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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의 해금강(海金剛) ~ 일산해수욕장 / 대왕암공원 ♠
▲ 동해바다가 빚어놓은 대작품 ~ 일산해수욕장과 대왕암 바닷가
천하를 호령하던 여름의 제국이 슬슬 그 기가 꺾이기 시작하던 8월의 끝 무렵, 마산(馬山)에
사는 친한 여인네와 울산 대왕암 해변을 찾았다. 아침이슬이 꽃망울을 피우던 이른 아침, 일
찌감치 집을 나서 동서울터미널에서 울산으로 가는 직행버스에 나를 실어 보낸다.
마산 여인네와는 11시 정도에 울산시외터미널에서 보기로 했는데, 울산까진 4시간 20분이 걸
려 딱 11시에 떨어졌다. 하지만 그는 늦잠으로 늦게 출발하는 통에 12시 반이 넘어서야 울산
에 모습을 드러냈다. 늦게 왔으니 점심을 쏘라며 살짝 잔소리 한번 해주고(이렇게 점심은 해
결했음) 터미널 부근 롯데백화점에서 울산시내버스 401번(율리↔방어진,꽃바위)을 타고 40여
분을 달려 일산해수욕장에 발을 내린다.
우선은 무척이나 시장한 배를 위로하고자 부근 주막에서 닭갈비로 허기진 배를 달래본다. 배
가 어느 정도 들어차면서 포만감의 행복이 바다의 파도처럼 밀려온다. 이때다 싶어 졸음이란
녀석이 배깔고 한숨 주무시라며 나를 희롱한다. 푸르른 동해바다를 보러 머나먼 이곳까지 온
만큼 그의 희롱을 단호히 뿌리치며, 바다에 놀러 온 어린아이마냥 신나게 해수욕장으로 달려
간다.
이번에 찾은 일산해수욕장(日山海水浴場)은 방어진 북쪽 일산동에 있다.울산 지역에서 유일
하게 시내에 자리한 해수욕장으로 도심과도 가깝다.대왕암공원과 현대중공업 사이로 움푹 들
어간 일산만(日山灣)에 자리한 이곳은 백사장의 길이가 약 1km, 폭 80m,면적은 0.32㎢로 모
래질이 양호하고 백사장 가운데로 냇물이 흘러 담수욕에 제격이다. 수심이 낮고 경사가 별로
없어 가족 나들이 장소로 그만이며 해금강(海金剛)으로 일컬어지는 대왕암공원이 동남쪽으로
바로 붙어있어 같이 둘러볼 수 있다.
예전에는 앞바다에 신라(新羅) 왕이 궁녀와 뱃놀이를 즐겼다고 전하는 바위섬이 떠 있었다고
하는데, 방어진 일대 개발로 무참히 폭파되어 지금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초승달처럼 구부러진 아름다운 곡선의 일산해변은 피서철이 끝난 터라 사람은 별로 없다. 푸
르른 바다와 백사장은 바다를 찾은 이들을 동심(童心)의 세계로 인도하며, 낭만파 작가로 만
든다. 좀 일찍 왔더라면 바다와 스킨쉽을 즐기는 이들로 넝실넝실 파도를 이룰텐데 여름제국
의 끝을 잡는 시기라 아이들 서너 명만이 바다와 어울려 놀고 있을 따름이다. 그래도 바다에
왔는데 바닷물은 원없이 만져봐야 후회가 없겠지? 잔잔한 파도로 해변을 살짝 어루만지며 모
래를 더욱 윤기나게 해주는 바다, 그에게 다가가 살며시 손을 내민다. 푸른 물감을 풀어놓은
듯 푸른내음이 가득한 바다는 여전히 시원한 기운을 품고 있었다. 기분 같아선 온 몸으로 그
와 하나가 되고 싶지만 여벌의 옷이 없기 때문에 그냥 손으로 만족하련다.
아무리 천재화가가 그린다고 해도 결코 나오기 힘든 바다의 푸른 색깔~~ 사람이 만든 색깔이
어찌 대자연이 만든 천연의 물감만 하리오.? 일산만에는 요트 몇 척이 남쪽으로 길을 떠나려
는 여름의 발목을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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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시외,고속터미널을 나와 왼쪽으로 가면 롯데백화점4거리가 있다. 4거리에서 공업탑(왼쪽) 쪽으로 가면 롯데백화점(시외,고속터미널입구) 정류장이 나오는데 거기서 401번, 좌석1114번, 좌석1401번 버스를 타고 일산해수욕장 하차. * 울산역에서 127,401,1114,1401번 버스 이용, 단 127번은 너무 돌아간다. * 일산해수욕장 경유 노선 - 102,103,104,106,108,111,112,122,123,127,133,401,1114,1401번 자세한 시내버스 노선정보는 ☞ 울산광역시청 울산교통관리센터 참조 * 승용차 이용시 ① 울산고속도로 → 신복로터리 → 태화강 강변도로 → 명촌대교 → 미포 → 방어진(염포로) → 일산해수욕장 ② 부산 → 울산방면 31번국도 / 부산울산고속도로 → 선암동 → 울산역 → 명촌대교 → 미포 → 방어진(염포로) → 일산해수욕장 ★ 일산해수욕장 관람정보 * 해수욕장 인근으로 2천 대의 주차공간이 있다. * 소재지 - 울산광역시 동구 일산동 |
일산해수욕장 동남쪽에는 해송(海松)이 무성한 해안언덕이 길게 누워져 있다. 바로 해금강이
라 일컬어지는 대왕암공원이다. 이곳은 바다에 돌출된 조그만 반도(半島)로 조선시대에는 나
라에서 관리하는 목장(牧場)이 있었다. 왜정(倭政)은 이곳을 군사기지로 삼고 소나무를 잔뜩
심었으며, 1962년 울기공원(蔚崎公園)이라 불리다가 2004년 대왕암공원으로 변경되었다.공원
의 면적은 93만㎡에 이른다.
