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터 앞바다에는 한반도와 가덕도를 이어주는 '가덕대교'가 한참 세워지고 있다. 가덕도의 새로운 희망과 변화를 안겨다 줄 저 다리가 2009년 개통되면 느릿느릿한 배를 타고 힘 겹게 섬을 오갈 필요는 없어지게 된다. 4발 수레로 언제든지 섬을 왕래할 수 있게 될 것이며, 부 산시내와 섬을 이어주는 시내버스도 신설되어 시내에서도 40분 정도면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가덕대교를 시작으로 추후 가덕도와 거제도를 잇는 다리가 개통된다면 부산에서 거제도까지 3시 간 거리에서 1시간으로 크게 단축된다. 또한 가덕도 북부를 포함한 부산신항만이 완성되면 가덕 도는 더 이상 배로 건너야 되는 외딴 섬이 아닌 무역, 물류, 관광, 주거의 새로운 중심지로 그 가치가 매우 상승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다리가 놓임으로써 가덕도의 오랜 발 역할을 해오던 여객선은 존폐의 위기를 맞을 것이 며, 생업에 충실하며 평화롭게 살아오던 가덕도 사람들의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도 있다. 지나치게 관광과 레저를 겨낭한 사업들이 섬 곳곳에 벌어지고, 도로 공사에 주거지 공사 등으로 자칫 아름다운 섬이 만신창이가 될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다. 가덕도를 한반도의 부속도서(部屬島嶼)가 아닌 그 일부로 삼는 첫걸음인 가덕대교의 탄생, 위정 자들은 아무쪼록 단점을 최소화 하고 장점을 극대화하여 가덕도를 잘 다듬어 주길 바란다.
우리는 가덕도 등대로 가기 위해 대항, 외양포 방면 뱃시간을 알아봤다. 그러나 배는 1시간 30분 뒤인, 11시에나 뜬다. 대신 가덕도의 관문인 선창은 10분뒤인 9시 40 분에 뜬다. 멀뚱히 90분을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우선 가덕도로 건너갈 것인가를 두고 상념에 잠겨있다가 결국 후자를 택했다. 매표소 측에서는 사람이 많을 경우, 임시 증회 운행도 가능하다고 하지만, 도저히 그럴 정도의 사람은 오지 않을 것 같다. 대부분이 연대봉, 응봉산을 찾는 등산객들이라 그들은 선창까지만 가는 배를 타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나루터에서 뻔히 바라보이는 가덕도 선창까지는 무려 1200원을 받는다. 우리에게는 꿩 대신 닭을 선택할 권한이 없어 선창까지 표를 사고, 나루터에 대기중인 여객선에 올라탄다.
가덕도를 그리는 수많은 사람들로 시장통을 이룬 배 내부, 여객선 관계자와 경찰의 통제로 승객 들 모두 객실로 들어와 한 자리씩 차지해 앉아 있으려니 9시 40분, 드디어 뱃고동을 울리며 슬금 슬금 움직인다. 진행 방향 오른쪽으로 부산신항만 대역사(大役事) 현장이 거침없이 펼쳐져 있어, 나의 입을 무 진장 벌어지게 만든다. 새우깡의 제왕인 갈매기는 배를 커다란 새우깡 봉지로 봤는지 끼룩끼룩 거리며 통행세를 요구하나 객실 밖으로 나온 사람이 없어 이내 지쳐 돌아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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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산 출발 10분 만에 가덕도 동북단에 위치한 눌차동 나루터에 이른다. 사람들을 승하차시키고 눌차와 선창을 잇는 별로 길지 않은 다리를 따라 종점인 가덕도 선창 나루터에 닿았다. 선창에서 눌차는 뻔히 바라보이는 가까운 거리로 채 1리도 되지 않는다. 거기에 다리까지 연결 되어 있다. 하지만 눌차동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계속 경유하는 모양이다.
이렇게 하여 부산신항만 앞에 그림처럼 떠 있는, 한반도와의 연륙을 애타게 꿈꾸는 섬, 가덕도 에 상륙했다.
