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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겨울에 잠긴 치악산 보문사
국형사에서 고문골길을 따라 30~40분 정도 오르면 해발 660m 고지에 자리한 보문사가 모습을 비춘
다. 치악산 주능선 중간에 솟은 향로봉(1,041m) 서쪽 자락에 외롭게 깃들여진 보문사는 신라 경순왕
시절에 무착이 창건했다고 전한다. 아마도 무착이 국형사와 같이 지은 모양이다.
하지만 이를 입증할 기록과 유물은 없으며, 창건 이후 조선 중기까지 적당한 사적이 전하지 않는다.
다만 경내에 고려 후기 것으로 보이는 청석탑이 전하고 있어 적어도 고려 중기 이후에 창건된 것으로
여겨진다.
1592년 임진왜란 때 파괴된 것을 중창했다고 하며, 그때 관세음보살을 봉안하고 신행결사도량으로
삼아 절 이름을 보문련사라 했다고 한다. 또한 이곳이 국형사(아랫고문절)의 위쪽이라 ‘웃고문절’이
란 별칭도 지니고 있었다.
1930년에 강상준이 중건하고, 1971년 주지인 이백련화가 중창하여 지금에 이르는데, 조촐한 경내에
는 법당인 대웅전을 비롯해 산신각, 용왕각, 요사 등 7~8동 정도의 건물이 있다. 소장문화유산으로는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청석탑이 있는데, 그는 1970년경 이백련사가 옛 보문사 절터 위에 절을 새로 짓
는 과정에서 발견되었다. 땅속에 오랫동안 묻혀있던 그를 끄집어내어 다시 일으켜 세웠으며, 1~5층
지붕돌과 2~4층 탑신석, 상/하대갑석만 본래 것이고, 나머지는 새로 채워넣었다.
2. 보문사 주차장에 두툼히 쌓여있는 하얀 눈 (이때가 3월 중순이었음)
3. 적막에 잠긴 보문사 경내 (범종각과 대웅전, 청석탑)
4. 보문사 청석탑
청석탑은 보문사의 유일한 문화유산이자 이곳의 1급 보물로 검푸른 빛을 띠는 점판암으로 조성되었
다. 청석탑은 신라 후기~고려 초기에 잠깐 등장하는 특이한 석탑 양식으로 키가 작은 것이 큰 특징인
데, 화강암 기단 위에 청석을 탑신으로 세운 것으로 보인다. 탑신에는 범자가 새겨져 있으며, 고려 후
기에 조성된 것으로 여겨져 보문사가 최소 고려 중기 이후에 세워졌음을 알려준다.
5. 정면에서 바라본 청석탑
난쟁이 반바지 접은 것보다 훨씬 작은 탑으로 탑 자체의 키는 1m도 되지 않는다. 하여 탑을 받치고
있는 하얀 기단이 오히려 더 커보일 정도이다.
6. 가까이서 바라본 청석탑
장대한 세월의 거친 흐름으로 땅속에 묻혀있던 것을 1970년대에 발견하여 다시 세웠다. 하지만 사라
진 탑 부재들이 많아서 발견된 부재와 새 부재를 섞어서 탑을 재현했는데, 그러다보니 검은 기운이 가
득한 늙은 돌과 햐얀 피부의 어린 돌이 다소 어색한 조화를 보인다. 허나 그 어색함은 세월이 천천히
해결해줄 것이다.
7. 보문사 대웅전
남쪽을 바라보고 있는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집으로 이곳의 법당이다.
8. 대웅전 밑에 자리한 석조미륵불입상
9. 향로봉 그늘에 깃든 보문사 경내
보문사 경내 너머로 향로봉이 주름진 모습을 보이며 이곳을 굽어본다.
10. 보문사 청석탑의 위엄
11. 보문사에서 바라본 원주 시내
치악산의 첩첩한 산주름 너머로 원주 시내가 뿌옇게 시야에 들어온다. 중공 개잡것들이 악의적으로
날려보낸 미세먼지 패거리로 인해 바로 코앞인 원주 시내 마저 저렇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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