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산 자락에 포근히 안긴 동화사는 조계종(曹溪宗) 소속으로 구례 화엄사(華嚴寺)의 말사(末寺) 이다. 그야말로 심산유곡에 자리한 이곳은 11세기 후반 고려 문종(文宗)의 넷째 아들이자 우리나 라 천태종(天台宗)의 시조인 대각국사 의천(大覺國師 義天, 1055~1101)이 세웠다고 전한다.
천왕문에 걸린 '낙안군개운산동화사중수기(樂安郡開雲山桐華寺重修記, 1670년에 작성됨)'에 따르 면 의천은 1년 동안의 송나라 유학을 마치고 1086년 귀국하여 석장(錫杖)에 의지해 호남 지역을 유람하다가 낙주(樂州, 순천 낙안면)에 이르자 동쪽으로 상서로운 구름이 가득 낀 것을 보았다. 의천은 바로 그 산으로 달려가 산의 이름을 개운산(開雲山)이라 짓고, 그 산자락에 절을 지었는 데, 그곳의 지형이 오동봉서형(五桐鳳捿形)으로 봉황이 오동나무에 깃든다 하여 절 이름을 동화 사라 하고 오동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전한다.
하지만 의천은 귀국 후, 1101년 죽을 때까지 고려불교의 1인자이자 불교학자로 바쁘게 살아온 인 물이다. 귀국하고 바로 속장경(續藏經)을 간행했고, 선종(禪宗)인 조계종과 교종(敎宗)인 화엄종 (華嚴宗)의 단점을 보완하여 이들을 통합하고자 평생을 바쳤으며, 천태교관(天台敎觀)을 강의하 여 우리나라 천태종을 개창했다. 또한 국내를 비롯하여 금(金)나라와 왜국(倭國) 등 주변 나라의 불교자료를 수집, 무려 1,010종 4,857권의 불교 서적을 수집하여 대각국사문집(大覺國師文集),신 편제종교장총록(新編諸宗敎藏總錄), 원종문류(圓宗文類) 등을 편찬했다. 그가 얼마나 바쁘게 살 았던지 불과 40대의 나이에 60 넘은 노인네마냥 폭삭 늙었다고 하며, 결국은 46세의 한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동화사의 창건 설화처럼 지팡이를 짚고 전국을 주유(周遊)하던 그런 한가로운 인 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허나 1970년 이곳에서 의천속장경(義天續藏經) 목판본이 발견된 적이 있어 의천과 어느 정도 연 관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고려 초기에 세워진 3층석탑은 이 절의 오랜 나이를 가늠하게 해 준다. (현재 그 목판은 동화사에 없음)
고려 전기에 문을 연 동화사는 1597년 정유재란 때 파괴되어 1601년 승려 신총(信聰)이 대웅전을 중건하여 승려 영각(靈覺)이 불상 10여 구를 모셨다고 한다. 1630년 승려 계환(戒環)이 중창했으 며, 1644년(인조 23년)에 추계 유문(秋溪 有文)과 승려 육로(六老)가 호선루(護禪樓)를 세웠다. 1666년 낙안군수 조상주(趙相周)의 시주로 호선루를 중건하고 법홍대사(法弘大師)가 건물에 기와 를 새로 얹고 불상을 봉안했다. 1666년 삼신(三信)대사가 첨성각(瞻星閣)과 법당을 새로 짓고 호 선루에 단청을 했으며, 승려 의심(儀琛)이 대종(大鐘)을 조성하면서, 창건 당시의 모습을 되찾고 선풍(禪風)을 드날렸다고 한다.
그 이후 계속 법등(法燈)을 이어나가 1921년 대웅전과 승당을 중수하고 1975년에 종각을 새로 지 었으며 1994년에 대웅전을 보수하고, 1989년 3층석탑을 해체 보수하였다. 1998년에 동화사입구에 서 절까지 도로를 확장,포장하여 절로의 접근이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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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인 대웅전을 비롯하여 삼성각, 응진전, 지장전, 요사 등 7~8동의 건물이 있으며, 소장문화유 산은 보물로 지정된 3층석탑과 지방문화재인 대웅전, 비지정문화재인 응진전과 부도, 천왕문, 경 판 37매 등이 있어 고색의 내음을 마음껏 드러낸다.
속세와 멀리 떨어진 동화사는 주변에 가을에 젖은 자연만이 있을 뿐이다. 절 주변으로 오동나무 와 동백나무가 숲을 이루어 경관이 아름다우며, 속세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탓에 인적이 드물고 한적하여 속세의 무거운 짐을 절 밑의 대룡저수지에 모조리 던져 버리고 포근히 안기고 싶은 정 겨운 절집이다. 다만 동화사입구에서 절로 오르는 길 중간에 힐사이드라는 커다란 골프장이 경관 을 해치며 건방지게 들어앉아 있어 상당히 눈에 거슬린다.
※ 동화사 찾아가기 (2010년 1월 기준) *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에서 순천행 고속버스가 40~50분 간격으로 떠나며, 동서울터미널에서 순천 행 직행버스가 1일 6회 운행. * 서울(용산역), 수원역, 서대전역, 익산역에서 순천행 열차가 1일 10회 정도 있으며, 광주역과 부산(부전역), 마산역에서 순천행 열차가 드문드문 다닌다. * 인천, 부산(노포동, 사상), 광주, 대구(서부), 수원, 진주에서 순천행 고속/직행버스 이용 * 순천역. 순천터미널에서 대룡리행 순천시내버스 84번을 타고 동화사입구 하차, 도보 2km <84번 순천(가곡동 종점) 출발시간 - 7시 30분, 10시 45분, 13시 50분, 17시 15분, 20시 20분 / 순천역과 순천터미널은 10분 정도 추가> * 승용차로 가는 경우 (주차장 있음) ① 남해고속도로 → 순천나들목 → 순천시내 → 벌교 방면 2번국도 → 구룡에서 대룡리 방면 우 회전 → 동화사입구 → 동화사 ② 남해고속도로 → 승주나들목 → 벌교 방면 857번 지방도 → 낙안 → 내운리 → 대룡리 → 동 화사입구 → 동화사
* 소재지 - 전라남도 순천시 별량면 대룡리 374-1 (☎ 061-742-4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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