♣ 그럼 여기서 잠깐 가덕도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자. 가덕도(加德島)는 부산에서 제일 큰 섬으로 면적은 20.78㎢, 해안선 길이는 36㎞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경남 의창군(義昌郡)에 속해 있었으나 부산이 서쪽과 동북쪽으로 계속 몸 집을불려가면서 1989년 부산 강서구에 편입되었다.
약 1,200세대에 4천 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대항마을과 외양포에서 조개더미가 발견되고 두문 마을에서는 고인돌이 발견되어 이미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정착해 살았음을 알 수 있다. 조선 중기까지 이렇다할 사적(事蹟)은 없으며 1544년 가덕진(加德鎭)과 천성만호진(天城萬戶鎭) 을 설치하여 첨사(僉使)를 파견했다.
1592년 4월 13일, 섬 동쪽에 있는 응봉(鷹峯, 252m) 봉수대(烽燧臺)의 봉수지기가 때거지로 몰 려오는 왜군의 함대를 어리석게도 상선(商船)으로 오인, 연기를 하나만 피우는 통에 결국 조선 반도를 6년 동안이나 전쟁터로 만든어이없는 현장이기도 하다.
임진왜란 시절에는 왜군이 머물렀으며 왜정(倭政) 때는 왜군들이 외양포에 군사시설을 만들고, 해안 곳곳에 동굴을 파서 진지(陣地) 및 관측소로 사용했다. 1936년에는 성북마을 주민들이 항일친목단체를 결성했으나 왜경에 체포되고 말았다.
섬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데, 해안은 동쪽과 남쪽은 단조로우나 서쪽은 만(灣)과곶이 연이 어 있으며, 북쪽 해안을 제외한 대부분은 가파른 해안 절벽이다. 섬 전체는 산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중에서 연대봉(459m)이 제일 높다. 바닷가 평지 쪽으로 듬성듬성 마을이 형성되어 있으나, 서로 멀리 떨어져 있고, 그 사이마다 높다란 고개가 떡 버티 고있어 교류도 쉽지 않다.
섬 사람들은 주로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농업쪽은 주로 보리, 양파, 마늘 등을 재배하 며, 어업은 섬 연안에서 굴 양식을 벌이고 있다. 섬 주변으로 숭어, 대구, 청어가 많이 잡히며, 미역과 홍합, 조개류도 아낌없이 쏟아져 나와 어 민 수익증대에 도움을 준다.
가덕도는 부산 시민들의 당일치기 나들이, 등산 코스로 인기가 높다. 명소와 문화유적으로는 백 년 묵은 '가덕도등대'와 연대봉(연대봉 봉수대), 천성마을에있는 천성진성(天城鎭城), 성북동 에 척화비(斥和碑), 천성고개에 있는 국군묘지, 외양포 마을 뒤쪽에 있는 동백자생군락지 등이 있다. 등산은 연대봉(煙臺峰)만 가능하며 나머지는 군사보호구역으로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현재 한반도와 가덕도를 잇는 가덕대교와 가덕도와 거제도를 잇는 가칭 '거가대교'가 세워지고 있으며, 부산신항만이 용원을 포함하여 가덕도 북단까지 몸집을불리고 있다. 이들 다리와신항 만이 완성되는 2009년 이후에는 더 이상 섬으로써의 가덕도가 아닌 한반도의 일부로써 새롭게 태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 가덕도 찾아가기 (2008년 4월 기준) * 가덕도 가는 배는 녹산과 신항만, 안골포에서 탄다. ① 녹산 선착장(선창, 눌차 방면 배타는 곳) : - 지하철 1호선 하단역(5번 출구)에서 부산시내버스 58-1번(좌석), 58-2번, 520번 이용 - 지하철 1호선 중앙동역(1번 출구), 남포동역(1번 출구)에서 부산좌석버스 58-1번 이용 ② 신항만 임시선착장(천성, 대항, 외양포 방면 배타는 곳) - 지하철 1호선 하단역(5번 출구)에서 부산시내버스 58번(30~40분 간격) 이용
