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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면도 나들이 ~~~~~

▲ 안면도 자연휴양림

▲ 안면암의 밥줄, 부교(浮橋)와 2개의 섬(조구널섬, 여우섬)


봄이 한참 무르익기 시작하던 3월 말, 단체여행으로 안면도를 찾았다. 아침 7시에 서울
을 출발하여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행담도휴게소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행담도(行淡島
)는 아산만에 떠 있는 0.16㎢의 작은 섬으로 서해안고속도로의 백미로 일컬어진다.고속
도로가 뚫리기 이전에는 약간의 사람들이 살고 있었으나 2001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섬 사람들은 강제로 정든 고향을 내줘야 했고, 지금은 휴게소 겸 행락지로 새롭게 자리
매김을 하였다.

언제나 사람과 수레로 몸살을 앓는 행담도를 뒤로하며 서해대교를 가뿐히 넘어 충남 땅
에 들어선다. 서산과 태안을 지나 한반도와 안면도를 끈끈하게 이어주는 안면대교를 건
너 우리나라에서 6번 째로 큰 섬 안면도로 발을 들인다.안면읍을 지나 오른쪽으로 방향
을 틀어 오션캐슬(Ocean Castle)을 지나면 드넓은 백사장(白沙場)의 꽃지해수욕장이 시
원스레 펼쳐지고, 곧 사륜구동오토바이(ATV, all-terrain vehicle, 이하 사륜구동)타는
곳에 이른다.꽃지를 찾은 것은 바로 사륜구동을 타기 위함으로 그곳에는 사륜구동 30여
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사륜구동과의 첫 만난, 우선 능숙한 조교에게 간단한 설명과 조작방법, 주
의사항을 듣고 그 자리에서 10분 가량 몸풀기 운전에 들어갔다. 한꺼번에 30여 대가 부
릉부릉 연주곡을 내뿜으며 손에 익숙해질 때까지 열심히 연습장을 돈다.약간 긴장의 끈
을 놓지 않았던 나도 1~2바퀴 도니 도는 만큼 여유와 익숙함, 속도가 정비례한다. 어느
정도 몸을 풀자 비로소 실전에 들어갔다. 여자들이 먼저 가고 남자들이 그 뒤를 따르는
형태로 진행되었는데, 여자들이 운전에 서툴러 말썽이 생기자 조교는 그들을 샛길로 뺐
다. 그들이 빠지자 남자들은 마음껏 속력을 내며 사륜구동의 참맛을 누린다.

코스는 대체로 비포장길로 중간에 잠시나마 2차선 포장길이 펼쳐지기도 한다. 호숫가를
따라 가는 구간도 있고 야트막한 고개도 있으며,바다를 벗삼아 달리는 꽃지해변 구간도
있다.포장길과 해변길은 다들 빛의 속도를 꿈꾸며 열심히 속도를 내면서 마치 추격전을
벌이는 듯 했다. 코스의 반환점은 해변의 남쪽으로 거기서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코스를 다 돌자 이번에는 연습장 옆에 마련된 특수 장애물 코스로 이동한다.
(남자들만 갔음)흙으로 다진 온갖 장애물로 가득한 그 코스, 야트막한 장애물부터 경사
가 가파르고 높은 장애물, 비스듬하여 자칫 넘어지기 쉬운 장애물까지, 그 전 코스보다
훨씬 난이도가 높으며, 사고의 위험이 크다. 하지만 스릴감과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으며 장애물을 넘을 때마다 손에 땀을 쥐며 긴장감이 파도치듯 치솟는다.다들 무탈하
게 그 구간을 통과하면서 2시간에 걸친 사륜구동 체험은 아쉽게도 마무리 되었다. 저렇
게 재밌는 것을 이제서야 타보다니 다음에도 꼭 타보고 싶은 마음 굴뚝 같다.

