(山川壇)과 제주시내를 거쳐 다시 제주여객터미널로 나왔다.
여기서 모두 뱃표를 받고 아침에 타고 온, 오하마나호에 다시 승선을 한다.
◀ 제주에서 인천까지 타고 간 오하마나호 |
이번에 우리가 배정받은 방은 3등실이긴 하지만, 제주로 내려올 때와 약간 분위기가 다른 방이었다.
게다가 방도 좀 약간 넓고, 방 이름은 이른바 '담화실', 쇼파도 2개나 있고 tv도 있고, 일반 3등실보다
약간은 업그레이드된 방이다.
19시가 되자 육중한 덩치의 오하마나호는 제주도에 대한 미련을 과감히 털어버리며 슬슬 미끄러지듯
남해바다로 나간다. 이로써 또다시 1000리가 넘는 대항해가 시작되었다.
배를 타면서 일행들은 한결같이 '아 정말 피곤하다. 차라리 돈을 더 주고 비행기를 타고 싶어. 언제 13시간을
타고 가지..? 빨리 집에 가서 자고 싶다..' 물론 나도 그런 생각을 하였지.
우리들의 거추장스러운 육신(肉身)은 비록 배에 있었지만 마음 만큼은 벌써 집에 도착해 있었던 것.
19시 30분이 되자 일행들이 라면을 먹자고 그런다. 그러나 한라산에서 엄청난 체력소모를 했는데 저녁으로
겨우 라면이라니.. 그걸로 영양보충이나 되겠나 싶어서 정중히 거절하고 따로 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는데
영업이 끝나갈 시간이 되어서 그런지 반찬을 엄청 많이 준다. 고기에다가 생선까지.. 덕분에 영양보충 좀
실컷 했지.
20시 30분이 되자. 대장과 일행들이 뒷풀이 하러 나가자며 자꾸 보챈다.
나는 저녁 먹고 바로 잘 생각을 했으나, 그렇다고 안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 바닷바람이 불어대는 갑판으로
같이 나갔다.
배에 앞쪽 갑판에 자리를 깔고 어디서 구했는지 소주에다가 맥주, 온갖 안주꺼리들.. 이번 제주도 기행의
마지막을 장식할 속칭 뒷풀이 술판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10여명으로 시작되었으나 뒷풀이 술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계속 모여들어 최대 30명 정도가 참여한
것 같다. 그래서 자리를 계속 넒히다보니 안내데스크에 있는 돗자리를 거의 싹쓸이하다 싶이 빌려오고..
술판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 그러나 다들 한라산이 내려준 선물(?) 덕에 술 몇 잔에 몇 마디 하고는 금방금방
사라져 버린다..
그도 그럴 것이 다들 모두 피곤했거든.. 그래서 하나, 둘, 셋 그렇게 사라지고.. 끝에는 겨우 10명 정도만
남게 되었다. 물론 끝까지 남기를 좋아하는 나도 포함하여..
뒷풀이 술판은 전날보다 더 재미가 있었다.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싫으나 좋으나 이틀을 같이 있었으니.
게다가 소주와 맥주가 몸에 차곡차곡 축적되니 그 재미는 한층 더해지는 것 같다. 그 10명은 좀처럼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고 자정이 넘도록 술판을 즐겼다. 추위를 앞세운 바닷바람의 심통은 우리에게 있어서는 일개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불과하였다.
12시쯤 되자 나도 자려고 슬슬 자리를 빠져나왔으나 그만 어느 누구의 강압에 결국 다시 자리로 돌아와야 했다.
자정이 넘었음에도 갑판에는 많은 사람들이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거의 대부분은 한라산을 만나고 돌아오는
사람들.. 그들도 우리처럼 여행이 끝나감을 아쉬워 하듯, 애써 힘차게 노래를 부르고 술을 마시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날을 그렇게 바다 저편으로 흘려 보냈다.
