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치악산 산주름에 고적하게 깃들여진 보문사치악산 주능선 중간에 솟은 향로봉(1041m) 서쪽 자락 660m 고지에 보문사가 포근히 깃들여져 있다. 이곳은 신라 경순왕 시절에 무착이 창건했다고 전하는데, 이를 입증할 기록과 유물은 없는 실정이며, 창건 이후 조선 중기까지 적당한 사적도 전하지 않는다. 다만 경내에 고려 후기 것으로 보이는 청석탑이 전하고 있어 적어도 고려 중기 이후에 창건된 것으로 여겨진다. 1592년 임진왜란 때 파괴된 것을 중창했다고 하며, 그때 관세음보살을 봉안하고 신행결사도량으로 삼아 절 이름을 보문련사라 했다고 한다. 또한 이곳이 국형사(아랫고문절)의 위쪽이라 ‘웃고문절’이란 별칭도 지니고 있었다. 1930년에 강상준이 중건하고, 1971년 주지인 이백련화가 중창하여 지금에 이..
' 봄맞이 산사 나들이, 영동 백화산 반야사 ' ▲ 반야사3층석탑과 배롱나무 ▲ 영천과 망경대 ▲ 반야사계곡(석천계곡) ♠ 백화산(白華山)의 첩첩한 산주름 속에 묻힌 고즈넉한 산사, 영동 반야사(般若寺) - 영동군 향토유적 9호 ▲ 반야사 경내 경내 뒷쪽으로 꼬랑지를 든 호랑이를 닮았다는 돌너덜(반야산 호랑이)이 보인다. 영동 고을의 동부를 맡고 있는 황간(黃澗), 그 황간 북쪽 우매리에서 석천계곡(반야사계곡)을 따라 들어가다보면 그 길의 끝에 반야사가 그림 같은 모습으로 반겨준다. 백두대간의 일원이기도 한 백화산이 베푼 석천계곡이 태극문양으로 산허리를 감아 돌면서 연 꽃 모양의 지형을 이루는 그곳 한복판에 둥지를 닦은 반야사는 백화산의 남쪽 끝자락을 잡고 있다. 절을 둘러싼 주변 경관이 매우 곱고 절의..
' 도봉산 봄나들이 ' ▲ 북한산둘레길 도봉옛길 (윗무수골) ▲ 능원사 용화전 ▲ 도봉사 도봉산(道峯山, 739.5m)이 뻔히 바라보이는 그의 포근한 그늘, 도봉구 도봉동(道峰洞)에서 15년이 넘게 서식하고 있지만 그에게 안긴 횟수는 의외로 매우 적다. 그가 집에서 멀면 모 르지만 버젓히 그의 밑에 살고 있음에도 이렇다. 그렇다고 내가 산을 싫어하거나 돌아다니 는 것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며, 도봉산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상하 게도 손과 발이 잘 가질 않았다. (도봉산 밑도리까지 포함하여 1년에 2~3번, 많으면 4~5번 정도 찾는 편임) 그래도 우리 동네의 듬직한 뒷동산이자 꿀단지 같은 존재인데, 가끔은 가줘야 도봉산도 서 운해 하지 않겠지? 하여 거의 1년 여 만에 그의 품을 찾..
~~~~~ 서울의 동북쪽 지붕, 수락산 여름 나들이 ~~~~~ (수락산보루, 도선사, 동막골) ▲ 수락산보루 ◀ 서울둘레길 동막골 구간 ▶ 동막골 숲길 ▼ 도선사 석삼존불상 서울의 동북쪽 지붕을 이루고 있는 수락산(水落山, 638m)은 상계1동에 살던 10대~20대 시 절 나의 뒷동산이다. 지금은 바로 옆 동네인 도봉동(道峰洞)에서 도봉산(道峯山, 720m)의 그늘을 받으며 살고 있지만 수락산이 뻔히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라 종종 그의 품을 찾 곤 한다. 그곳에는 계곡과 명소, 오래된 절 등 구수한 볼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수락산 서울 구역에 남아있는 미답처(未踏處)를 일부라도 지우고자 아직 발자국 을 남기지 못한 수락산 보루터와 서울둘레길 수락산 구간 일부, 그리고 오래된 석불을 간 직한 도..