꽃지에서의 일정을 정리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 방포항으로 이동했다.10분 정도 달려 도
착한 방포항은 관광객들이 끌고 온 수레들로 파도를 이루어 점심이 예약된 식당까지 들
어가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간신히 비좁은 길을 비집고 들어가 해물탕과 온갖 해산음
식으로 즐거운 점심시간을 갖는다. 물론 곡차(穀茶)가 빠질 순 없지. 다들 알콜이 어느
정도 축적된 상태에서 점심을 마치고 밖으로 나온다. 방포항은 젓개항으로도 불리는데,
조개와 해산물로 유명하다.특히 부드러운 곡선을 지닌 꽃다리란 다리가 방포 북쪽과 남
쪽을 이어주고 있는데,방포항의 명물로 야경이 매우 아름답다고 하며 마을 한쪽에는 천
연기념물로 지정된 모감주나무군락이 따사로운 봄을 잉태하며 막바지 인내를 견디고 있
었다.

방포항에서 생각치도 못한 모감주나무군락과 눈인사를 나누고 안면도자연휴양림으로 발
길을 옮긴다.


▲ 아직도 겨울의 정령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늘어져 있는
안면도 모감주나무 군락(群落) -
천연기념물 138호


방포마을의 모감주나무 군락은 마을과 방포해수욕장에 걸쳐 있다. 숲의 길이는 120m, 너비는 약
15m로 바닥은 자갈로 덮여 있으며, 높이가 2m에 이르는 나무가 400∼500 그루 정도 자라고 있어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防風林)의 역할도 도맡아 한다. 모감주나무 외에도 소사나무, 졸참
나무, 신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

이곳 모감주나무의 유래에 대해서는 2가지 설이 있다. 이 나무는 중국이 분포의 중심지로 그곳
에서 자라던 나무의 씨앗이 서해바다의 해류를 타고 넘어와 뿌리를 내린 것이라고 하며, 서해안
과 동해의 영일만(迎日灣) 일대에서도 모감주나무가 발견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자란 토종으로
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나무로 자연적으로 싹을 틔워 자라고 있으며, 나름대로 가치가 높아 천
연기념물로 삼았다. 또한 군락이 마을 쪽으로 계속 확장되면서 나무의 높이도 점점 자라고 있음
이 밝혀졌다.


♠ 수목원과 휴양림이 한데 어우러진 자연 명소
안면송(安眠松)의 솔내음이 진하게 진동하는 ~ 안면도 자연휴양림

안면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소나무 천연림이 우거진 곳이다. 이곳에서 자라는 소나무인 안
면송(安眠松)은 우수한 품종으로 예로부터 명성이 자자하여 고려시대부터 조선 때까지 궁궐 목
재나 배를 만드는데 사용되었다. 특히 경복궁(景福宮)을 지을 때 이곳의 소나무가 큰 역할을 했
다고 한다. 지나친 벌목으로부터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고려와 조선 정부는 특별히 옆구리에 끼
며 관리를 했으며, 해방 이후는 1965년부터 충청남도에서 관리하고 있다.

안면읍 승언리 남쪽에 자리한 안면도자연휴양림은 1992년에 문을 열었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
은 안면송의 솔내음이 가득 진동하는 이곳은 안면도를 남북으로 가르는 77번 국도를 사이에 두
고 서쪽은 수목원, 동쪽은 휴양림으로 나눠져 있다. 수목원에는 한국정원(아산원)과 방향수원,
외국수원, 소나무원, 식용수원, 상록수원, 먹넌출/모감주나무 자생수원, 목련원, 철쭉원, 생태
습지원, 유리온실, 전망대 등이 있으며, 휴양림에는 산림전시관을 비롯하여 하루 머물다 갈 수
있는 숲속의 집과 황토초가집 등의 숙박시설, 새조개봉과 키조개봉 등 조개류의 이름을 딴 6개
의 봉우리가 휴양림을 구성한다.

※ 안면도 자연휴양림 찾아가기 (2009년 8월 기준)
*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태안행 직행버스가 수시로 떠나며, 강남고속터미널(센트럴시티)과 동서
울터미널에서도 태안행 직행버스가 드문드문 다닌다.
* 인천, 부천, 성남, 천안, 대전(동부), 군산에서 태안행 직행버스가 운행한다.
*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안면도행 직행버스가 1일 10여 회 운행하며 강남고속터미널(센트럴시티)
에서는 1일 4회 운행한다. (피서철과 안면도 국제꽃박람회 때는 증회 운행)
* 태안과 안면읍에서 영목 방면 군내버스(1일 20여 회 운행)를 타고 안면도자연휴양림 하차
* 승용차로 가는 경우
① 서해안고속도로 → 홍성나들목 → 천수만방조제 → 원청리 → 안면대교 → 안면읍 → 안면도
자연휴양림
② 서해안고속도로 → 서산나들목 → 서산 → 태안 → 원청리 → 안면대교 → 안면읍 → 안면도
자연휴양림