뒷풀이 술판은 새벽 1시가 되서야 겨우 끝났는데, 그래도 뭔가 아쉬운지 대장이 사람들에게 컵라면을 하나씩
사준다. 시중에서는 1000원 이내인 것을 선내에서는 무려 2000원..
라면을 먹고 방으로 들어오니 방은 이미 꿈나라에 빠져든 어린 아이들의 세상이 되었다.
넓어보이는 방은 그들이 이리저리 영토분할을 시도하면서 좀처럼 틈도 없었지.
나는 2개의 쇼파 중 하나를 차지하며 잠을 청했는데, 한라산에서 땀을 많이 흘려서 땀냄새가 좀 나므로
아무도 없는 샤워실에서 시원하게 샤워하며, 1시 30분에 잠자리에 들었다. 잠도 얼마나 잘 오던지.. 머리를
기대니 바로
잠에서 깨니 어느덧 아침 7시, 전날에는 일찍 일어나 서해 해돋이를 맞이하는 여유까지 부렸던 사람들이
7시가 넘었음에도 태반이 꿈나라의 신민(臣民)에서 좀처럼 벗어나질 못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그 날 해돋이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 피곤해 죽겠는데, 그까짓 해돋이가 눈에 들어오겠는가?
그런데 일어나보니 다리가 어째 이상하다. 바로 한라산이 내려준 선물, 특히 계단을 내려갈 때 그 압박이
상당히 심하다.
일어난 사람들은 이불을 접어서 한쪽에 모아놓고, 세수하러 갈 사람은 세면실로. 남을 사람은 그대로 방에,
아침 먹으러 갈 사람은 식당으로..
7시 30분이 되니 우울한 내용의 안내 방송이 나온다. '조류의 영향으로 45분 가량 지연되겠습니다. 도착시간은
약 8시 45분입니다' 그 방송에 다들 어안이 벙벙.. 45분을 더 찌그러져 있어야 되는가..?
그렇지만 남국으로 내려갈 때와 달리 인천으로 올라올 때는 시간이 참 빨리 가는 것 같다.
내려갈 때는 1분이 1시간 같더니만 올라올 때는 반대로 1시간이 1분 같으니 말이다.
어느덧 시간은 8시를 훌쩍 넘어버리고, 영영 나오지 않을 것 같던 인천도 우리의 시야에 점점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이제 제주도 2박 3일의 여행도 그 종점에 이른 것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은 그날을 서해바다에 그렇게 흘려 보내며 우리도 이제 그 종점을 맞이해야 된다.
근 37시간 만에 다시 찾아온 인천항, 얼마나 반갑던지. 8시 45분이 되서야 배는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
살짝 그 몸을 갖다 붙인다.
내릴 때는 제주항과 마찬가지로 배의 아랫쪽 창고 쪽을 통해서 하선하였다.
연안여객 터미널 앞에서 그 동안 생사고락을 같이한 사람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였고 이내 다들 각자의 집을
향해 뿔뿔히 흩어졌다..
나는 여인 1명과 인천시내버스 14번을 타고, 제물포역으로 나와 전철을 타고 집으로......
집에 이르니 오전 11시..
이렇게 하여 37시간의 제주도 한라산 여행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비록 그 때의 여행은 재방송이 불가능하나,
같이 생사고락을 했던 사람들의 추억 속에는 영원히 남아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릴 것이다.
또한 나와 그들의 이야기는 한라산에 수많은 전설의 하나가 되어 그렇게 남아있을 것이다.
비록 같이 갔던 사람들의 거의 99%는 그 인연이 길지 못해 그 날을 넘기지 못하고 아침 이슬처럼 그렇게 사라져
갔으나 그 짧으면 짧은 인연, 내게는 그저 소중하고 고마울 뿐이다. 어쩌면 한라산이 내게 내려준 큰 선물들..
다음에 그들과 혹 만나게 된다면 그날의 추억을 상기시키며 곡차(穀茶) 한잔 하고 싶다.
