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해도 송공산 봄맞이 나들이 ' ▲ 송공산 남쪽 숲길 천하를 놓지 않으려는 욕심꾸러기 겨울 제국(帝國)과 그 겨울로부터 천하를 해방시키려는 정의로운 봄이 막판 다툼을 벌이던 3월 한복판의 어느 평화로운 날, 신안군(新安郡)의 중 심 섬인 압해도(押海島)를 찾았다. 압해도를 가려면 우선 목포(木浦)로 가야 된다. (무안에서 들어가는 길도 있음) 동트기가 무섭게 영등포역에서 호남선 무궁화호 열차에 나를 담아 남쪽으로 보냈는데, 간밤에 잠을 거의 이루지 못해 눈꺼풀은 백두산보다 훨씬 무거워진 상태이다. 그 무거움에 순응하면서 자다깨다를 수 차례 반복하니 어느덧 목포에 이르렀다. (잠만큼 좋은 축지법은 없음) 점심을 먹기가 애매하여 목포역 부근에서 간식거리를 여럿 사들고 신안군내버스 130번(삼 학도↔압해도..
~~~ 우주를 꿈꾸며, 고흥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 ~~~ ▲ 나로호(KSLV-1) 겨울 제국의 차디찬 바람이 옷깃을 더욱 여미게 하던 1월의 끝 무렵, 겨울의 핍박에서 잠 시 벗어나고자 일행들과 따스한 남쪽으로 길을 떠났다. 아침 일찍 번잡한 서울을 떠나 충북과 충남, 전북의 여러 지역을 거쳐 저녁 늦게 전남 여 수(麗水)에 이르렀다. 여수는 원래 계획에 없었으나 광양(光陽) 땅에 이르다보니 바다 남 쪽에 아른거리는 여수 땅이 갑자기 땡기는 것이다. 하여 그 마음 뜻대로 이순신대교를 건 너 여수로 진입, 환상적인 야경을 보여주는 여천공단을 가로질러 여수 도심부에서 흔쾌히 1박을 청했다. 첫날의 여독이 대단했는지 눕자마자 바로 잠이 들어 거의 9시간을 잔 것 같다. 아침 햇살 의 보챔으로 겨우 꿈나라에서..
' 가을맞이 산사 나들이 ~ 꽃무릇의 성지, 영광 불갑사 ' ▲ 눈과 코, 입이 달린 불갑사 굴뚝 ▲ 대웅전 목조석가여래3불좌상 ▲ 불갑산 산길 상사화(相思花)는 꽃무릇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들은 8~9월이 절정기로 상사화의 성지(聖地)로 격하게 추앙받 는 영광 불갑사에서는 매년 9월 한복판에 상사화 축제를 벌인다. 비록 축제는 과거완료형 이 되었고 시간 또한 이미 10월 초를 가르키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사화가 남아있을 것이 란 순진한 생각에 불갑사로 콩 볶듯 길을 떠났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 강남고속터미널(센트럴시티)에서 영광으로 가는 고속버스에 몸을 담 았다. 자리는 널널하여 편하게 이동을 했는데 거의 3시간 40분을 내달려 영광읍내에 자리 한 영광터미널에 도착했다. 전남 영광(靈光)은 2006년..
' 겨울맞이 산사 나들이, 나주 불회사 ' ▲ 불회사 석장승 ◀ 원진국사 부도 ▶ 불회사 진여문과 사천왕문 ▼ 불회사 대웅전 겨울 제국이 천하만물의 격한 미움을 받으며 세력 확장에 열을 올리던 12월 첫 무렵에 따 뜻한 남쪽 땅인 전남을 찾았다. 그 전남에서 내가 격하게 반응을 보인 곳은 나주(羅州)의 유서 깊은 고찰 불회사이다. (불회사를 목적지로 정함) 오랜만에 햇님보다 일찍 부지런을 떨며 새벽의 차디찬 기운을 뚫고 한강을 건너 영등포역 으로 넘어갔다. 그곳에서 호남의 중심지인 광주(光州)로 가는 첫 열차를 타고 5시간 가까 이를 달려 광주역에 두 발을 내리니 겨울 제국에게 점령된 북쪽과 달리 가을의 따스한 기 운이 나를 맞이한다. 광주역에서 불회사까지는 그리 가까운 거리도 아니고 접근성도 영 좋지가..
' 호남선의 종점, 목포 늦여름 나들이 ' ▲ 유달산 노적봉 ◀ 달성사에서 바라본 목포시내 ▶ 갓바위입구 포구 ▼ 갓바위 늦여름과 초가을의 팽팽한 경계선인 9월 첫 무렵에 예향(藝鄕)의 고을이자 전남 제일의 항구도 시인 목포(木浦)를 찾았다. 목포는 무려 10여 년 만에 방문으로 그곳과는 이상하게도 인연이 잘 닿지가 않았다. 하여 이번 에 억지로 인연을 갖다붙여 목포행 무궁화호 첫 열차에 속세에 찌든 몸을 담고 느림의 미학(美 學)을 음미하며 거의 5시간을 달려 호남선(湖南線)의 오랜 종점, 목포역에 이르렀다. 목포에서의 정처는 이미 정해둔 상태라 그곳만 얌전히 찾아가면 되는데 이번에 문을 두드린 곳 은 유달산 동부와 달성사, 그리고 갓바위이다. ♠ 유달산(儒達山) 겉돌기 ▲ 노적봉(유달산입구)에서 유달..