★ 안면도 자연휴양림 관람정보 (2009년 8월 기준)
* 입장료(단체는 30인 이상) - 성인 1,000원(단체 800원) / 청소년,군인 800원 (단체 600원) /
어린이 400원(단체 200원)
* 관람시간 - 하절기(3~10월) 9시 ~ 18시 / 동절기(11~2월) 9시 ~ 17시
* 숲속의 집 이용 - 숙박일 오후 15시 ~ 다음날 12시까지 (숙박일 22시까지 반드시 입실 요망)
* 주차비 - 경차 1,500원 / 소,중형차 3,000원 / 25인승이상 대형 5,000원
(숲속의집 사용자는 입장료와 주차비 공짜)
* 안면도 자연휴양림 숲속의 집 이용정보와 예약은
☞ 안면도자연휴양림 홈페이지 참조
* 소재지 -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산 32-567 (☎ 041-670-2452, 674-5019)




▲ 안면도 자연휴양림 지도
(안면도 자연휴양림 홈페이지 참조)


휴양림은 1,500여 수종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으며 송림이 무성하여 하늘이 거의 보이질 않을 정
도이다. 휴양림을 이루는 6개의 봉우리를 모두 둘러보려면 넉넉잡아 1시간 정도 걸리는데, 우리
는 시간이 넉넉치 못하여 2개의 봉우리만 둘러보는 2번 코스로 휴양림을 산책해 아쉬움이 너무
강하다. 하지만 어찌하겠는가~~ 단체로 간 것이니~~ 다음을 기약하는 수 밖에~~

※ 휴양림 산책코스 (1,2번은 간단코스, 5번은 풀코스)
① 주차장 → 산림전시관 → 배수지고개 → 바지락봉 → 모시조개봉 → 주차장 (15분 소요)
② 주차장 → 산림전시관 → 배수지고개 → 숲속의 집 → 바지락봉 → 모시조개봉 → 주차장
(20분 소요)
③ 주차장 → 산림전시관 → 배수지고개 → 숲속의 집 → 대피소 → 잔디광장 → 삼해봉 → 새
조개봉 → 바지락봉 → 모시조개봉 → 주차장 (30분 소요)
④ 주차장 → 산림전시관 → 배수지고개 → 숲속의 집 → 대피소 → 진주조개봉 → 잔디광장 →
삼해봉 → 새조개봉 → 바지락봉 → 모시조개봉 → 주차장 (45분 소요)
⑤ 주차장 → 산림전시관 → 배수지고개 → 숲속의 집 → 대피소 → 키조개봉 → 진주조개봉 →
잔디광장 → 삼해봉 → 새조개봉 → 바지락봉 → 모시조개봉 → 주차장 (60분 소요)


▲ 안면송 그늘 아래에 펼쳐진 쉼터

▲ 산림전시관

휴양림에 발을 들이면 제일 먼저 3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휴양림의 남쪽 외곽
인 모시조개봉이 왼쪽으로는 휴양림의 안쪽 부분이 나온다. 왼쪽으로 길을 잡고 조금 들어가면
'ㄷ'자 모양의 산림전시관이 그 모습을 보인다.

산림전시관은 목재의 가공 및 이용, 전통목가구와 목공예품, 식물과 나무의 표본 등이 아낌없이
전시된 공간으로 소나무 재선충을 옮기고 다니는 솔수염하늘소를 볼 수 있다. 전시관 뜰에는 공
작 등 조류(鳥類)가 서식하는 사육사가 있다. 휴양림에 들어섰으니 산림전시관은 밑바탕으로 둘
러봐야 되겠지만 일행 모두 그곳을 지나치는 지라 나도 별 수 없이 통과하고 말았다. 다음에 기
회가 된다면 전시관을 말끔히 구경하고 싶다.