1. 요즘 가끔 8월 말에 갔었던 한라산 여행이 혹 하룻밤의 꿈은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정신을 차려보면 컴퓨터 혹은 책상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과연 그 때 간 것이 정말일까? 혹 꿈 속에서 간 것을 정말로 간 것이라 우기는 것은 아닐까?
요즘 과학, 의학 논문들도 마구잡이로 조작하는 세상인데 그까짓 기행문 하나 조작하는 거야 솔직히 뭐가
어렵겠는가?
하지만 그 당시 같이 갔었던 많은 사람들의 사진에 나의 모습이 많이 담겨져 있었고, 또한 나의 디지털
카메라에도 나의 모습과 함께 거기서 찍은 수많은 사진들이 있는 걸 보면 정말 꿈은 아닌 것 같다.
세상만사가 그렇듯, 모든 것이 다 일장춘몽(一場春夢)이다. 그래서 종종 햇갈리는 모양이다.
정말 가기는 간 것 같다. 다만 무심한 세월이 나의 머리를 망각시켜 나로 하여금 햇갈리게 만드는 것이다.
나의 행적을 모조리 남가일몽(南柯一夢)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 세월이란 녀석이 그저 얄미울 뿐이다.
2. 37도 이하 지역에서 제일 높은 한라산의 꼭대기에 내 발자욱을 남김으로써 그 지역에서는 더 이상 높이
올라갈 산이 없어졌다. 그렇다고 그보다 낮은 산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 시작인 것을..
태백산(1563m)과 한라산 사이에 공백이 너무 크니 이제 슬슬 그 중간의 산―지리산(智異山), 설악산(雪嶽山),
덕유산(德裕山)..―들을 하나, 둘 찾아갈 것이다.
3. 한라산이 준 애정(?)의 선물―다리 아픈 것―은 몇 일이 지나니 말끔히 사라졌다. 그렇지만 어느 지인은
그 선물의 양이 너무 큰지 근 한달 가까이 고생을 했다고 한다. 한라산이 너무 사람을 가려 선물의 양을
정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한편으로는 매우 씁쓸하다. ^^;;
4. 인천 ~ 제주 13시간의 항해, 비거(飛車)로 1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지만, 빠른 것이 무조건 좋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간혹 13시간의 항해를 즐기며 제주도로 가는 여유를 부려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서해에서의 장엄한 일출과 수많은 은하수들이 그대들을 반가이 맞이해 줄 것이다.
5. 본 글을 작성하면서 그 당시의 추억을 하나,둘,셋 그리고 넷, 그렇게 떠올려 보았다. 정말 재미있던 그
추억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그 당시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어차피 되돌리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 답사, 촬영 일시 - 2005년 8월 27일
* 하편 작성 시작일 - 2005년 11월 3일
* 하편 작성 완료일 - 2005년 11월 14일
* 하편 숙성기간 ~ 2005년 11월 14일 ~ 2006년 2월 21일
* 공개일 - 2006년 2월 21일부터
* 상,중,하편을 상,하편으로 통합 - 2005년 12월 3일
Copyright (C) 2006 by Park Yung,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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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바다를 건너 찾아간 제주도 한라산 (서해바다 ~ 제주 ~ 백록담)
' 제주도 한라산(漢拏山) 기행 - 2005년 8월 26 ~ 28일'
'상편 ― 인천에서 서해바다를 가로질러 제주도 한라산(성판악,백록담)까지'
한반도를 바라보며 언제나 연륙(連陸)의 정을 꿈꾸는 지구상에서 가장 작은 대륙, 제주도(濟州島),
1988년 그 섬을 처음 찾아간 이래, 거의 17년 동안 제주도를 잊고 살았다. 설사 가고는 싶어도 제주해협을
건널 재간이 없어 그저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던, 그 신비의 섬,
그러다가 2005년에 이르러 제주도가 너무 보고 싶은 나머지, 탐라(耽羅) 상륙 작전을 계획하고 있던 중, 8월에
이르러 단돈 99000원에 갈 수 있는 제주도 한라산 2박 3일 여행 상품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얼씨구나~ 싶어
신청을 하였다.