공원의 동쪽 끝으머리에는 공원 이름의 유래가 된 대왕암이란 커다란 바위섬이 두둥실 떠 있
고, 섬이 바라보이는 언덕에는 100년 먹은 울기등대가 바닷길을 밝혀준다. 등대가 있다고 해
서 등대산이란 이름도 지니고 있는데, 일산만이 내려다 보이는 북쪽과 동대해에 닿은 동쪽은
가파른 해안절애를 이루고 있어 바다로 다가서기가 쉽지 않다. 대신 남쪽은 단조로운 지형으
로 내려가기가 다소 쉽다.
바닷가를 따라 해안 산책로가 길게 이어져 있으며 남쪽 해변에는 해산물을 즉석으로 먹을 수
있는 먹거리 행상이 즐비하다. 공원을 가득 메우며 장관을 이루는 백여 년 묵은 해송은 바다
의 거친 바람을 먹으면서 늘씬한 소나무로 어엿하게 성장했으며, 그들이 배푼 그늘은 시원함
과 아늑함을 선사한다.
대왕암은 신라 문무왕(文武王)과 관련된 믿거나 말거나 전설이 서려있다. 681년 문무왕이 파
란만장한 인생을 마감하며 바다에 묻히자, 얼마 뒤 그의 왕비 <전설에는 왕비의 이름이 나와
있지 않으나 아마도 자의왕후(慈儀王后)일 듯>도 세상을 떠났다. 왕비는 남편을 따라 나라를
지키는 용(龍)이 되겠다며 이곳 바위섬에 묻히기를 소망하여 바위섬 아래에 장사를 지냈다고
하며 그런 연유로 대왕암이란 이름을 지니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전설은 어디까지나 거짓일
것이다. 대왕암은 용추암, 댕바위 등으로도 불린다.
일산해수욕장에서 대왕암을 끼고 천천히 돌면 2시간 정도 걸린다.허나 동해의 해금강인 이곳
을 대충 보고 나오기에는 무척이나 아깝다. 국가지정문화재의 하나인 명승(名勝)으로 삼아도
손색이 없는 대왕암은 푸른 물감을 흐트러놓은 듯, 창창한 동대해와 넝실넝실 해조음을 연주
하는 파도, 시원스런 바닷바람, 자연과 바다가 오랜 세월 빚어놓은 멋스러운 기암괴석들, 거
기에 해송이 베푸는 솔내음까지 이곳을 찾은 이들의 오감과 두 다리를 단단히 잡아두기 때문
이다.
울산은 지도상으로 동해 남단 돌출지역에 자리해 있는데,대왕암공원은 그 돌출된 부분에 끝
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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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으로 움푹 패인 공간으로 바닷물이 넝실넝실 들어와 잠시 쉬었다 가는 곳이다. 삼면이 깎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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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는 울산의 상징이다. 지금은 많이 쇠퇴하긴 했지만 198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고래잡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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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맵시가 일품인 울기등대(蔚崎燈臺) | |
◀ 현역에서 물러난 옛 울기등대(문화재청 사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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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25분 정도 걸으면 울기등대가 나온다. 대왕암은 여기서 5분 정도 더 들어간다. * 현대백화점 동부점이나 동부경찰서에서 울기등대행 마을버스가 1시간 20분 간격으로 1일 9회 다닌다. 허나 운행횟수가 적으므로 일산해수욕장이나 울기등대입구에서 가볍게 걸어가기를 권 한다. * 현대백화점 출발시간 - 9:05, 10:25, 11:45, 13:05, 14:25, 15:45, 17:05, 18:25, 19:45 * 승용차 이용시 ① 울산고속도로 → 신복로터리 → 태화강 강변도로 → 명촌대교 → 미포 → 방어진(염포로) → 일산해수욕장입구 → 울기등대입구 → 대왕암 주차장 ② 부산 → 울산방면 31번국도 → 선암동 → 울산역 → 명촌대교 → 미포 → 방어진(염포로) → 일산해수욕장 → 울기등대입구 → 대왕암 주차장 ★ 대왕암공원, 울기등대 관람정보 * 입장료는 없음 * 소재지 - 울산광역시 동구 일산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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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일 - 2009년8월5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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