▲ 아름다운 꼬랑지를 펼쳐보이며 인간들 구경에 여념이 없는 공작새
사람들에게는 사육사 안의 공작새가 구경의 대상이지만 공작새에게는
사육사 밖을 나돌아 다니는 인간들이 구경의 대상이다.

▲ 자신의 꼬랑지를 다듬느라 여념이 없는 공작새


▲ 배수지고개

산림전시관을 지나 자연의 넉넉한 마음마냥 야트막한 배수지고개를 넘으니 휴양림 숙박시설(숲
속의 집)이 나타난다. 숲속의 집은 통나무로 만든 통나무집이 주류를 이루며 황토초가집, 황토
초가집은 1동, 한옥은 1동(3실, 가장 위쪽에 있음)이다. 이들은 안면송과 어울려 휴양림의 멋스
러움과 여유로움을 진하게 드러내 수식한다.


▲ 숲속의 집의 하나인 통나무집

숲속의 집을 지나 산길을 약간 오르면 휴양림 능선이 나타난다. 바다가 보일 듯도 하지만 좀 더
높은 산이 앞을 가로막고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새조개봉(92.4m)가 나오
며, 오른쪽은 바지락봉인데, 우리는 오른쪽으로 길을 틀었다.

▲ 소나무 숲길을 거닐며 자연과의 동화를 꿈꾸다. (바지락봉~모시조개봉 능선길)


▲ 바지락봉 정상에 세워진 봉우리 표석
휴양림에는 6개의 봉우리가 있다. 봉우리라고 해서 산의 일반적인 봉우리는 아니다.
능선에서 그나마 높은 곳을 봉우리로 삼아 우리에게 무척 친근한 조개류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 모시조개봉 봉우리 표석


▲ 시인 채광석(蔡光錫, 1948~1987) 시비
채광석은 안면도 출신으로 1987년 의문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시비에 적힌 '기다림'이란 시는 그가 26살에 박정희 대통령의 긴급조치 5호로
공주교도소에 갇혀있을 때 지은 것으로 자유로의 열망을 애타게 표현했다.

기름진 고독의 맘에 불씨를 묻으리라
이름모를 산새들 떼지어 날고 계곡의 물소리 감미롭게 적셔오는
여기 이 외진 산골에서
맺힌 사연들을 새기고 구겨진 뜻들을 다리면서 기다림을 익히리라.
카랑한 목을 뽑아 진리를 외우고
쌓이는 낙엽을 거느리며 한걸음 두걸음 조용히 다지다가
자유의 여신이 찾아오는 그날 고이 목을 바치리라.
대를 물려 가꿔도 빈터가 남는
기름진 고독의 밭에 불씨를 묻으리라.


2번코스(주차장 → 산림전시관 → 배수지고개 → 숲속의 집 → 바지락봉 → 모시조개봉 → 주차
장)
로 한 바퀴 도니 25분 정도 걸렸다. 여유가 된다면 휴양림의 구석구석과 수목원도 둘러보고
싶은 마음 굴뚝 같았으나 단체로 온 여행이라 나에게 그런 권한은 없었다. 많은 것을 눈에 담지
못하고 온 아쉬움은 실로 태산보다 더했다. 아쉽지만 다음의 인연을 꿈꾸며 안면송의 보금자리
인 휴양림을 떠났다.

휴양림에서 승언리를 지나 태안 방면으로 달리다가 안면암 이정표의 안내로 오른쪽 조그만 시골
길로 방향을 튼다. 여기서 5분 저도를 들어가니 천수만(淺水灣)을 옆구리에 낀 안면암이 모습을
드러낸다.


♠ 천수만에 둥지를 튼 조그만 절, 부교(浮橋)를 내세워
안면도의 유명 관광지로 크게 부각된 안면암(安眠庵)

천수만이 바라보이는 언덕에 뿌리를 내린 안면암은 고색(古色)이 창연하거나 오래된 문화유산이
깃들여진 절이 아니다. 고색이 짙은 절이나 산사의 아늑함과 단촐함, 절에 깃들여진 오래된 문
화유산을 생각하고 발을 들였다면 실망만을 가득 안게 될 것이다. 솔직히 절 자체는 별볼일 없
으며, 눈이 호강을 즐길 볼거리는 없다. 다만 절보다는 바다를 옆에 낀 이곳의 경치가 안면도
제일로 손꼽히며, 조구널섬까지 이어진 부교(浮橋)는 부교체험이라 하여 안면암을 안면도 제일
의 명소로 일으켜 세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또한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이 아름다워 해돋
이 명소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그야말로 절의 위치가 명당 중의 명당인 셈이다.