제주도까지 정말로 99000원에 오 갈 수가 있단 말인가? 처음에는 '저 돈으로 과연 여행사와 선박회사가 본전이나
뽑을 수 있을까?' 싶은 의문이 들었으나 갔다와 보니 그 이유를 충분히 알 것 같다.
제주도와의 재회(再會)를 꿈꾸며 아무런 미련도 없이 8월을 하루, 이틀, 사흘..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세월의
저편으로 내던지고 보니 어느덧 그 날, 8월 26일의 찬란한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제주도에 가기는 하지만 가는 목적이 어디까지나 우리나라―미수복지 제외(북한)―에서 제일 높다란 한라산을
등반하는 것이므로 세세한 것까지 엄청나게 신경을 썼다. 한라산은 서울의 진산(鎭山)인 북한산(北漢山)과 조산
(朝山)인 관악산(冠岳山), 그리고 속리산(俗離山), 태백산(太白山)의 수준을 넘어서는 험산(險山)으로 멀리서
한라산을 바라보면 마치 여성적인 모습으로 매우 부드러워만 보인다.
그래서 한라산을 여성적인 산이라 말하기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원경(遠景)일 뿐, 산으로 들어서면 그
부드러움은 온데 간데 없는 완전한 남성적인 산으로 돌변해 버린다. 그것이 바로 한라산의 이중성이다.
그의 이중성을 무시하고 자칫 만만히 보고 덤빌 경우 한라산의 큰 노여움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그 노여움을
받으면 피차 이로울 것은 없지. 지금도 가끔 그런 일이 발생하긴 하지만 예전에는 멋모르고 산에 오르다가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온 사람들이 많았다. 그만큼 각별한 준비를 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산을 올라야
한라산도별다른 심술을 부리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인간이 대단한 존재라고 열심히 자화자찬을 해도 자연 앞에서는 결국 두 발 달린 일개 동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될 것이다.
부친(父親)이 20년 넘게 신고 다니신 오래된 등산화를 신고, 긴 소매옷, 비옷, 책 등을 챙기고 룰루랄라 집을
나섰으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지연(delay)의 제왕' 1호선 전철이 변함없이 말썽을 피우는 통에 자칫 배를
놓칠 뻔했다. 동인천역에 예상보다 너무 늦게 도착하여 인천연안부두로 가는 인천시내버스 12번(일신동∼
연안부두)을 탔는데, 운전사가 나의 마음을 헤아려 준 듯, 열심히 달려준 덕에 배 출항 시간(19시) 바로 10분
직전에 도착하여, 부랴부랴 배에 오를 수가 있었다.
* 원본을 보고자 할 경우(따로 익스플로어 창으로 보고자 할 경우) 여기를 클릭바랍니다.
* 사진을 올린 웹 사이트의 점검,기타 사유로 인해 아주 간혹가다 사진이 안뜰 수 있습니다.
* 인천 출발부터 다시 인천 도착까지 거의 모든 일을 사실에 기초한 이른바 직서(直敍)주의에 따라 작성했습니다.
* 중립의 원칙에 따라 본 글에서는 모임 이름과 같이 간 사람들의 이름은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 본 글은 상,하 2편으로 나눠서 작성했습니다.