' 서울 도심 속의 전원마을, 평창동~부암동 나들이 ' ▲ 인왕산에서 바라본 평창동과 부암동 가을이 한참 숙성되던 9월의 끝 무렵, 친한 후배와 서울 도심 속의 전원(田園) 마을인 평 창동과 부암동을 찾았다. 평창동(平倉洞)하면 으리으리한 저택과 빌라가 먼저 떠올릴 정도로 서울의 대표적인 졸부 동네로 꼽힌다. 인근 성북동과 더불어 이 땅의 0.1%가 산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인 데, 이곳이 졸부의 성지(聖地)가 된 것은 북한산(삼각산)을 든든한 배경으로 삼은 빼어난 절경과 더불어 명당 자리로 소문이 자자했기 때문이다. 하여 1950년대 이후 돈 꽤나 주무 르던 졸부들이 마구 몰려와 북한산의 살을 마구잡이로 뜯어내고 할퀴며 자리를 가리지 않 고 그들의 모래성을 세운 것이다. 평창동은 북한산으로 가는 ..
' 늦겨울 산사 나들이, 세종시 비암사 ' 겨울 제국의 기운이 슬슬 꺾이던 2월의 마지막 주말, 세종시 제일의 고찰(古刹)인 비암사 를 찾았다. 비암사가 있는 세종시(世宗市)는 옛 충남 연기군(燕岐郡)으로 2005년 국가 주도의 행정중 심복합도시를 조성하면서 이 땅의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고 존경한다는 조선 세종의 묘호( 廟號)를 따 세종시로 간판을 갈았다. 이때 공주시 장기면과 청원군 부강면이 세종시의 일 원이 되었다. (세종시의 정식 이름은 '세종특별자치시') 주말 오전에 일찌감치 집을 나서 간만에 근성도 테스트할 겸, 1호선 전철을 타고 천안(天 安)까지 쭈욱 내려갔다. 소요시간은 2시간 50분. 방학역(1호선)을 기준으로 무려 115km에 달하는 그 장대한 거리를 딱딱한 전철 의자에 의지하여 가야 ..
' 석가탄신일 절 나들이, 정릉 북한산 봉국사(奉國寺) ' ▲ 조선 후기에 조성된 봉국사 석조여래좌상 봄과 여름의 팽팽한 경계선인 5월이 되면 3가지의 볼거리가 나를 바쁘게 만든다, 서울연등축 제(연등회)와 석가탄신일, 그리고 간송미술관(澗松美術館) 특별전이 그것인데, 이중 가장 흥 겨운 것이 석가탄신일(이하 초파일)과 그 1주 전에 열리는 서울연등회이다. (간송미술관 특 별전 2014년부터 미술관 대신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고 있음, 특별전 기간도 연장됨) 간송미술관 특별전은 별 인연이 없으면 거르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초파일은 비가 와도 절대 거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불교 신도도 아니고 평소에도 많은 절을 다녀 지금까지 300곳 에 이르는 사찰을 들락거렸지만 초파일에 굳이 순례를 가장한 절 ..
' 석가탄신일 기념 절 나들이 ~ 정릉 경국사(慶國寺) ' ▲ 경국사 숲길 올해도 변치않고 찾아온 석가탄신일(4월 초파일, 이하 초파일)을 맞이하여 설레는 마음을 다독 이며 순례(巡禮)를 가장한 초파일 절 나들이에 나섰다. 우선 서울에 얼마 남지 않은 미답(未踏)의 절을 하나라도 지우고자 수유리에 있는 본원정사(本 願精舍, ☞ 관련글 보러가기)를 둘러보고 맛있는 점심 공양으로 배를 두둑히 충전한 다음 정릉 동(貞陵洞)에 있는 경국사로 발길을 향했다. 본원정사에서 경국사까지는 10리도 안되는 가까운 거리임에도 차편이 시원치가 못하다. 그래서 절 인근에서 바퀴를 돌리는 강북구 마을버스 02번(본원정사↔수유역)을 타고 일단 화계사(華溪 寺)로 나왔다. 화계사는 봉은사(奉恩寺)와 조계사(曹溪寺), 도선사(道詵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