안면암은 김제에 있는 금산사(金山寺)의 말사(末寺)로 법주사(法住寺) 주지를 지낸 승려 지명이
그를 따르는 신도와 함께 1998년에 지은 현대식 절이다. 절의 면적은 2,727㎡로 천수만이 바라
보이는 곳에 3층에 이르는 거대한 법당인 무량수전(無量壽殿)을 지었다. 건물의 모습은 기존의
우리나라 불전과 크게 다르고 크기만 너무 커서 그다지 정감이 가질 않는다. 법당 옆에는 역시
3층짜리 삼성각(三聖閣)을 비롯하여 대웅전, 선원 등을 갖추었다. 절의 규모는 작으나 3층에 이
르는 법당과 삼성각은 절의 왜소함을 크게 커버해주어 부교에서 보면 바닷가 언덕에 지어진 화
려하고 웅장한 별장처럼 다가온다.

절 앞에는 여우섬과 조구널섬 2개의 조그만 섬이 두둥실 떠 있는데, 절에서 조구널섬까지 100m
가 조금 넘는 부교를 설치하여 건널 수 있다. 다만 다리가 섬까지 직접 이어진 것이 아니라 그
중간까지만 놓여 있다. 썰물 때는 갯벌이 은은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어 부교 끝에서 갯벌을 통
해 섬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갯벌체험도 즐길 수 있다. 다만 밀물 때는 갯벌이 바다 밑으로 숨
바꼭질을 하여 갈 수 없다. 우리가 갔을 때는 운이 없는지 밀물 때가 걸려 섬에 들어가지도 못
하고 견우와 직녀가 강 사이를 두고 서로 연모하며 바라보듯, 그렇게 두 섬을 지켜봐야 했다.

안면도 관련 여행상품에서 약방의 감초로 등장하는 안면암 부교체험의 현장으로 부교의 호기심
을 가득 품고 찾아온 관광객들로 절은 늘 부산하다. 오래된 절의 호젓한 분위기와 고색함은 없
지만 바다와 일출을 가슴에 품은 절로 가볍게 다녀올만한 명소이다.

※ 안면암 찾아가기 (2009년 8월 기준)
* 서울 남부터미널, 강남고속터미널(센트럴시티)에서 안면도행 직행버스 이용
* 안면읍에서 안면암까지 들어가는 버스편은 없다. 택시를 이용하거나 태안 방면 군내버스를 타
고 안면암입구(정당리)에서 내려서 도보 30분
* 승용차로 가는 경우
① 서해안고속도로 → 홍성나들목 → 천수만방조제 → 원청리 → 안면대교 → 정당리 → 안면암
② 서해안고속도로 → 서산나들목 → 서산 → 태안 → 원청리 → 안면대교 → 정당리 → 안면암

★ 안면도 관람정보 (2009년 8월 기준)
* 입장료와 주차비는 없음
* 썰물 때는 부교를 통해 조구널섬까지 접근이 가능하다.
* 소재지 -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읍 정당리 178-1 (☎ 041-673-2333)
* 안면암 홈페이지는 바로 아래 금동관음보살입상 사진을 클릭한다.

◀ 자비로운 인상의 금동관음보살입상

주차장에서 경내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금동을
입힌 고운 자태의 관음보살이 인자한 누님의
모습으로 중생을 반긴다. 왼손으로 감로수의
정병(政柄)을 쥐고 있으며, 오른손 아래 옷자
락이 약간 튀어 나온 것을 보니 바닷바람에 휘
날리는 법의(法衣)를 표현한 듯 싶다. 그가 서
있는 연꽃대좌 아래로 팔부중상(八部衆像)이
새겨져 그를 지킨다.


▲ 동쪽 바다(천수만)를 바라보며 자리한 안면암 무량수전(無量壽殿)
절집이라기보다는 한옥으로 된 관광상가 같다. 무량수전 앞에는 금강역사(金剛力士)와
팔부중상 등이 새겨진 돌덩어리가 절을 찾은 나그네를 검문한다.