* 녹산/신항만에서 가덕도까지 (진영해운 ☎ 051-831-9664, 차량수송 불가) ① 녹산에서 눌차 경유 선창행 뱃편은 6시 4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해지는 시각 40분까지 운행 한다.(휴일에는 승객 수에 따라 증편운행. 마지막 뱃시간은 계절마다 다르므로 문의요망) ② 신항만에서 대항, 외양포 방면 뱃시간은 7시, 9시, 11시, 13시, 15시, 16시로 두문,천성, 대항을 경유하여 외양포까지 들어간다. (장항은 신항만공사로 들어가지 않으며, 섬 내 구간 승차도 가능하다. 마지막 뱃시간은 계절마 다 차이가 있으므로 문의 요망, 휴일에는 승객 수에 따라 증편운행 가능) ③ 진해 안골포에서 장항행 뱃편이 하절기 1일 5회(7시,9시,11시,15시,17시), 동절기 1일 4회 (8시,10시,14시,16시) 운행되며, 차량 수송이 가능하다. (승용차는 편도 15,000원, 승합차는20,000원 정도, 문의 ☎ 055-551-8009)
* 가덕도 섬내 교통 - 강서구마을버스 1번이 '성북동 ~ 선창 ~ 율리 ~ 장항 ~ 두문 ~천성'구간을 운행하며,선창에 서는 뱃시간에 맞쳐 매시 정각(막차 18시)에 출발한다. 천성에서는 매시 30분에 출발함 - 진해 안골포에서 뱃편으로 차량을 가지고 갈 수 있으나 섬내 도로망이 썩 좋지가 못하다.
* 녹산/신항만 ~ 가덕도 운임 (어린이와 국가유공자, 장애인은 50% 할인) - 눌차, 선창 1200원 (10 ~ 15분 소요) / 두문 1500원(25분 소요) / 천성 1600원(30분 소요) / 대항 2000원(45분 소요) / 외양포 2400원 (60분 소요)
♠ 꼭 미리 챙겨두자 ~ 가덕도 축제, 등대 관람 정보 (2008년 4월 기준) ① 숭어들이 축제 - 가덕도에는 그 곳 특유의 숭어잡이 방법이 전해오고 있다. 바로 160년의 역 사를 자랑하는 '육수장망 어로법'으로 쉬운 말로 '숭어들이'라고 한다. 가덕도의 숭어들이를 지역 축제로 발전시켜 2002년부터 매년 4월 말에 대항마을에서 숭어들이 축제를 연다. '육수장망 어로법'은 2대의 동력선이 6대의 무동력선을 적당한 곳으로 끌고 가서 동력선은 되돌아오고 무동력선만 그 곳에서 조용히 숭어를 기다렸다가 덮친다. ♠ 축제 관련 자세한 정보는 ☞ 가덕도 홈페이지, ☞ 부산 강서구청 문화관광 홈페이지 참조 ♠ 문의 - 강서구청 주민복지과 문화관광담당 (051-970-4061, 63, 66) / 천가동주민센터(051- 970-4907)
② 가덕도 등대 이용안내 (문의 ☎ 051-609-6801, 6804) * 등대 관람 - 군부대 안에 있으므로 반드시 부산지방해양항만청의 허락을 받아야 된다. * 등대체험 숙소개방 - 하루 정도 외로운 등대지기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해양항만청에서는 일부 유인등대를 숙소로 개방하고 있는데, 가덕도등대 역시 그 중의 하나다. 1박 숙식을 원한 다면 ☞ 부산지방해양항만청 홈페이지에서 사용 전월 1일에서 8일 사이에 신청하면 된다. (그 외에 기간에는 신청을 받지 않음) * 개방되는 숙소는 15평 원룸으로 신청자 포함 6명까지만 받으며, 카메라를 가지고 갈 수 없다. * 등대에서는 개인행동 및 군부대 출입을 금하며, 밤시간(겨울 18시 ~ 6시, 하계 20시 ~ 5시)에 는 숙소 건물을 이탈하지 말 것 * 매년 여름에 초등학생과 사회복지단체를 대상으로 등대해양학교를 운영한다. 이 기간에는 개 인적인 등대체험 신청은 받지 않는다. 자세한 건 위에 해양항만청 홈페이지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