' 광양 동백꽃 나들이 (백계산 옥룡사터, 동백나무숲) ' ▲ 동백숲에 둘러싸인 광양 옥룡사터 봄이 겨울 제국(帝國)을 몰아내고 하늘 아래를 파릇파릇 수놓던 4월 첫 무렵에 전남 광양(光陽) 땅을 찾았다. 아침 일찍 부산서부(사상)터미널에서 광양행 직행버스를 탔는데, 광양과 동광양(東光陽)으로 출 근이나 출장, 통학하는 사람들로 만석을 이룬다. 그렇게 자리를 몽땅 채우고 남해고속도로를 질 주해 섬진강휴게소에서 잠시 바퀴를 접고, 동광양을 거쳐 부산 출발 약 2시간 20분 만에 광양터 미널에 이른다. 광양 땅은 나와 지지리도 인연이 없는 곳으로 2001년 이후 10여 년 만에 와본다. 오랫동안 눈길 조차 주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가득 들지만, 서울과도 거리가 멀고 인연 또한 잘닿지 않으니 나 로서는 어찌할..
' 봄맞이 산사 나들이 ~ 곡성 태안사(泰安寺) ' ▲ 태안사 광자대사탑비 겨울 제국의 부흥을 꿈꾸며 1달 넘게 천하를 어지럽히던 꽃샘추위가 봄에게 말끔히 꼬리가 잡 히면서 비로소 진정한 봄의 세상이 도래했다. 하늘 아래 세상을 겨울의 제국주의(帝國主義)로 부터 해방시킨 봄을 찬양하며 연초부터 가고자 했던 곡성 태안사를 찾았다. 전국에 널린 미답지의 하나로 베일의 가려진 곡성에 첫 발을 내리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 침 곡성 5일장이었다. 터미널 근처에 마련된 5일 장터는 사람들로 만원을 이루고 서울에선 아 직 꽃망울도 피우지 못한 벚꽃이 여기서는 한참 절정을 누리며 순백의 미를 자랑한다. 태안사 버스 시간까지는 여유가 넉넉해 그 사이에 점심을 먹고자 읍내로 들어섰다. 허나 장터 와 달리 읍내는 썰렁함..
' 구례 지리산 천은사(泉隱寺) '겨울의 제국(帝國)을 몰아내고 천하를 해방시킨 봄이 슬슬 세력을 다지던 4월 중순에 구례 천은사를 찾았다. 원래는 하동 쌍계사(雙磎寺)와 불일폭포(佛日瀑布)를 찾을 요량으로 부산서부터미널에서 하동(河東)행 직행버스를 타려고 했으나 시간이 맞지 않아 수시로 떠나는 진주행 버스를 타고 진주에서 하동행 직행버스로 환승하여 하동에 발을 내린다. 그런데 쌍계사행 차 시간 또한 인연이 닿지 않아 일단 구례(求禮)행 직행버스를 타고 화개(花開)까지 들어가기로 했다. 화개에서는 하동 외에도 구례에서 들어오는 버스도 있기 때문이다.허나 벚꽃과 매화의 향기에 이끌려 찾아온 상춘객들의 수레들로 19번 국도는 평일임에도 극심한정체를 빚는다.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蟾津江)을 위안 삼으며, 간신..
♠ 봄과 가을이 아름다운 산사, 백암산 백양사(白巖山 白羊寺) ♠▲ 백양사 대웅전과 백학봉지금 백암승(백양사 승려)을 만나니 시를 쓰라 청하는데 붓을 잡고 생각하니 재주 없음이 부끄럽구나노을빛 아득하매 저무는 산 더욱 붉고달빛이 배회하니 가을 물이 맑구나오랜 날을 세사(世事)에 시달렸는데어느날 옷을 떨치고 자네와 함께 올라가 볼까'정몽주가 백양사에서 지은 시(詩)'여름 제국의 맹위가 슬슬 그 기세가 꺾이던 9월 초,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장성 백양사를찾았다. 원래는 장성읍내와 가까운 필암서원(筆巖書院)을 목적으로 길을 떠났으나 도중에마음이 바뀌어 계획에도 없던 백양사로 방향을 틀었다. 다소 딱딱하고 재미없는 서원보다는 산속에 묻혀 마음을 다독거릴 수 있는 절이 나에게는 좋았던 것이다. 백양사는 나중에가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