◀ 인천 ~ 제주 구간 1000리(520km)를 운행하는 |
19시가 되자, 도저히 뜨지 못할 것 같던 1만톤 규모의 오하마나호는 600명의 사람을 거뜬히 태우고 인천(仁川)에
대한 미련을 과감히 털어버리며 슬슬 바다로 미끄러지듯 서해바다로 나간다. 이로써 13~14시간에 걸친 대항해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속도가 느려 배가 움직이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이나 배가 점점 용을 쓰면서 비록 고속전철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시속 40km까지 속력을 낸다. 배에 오르면서 "2시간 이상 배를 타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13시간씩이나 버틸 수 있을까?" 싶은 걱정도 약간 있었으나 배가 워낙에 크고 넓어서 그런 걱정은 다 쓸데없는
짓이었다.
우리가 13시간 동안 머물 방은 3등실, 말이 3등실이지 제일 아랫 등급이라고 보면 된다. 넓다란 방에 30명이
들어가 각자 영토분할을 시도하면서 조금의 빈 공간도 남질 않았다.
그 많은 사람 중에 내가 아는 사람은 딱 2명, 1명은 예전에 본 적이 있고, 다른 1명은 우리 모두를 인솔하는
진행자로 등산 경력이 대단한 30대 후반의 산악인(이후 대장이라 쓰도록 하겠다)이다.
그 외에는 모두 모르는 사람, 간혹 아는 이들끼리 온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저 눈만 멀뚱멀뚱, 조용함이
감돈다.
배가 출항하자, 바닷바람도 쐴 겸, 갑판으로 나왔다.
▲ 점점 멀어져만 가는 인주(仁州, 인천) |
▲ 통행세(?)룰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갈매기들 |
▲ 어느덧 인천과 저만큼 멀어져 버렸다. |
▲ 어둠 속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인천 영흥도(靈興島) 지역 |
▲ '댄서의 순정' 촬영 장소 ~ |
20시가 되자 선내 안내 방송이 나온다. 배표를 가지고 중앙로비로 나와서 이불을 가져가라는 방송.
그래서 대장과 함께 일행들에게 배표를 거둬서 로비에서 이불을 가져오는데 1사람에 달랑 이불 1개씩,
베게는 객실 위쪽 천장에 있으므로 꺼내서 쓰면 된다.
21시가 되자 한라산 여행을 맡은 여행사 가이드가 우리 방으로 들어와 한라산 등반 일정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을 해준다. 그 내용을 요약해 보면 '한라산은 만만한 산이 아니다. 다리가 안좋은 사람은 포기해라.
지정 시간까지 어느 위치까지 오르지 못하면 그냥 내려가라, 사고가 날 경우 우리가 책임지지 않는다.
17시 30분까지 관음사에 도착해라. 날씨 변화가 심하니 우의를 가져가라...'
가이드의 거의 겁을 주는 듯한 설명을 들은 몇몇 사람들은 벌써부터 지레 겁을 먹기 시작한다. '내가 과연
그 산을 오를 수 있을까. 도저히 자신이 없어. 산행시간이 무려 8시간이래잖아. 어머 어떻게..?'
나는 걱정에 휩싸인 그들의 눈동자를 지긋히 바라보았다. 그렇게 겁먹을 필요는 없는데..
21시 30분이 되자, 대장을 중심으로 몇몇 사람들은 선실의 갑갑함에서 벗어나고자 갑판으로 나가 자리를
깔고 과자와 오징어 등을 안주로 삼으며 맥주파티를 벌였다. 원래는 소주를 마실려고 했으나 선내(船內)
매점―새벽 1시까지 영업―에서는 안타깝게도 소주를 팔지 않아 꿩 대신 닭으로 맥주를 마시게 되었던 것.
22시가 되자 오하마나호 관계자들이 준비한 특별 이벤트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바로 불꽃축제..
이 축제는 매주 금요일에만 열린다고 하는데, 거기에는 전제조건이 하나 깔려 있다. 바로 승객이 600명을
넘어야 된다는 것―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음..― 그렇지 않으면 축제는 열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번 항해에서는 6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승선하여 축제는 별 탈없이 진행되었다.
