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도심 속의 포근한 산사, 성북동 길상사(吉祥寺) '▲ 연등이 하늘을 가린 극락전 뜨락봄이 막바지 절정을 누리던 5월 말, 후배 여인네와 성북동 길상사를 찾았다. 우선 간송미술관특별전을 둘러보고 뽕나무가 무성한 선잠단지(先蠶壇址, 사적 83호)와 굳게 닫힌 성락원(명승35호)을 거쳐 길상사로 향했다.길상사로 가는 길은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히는 으리으리한 금입택(金入宅)의 연속이다. 성문보다 더 두꺼운 그들의 대문은 충차(衝車, 공성무기의 하나)로도 뚫지 못할 정도로 굳게 닫혀져있으며, 그것도 마음이 놓이질 않는지 방범장치가 겹겹이 설치되었다. 담장의 높이 또한 그들의 폐쇄성을 여실히 드러내 듯, 제아무리 홍길동이라도 고개를 숙일 정도로 높이 솟았다.저택 뜨락에는 담장 밖으로 손을 내민 나무들이 가..
' 문화와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아름다운 박물관, 성북동 간송미술관(澗松美術館) '▲ 간송미술관 보화각가을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며 천하를 곱게 물들이던 10월이 다가왔다. 10월이 되면 우리의 옛문화에 목말라하는 많은 문화인들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서울 도심 동북쪽의 성북동으로 시선을 모은다. 바로 간송미술관 때문이다.1년에 딱 2번, 5월과 10월에 각각 2주 동안만 문을 여는 그곳은 다양한 테마로 특별전을 여는데 그 특별전에 대한 세인(世人)들의 관심과 주목은 다른 박물관과 미술관보다 훨씬 지독하며 은근히 중독성도 강하다.한번 발을 들이면 자신도 모르게 달력을 보며 특별전만을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5월 특별전 이후,다시 5개월 동안 빗장을 걸어잠구며 기나긴 잠수에 들어간 간송미술관은 번데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