선상(船上)에서 바라본 불꽃들의 화려한 향연(饗宴), 비록 여의도(汝矣島)의 불꽃축제 만은 못하지만, 바다
위에서 바라본다는 매력 때문인지 불꽃들이 참 특별하게 보인다. 불꽃이 터질 때마다 사람들의 환호성은 계속
터져나오고, 축제 진행자의 노련한 진행솜씨와 신나는 음악으로 갑판은 거의 춤판이 되어 버렸다.
그 때 배는 안면도(安眠島) 앞바다를 통과하고 있었는데, 사람들의 즐거운 환호성으로 안면도 사람들 아마도
잠 다 잤을 것이다.
그런 불꽃축제도 약 20분 만에 허무하게 끝나버리고, 사람들은 객실로 들어가거나 혹은 갑판 여기저기에 자리를
잡고 바닷바람을 벗삼아 속칭 술판을 벌인다.
우리도 제일 윗층 갑판에 자리를 잡고 판을 벌이는데 일행 중 10여명이 그 술판에 동참하였다.
다들 처음 만나는 사람들, 초반에는 좀 서먹서먹한 감은 없지 않아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니 그 서먹함은 점차
사라지기 시작한다.
여기서 만난 그들은 우리나라 5000만 인구의 한 명이자 일부로, 그들과 이렇게 만났다는 그 인연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모른다. 같은 하늘 밑, 같은 나라에, 그것도 같은 민족으로 살면서도 서로가 스쳐 지나가는
것이 바로 인간의 생태이기 때문이다. 혹 그들이 나에게 손해가 되는 존재라 하더라도, 인연이 짧아 금방
서로를 잊는다 하더라도.. 이렇게 만났다는 그 자체에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술자리가 어느 정도 무르익자 바닷바람이 약간 심통이 난 듯, 바람이 약간 추워지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알콜
성분이 몸에 차곡차곡 누적되니 추위도 금방 잊혀져 쌀쌀하게 느껴진 바람은 이내 시원한 선풍기 바람으로
변해 버린다.
술판이 계속 무르익어 감에 따라 참여하는 사람의 수도 약간 늘어나면서 그 인원은 20명을 넘어섰다.
나를 포함한 이들은 거의 하나의 세력을 형성하여 여행이 끝날 때까지 거의 같이 동행하며 동고동락하는 사이가
되었으나, 여행이 끝난 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추억이라는 호리병 속으로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
시간이 가면서 술을 마시는 사람의 수는 계속 줄어들고, 하나 둘, 객실로 들어가 잠을 청하면서 0시 정도에
이르러 술판을 모두 파하고 객실로 들어갔다.
그러나 아까 전과 달리 이미 앞서 잠들어 버린 사람들이 자리를 비운 사람들의 영토까지 침범하여 약 10명은
바깥 로비로 쫓겨났고, 나는 간신히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 방에서 잠을 청했다.
그렇지만 잠은 좀처럼 오질 않는다. 방바닥에 기대니 배의 힘찬 심장소리가 느껴지고 옆에 잠든 사람들이
나의 영역을 침범하며 소음공해(?)까지 일으키면서 잠이 오려고 해도 도저히 올 수가 없는 상황.
그래서 잠깐 갑판으로 나가 어둠에 잠긴 바다를 바라보았다. 망망대해(茫茫大海)에 홀로 떠 있는 배,
주위는 온통 어둠.. 어둠 속에 갇힌 나와 오하마나호, 하늘에는 달이 높다란 위치에서 나를 내려다 보고,
서울에서는 만나기 힘든 별들이 여기저기서 빛의 향연을 연출하고 있었다. 정말 별이 쏟아질 것 같은 바다.
그 자체였지..
바다를 바라보며, 배가 어느 정도 와있나 확인하기 위해 중앙 로비에 있는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그 모니터는 배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그 때 겨우 변산(邊山) 앞바다를 통과하고 있었다.
새벽 3시, 다시 방으로 들어가, 오지 않는 잠을 강제로 붙잡으며 겨우 잠이 들었다.
새벽 5시 40분, 스르륵 잠이 깼다. 아직까지는 자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몇몇 사람들은 벌써부터 잠에서 일어나
서해 해돋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서해에서의 해돋이라, 동대해(東大海)나 남해바다에서 해돋이를 맞이한 적은 있었지만 아직 서해에서는 맞이
한 적이 없다. 그저 서쪽으로 지는 일몰(日沒)을 바라 본 것 밖에는...
새벽 6시가 넘자, 8월 27일의 여명이 동쪽에서부터 서서히 밝아오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땅 속으로 들어가
잠을 잤던 해가 슬슬 출근 준비를 하며 졸린 자신의 몸뚱아리를 바다 위로 올리기 위해 열심히 안간힘을 쓴다.
사람들은 해돋이를 보기 위해 삼삼오오 갑판으로 모여들고, 6시 30분 경, 드디어 해는 그 머리를 시작으로
바다 위로 그 화려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 서해바다 선상에서 맞이한 해돋이 |
▲ 장엄한 얼굴을 내민 햇님 ~ |
▲ 둥근 해가 떴습니다. ~ (사진 2장) |
햇님과의 아침인사를 마치고, 나를 포함한 약 10여명은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된 조타실(操舵室)로 조심스럽게
이동하였다. 바로 전날에 대장이 선박 관계자와 어떻게 이야기를 하여 아침에 견학을 허가 받았던 것.
조타실은 배를 조종, 통제하는 곳으로, 최첨단을 자랑하는 온갖 기계들로 가득하다.
우리는 선장(혹은 1등 항해사)의 안내를 받으며 이것저것 기계에 대한 설명을 들었지, 호기심 가득한 어린
아이처럼 이것저것 만져보기도 하고..
약 20분 동안 조타실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는데, 이상하게도 앉는 의자가 하나도 없다. 그래서 그 이유를 물어
보니 앉아서 꾸벅꾸벅 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배를 조종하는데 의자에 앉아 졸음에 빠진다면
자칫 100년 전의 타이타닉호처럼 큰 사고가 일어 날 수 있으므로,
그리고 선장(1등 항해사)은 태평양전쟁에 관한 짧막한 이야기도 하나 해주었다. 이야기의 내용을 대략 정리하면
'처음 왜국(倭國)은 우세한 위치에서 태평양 전쟁을 이끌어 갔다. 그러나 그들은 하늘에 떠 있는 별을 관측하여
대충 각도를 짜는 이른바 천문관측으로 미사일을 쏘는 방식으로, 미국(米國)의 자동관측기계를 이용하여 긱도를
맞춰서 쏘는 방식에 밀려 결국 왜국은 패망했다'
▲ 조타실 책상 위에 놓인 다도해(多島海), 제주해협(濟州海峽) 주변 지도 |
▲ 배 주변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는 모니터 |
▲ 잠시 뒤를 돌아보는 여유 ~ |
해돋이와 조타실을 둘러보고 식당에서 제주도산 해산물과 채소로 가득한 아침(무려 5000원)을 먹었다.
아침을 먹으면서 일행들은 한라산 등반에 대해 다들 조심스럽게 한마디씩 한다 '그 높은 데를 어떻게
올라가지?','저는 산을 잘 못타는데 님은 산 잘타세요?','8시간 산행이니 두둑히 먹어두는게 좋겠죠',
'올라가다 저 쓰러지면 업어 주세요'...
이렇게 아침을 먹고나니 어느덧 7시 30분,,
이제 30분만 있으면 땅을 밟아보게 되는구나.. 아 신난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조류의 영향으로
약 20분 가량 연착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면서 사람들은 너도 나도 한숨을 쉰다. 당연히 그럴 수 밖에,
배에서 13시간이나 찌그러져 있었으니..
그러나 영영 나오지 않을 것 같던 제주도도 슬슬 그 모습을 우리에게 드러내기 시작하고 건물과 아파트로
가득한 남국(南國)의 수도, 제주시(濟州市)는 계속 우리를 향해 성큼 다가온다.
그런데 그 청명하던 날씨가 제주도에 가까워짐에 따라 갑자기 구름이 가득히 끼더니만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이다. 분명히 그날은 날씨가 좋을 것이라고 기상청에서 그렇게나 강조를 했는데 왜 갑자기 비가..
혹 17년동안 자신을 찾지 않은 나에 대한 제주도의 서운한 마음의 표현은 아닐까? 그러나 비는 이내 그치고,
그 넓은 가슴으로 나를 맞이해주는 제주도..
인천을 출발한지 13시간 20분 만인, 8월 27일 아침 8시 20분, 드디어 제주도의 관문인 제주항에 도착했다.
배에서 내릴 때는, 배의 아랫층 창고를 통해 제주도의 품으로 들어갔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선박 측에서는 창고 쪽으로 하선(下船)을 유도한 것이다.
제주도의 품에 오랜만에 안기고 보니 좋기는 좋다. 그새 '탐라(耽羅)'도 나처럼 많이 변했구나..
배에서 내리니 10여대가 넘는 관광버스와 차량들이 한라산, 제주도 관광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버스 2대에 나눠 타고, 제주시를 남북으로 관통하여 원시림(原始林)에 가까운 한라산의 북쪽 자락으로
파고들어가, 516도로라 불리는 11번 국도를 따라 아침 9시 30분, 한라산의 동쪽 입구인 성판악(城板岳)에
도착했다.
▲ 성판악 휴게소 | |
▲ 요구조건이 엄청나게 적혀 있는 한라산 등산 안내문 | |
◀ 현무암(玄武岩)으로 된 한라산국립공원 | |
▲ 성판악 등산로 입구 (해발 700m고지) |
▲ 한라산은 다른 국립, 도립, 군립공원의 산과 달리 통제가 매우 심하다. | |
▲ 성판악 출발 겨우 40분 만에, 속밭이라 불리는 곳에 도착했다. | |
▲ 속밭을 지나고.. | |
◀ 사라악 약수 ~ 속밭을 지나면 성판악
| |
◀ 1400m 고지를 지나면 등산로가 갑자기 | |
▲ 하늘과 가까운 곳에서 먹은 점심 도시락 | |
▲ 진달래밭 대피소 | |
▲ 진달래밭 대피소에 있는 안내문 | |
◀ 1500m 고지 | |
◀ 하얗게 변해버린 어느 고사목(枯死木) | |
◀ 하늘과 가까이 살고 있는 산닥나무 | |
▲ 돌로 가득한 등산로 | |
▲ 파란빛 향기를 간직한 어느 파란색 꽃 | |
▲ 1700m 고지를 넘으니 한라산의 정상이 저만치나 가깝게 다가온다. | |
▲ 운무(雲霧)가 정상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 |
▲ 정상에 가까워 질 수록, 커다란 나무 대신 키 작은 나무와 수풀들이 | |
▲ 정상 주변에는 아무렇게나 생긴 현무암과 바위들이 이리저리 뒹굴고 있다. | |
◀ 드디어 1900m 고지에 이르렀다. | |
▲ 정상으로 오르는 계단 길 | |
▲ 드디어 정상을 100m 앞두다.. |
~~ 아쉽지만 상편은 여기서 끝. ~~
*답사, 촬영일 - 2005년 8월 26일, 27일
*상편 작성 시작일 - 2005년 10월 4일
*상편 작성 완료일 - 2005년 11월 3일
*상편 숙성기간 ~ 2005년 11월 4일 ~ 2006년 2월 20일
*공개일 - 2006년 2월 21일부터
* 상,중,하편을 상,하편으로 통합 - 2005년 12월 3일
Copyright (C) 2006 by Park Yung,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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