◀ 삼성각과 용왕각(龍王閣)을 갖춘 3층 건물
1층에는 삼성각이 2층에는 용왕각이 한자리씩
차지하며 불전을 이룬다.


▲ 천수만에 뿌리를 내린 2개의 섬 여우섬과 조구널섬
하늘나라 선녀누님들이 공기놀이를 하다가 실수로 떨어트린 공기가 섬으로 굳어진 것 같다.


▲ 안면암 부교
썰물 때는 바로 부교로 갈 수 있지만, 밀물 때는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대나무 다리를
건너야 된다. 다리가 은근히 부실하므로 바다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수심은 별로 깊지 않음)


▲ 잔잔한 바다의 속삭임 ~ 천수만(淺水灣)
천수만은 안면도와 서산, 홍성 사이의 물굽이를 이룬 바다를 일컫는다.
조구널섬과 죽도, 황도, 토끼섬, 모래섬 등의 작은 섬이 떠 있으며
서산 부석면 쪽은 서해안방조제를 쌓아 땅으로 만들었다.


▲▼ 바다 위에 뜬 하얀 조각배 ~

월척을 그리며 힘차게 뱃고동을 울린다.


▲ 부교의 끝에서 애타게 바라본 여우섬(왼쪽)과 조구널섬(오른쪽)
썰물 때 왔더라면 갯벌을 타고 섬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밀물로 길이 막히면서
부교의 종점에서 아쉬운 마음을 애써 삼키며 섬을 지켜본다.


▲ 보다 가까이서 바라본 조구널섬
인적이 없는 조그만 섬, 속세를 등지고 저곳에 들어가 몇일 당분간 묻혀 살고 싶다.
속세에서 나란 존재를 잠시 지우고 싶을 때 피난처로 삼고 싶은 곳이다.


▲ 부교에 줄이 묶인 채, 휴식을 즐기는 배 1척
배에서 즐기는 한줄기 낮잠은 과연 어떠할까? ~ 치악산 구룡사(龜龍寺) 창건설화에
나오는 의상대사(義湘大師)처럼 배에서 낮잠을 청해보고 싶다.

◀ 안면암 부교의 전경
다리는 그리 위험하지 않으므로 안심하고 건너
도 된다. 부교를 띄운 바다의 수면도 그리 깊
지가 않아 혹 빠지더라도 사고의 위험은 적다.
허나 괜히 장난 같은 것은 하지 않도록 한다.


말로만 듣던 안면암 부교를 진하게 체험하고 안면암을 나온다.솔직히 절 자체는 볼거리
가 없다. 다만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와 부교가 이곳의 큰 매력이라 하겠다.안면암의 존
재를 천하에 알린 안면암의 든든한 밥줄로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안면암이 바위 이름인
줄 알았다.

부교를 타고 조구널섬까지 발을 들였으면 좋으련만, 바다의 심술로 뜻을 이루니 못하니
아쉬움이 천수만에 모인 바닷물만큼이나 커다랄 따름이다.안면암을 나오니 시간은 어느
덧 17시,안면대교를 건너 천수만방조제를 지나 홍성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원점인
서울로 길을 재촉했다. 이리하여 안면도 나들이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정말 번개처럼 날아가 즐겁게 보냈던 그날 하루, 그곳이 그리워지고 같이 간 이들이 보
고 싶은 마음에 비록 보잘 것은 없지만 이렇게 글을 남긴다.


* 까페(동호회)에 올린 글은 공개일 기준으로 10일까지만 수정,보완 등의 업데이트가
이루어집니다. <단 블로그는 한달까지이며, 원본
은 2달까지임>
* 본글의 내용과 사진을 퍼갈 때는 반드시 그 출처와 원작자 모두를 표시해주세요.
* 작게 처리된 사진은 마우스로 꾹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오타나 잘못된 내용이 있으면 즉시 댓글이나 쪽지 등으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글을 읽으셨으면 그냥 가지들 마시고 댓글 하나씩 꼭 달아주세요.
*답사, 촬영 일시 - 2009년 3월 28일
*작성 시작일 - 2009년 4월 16일
*작성 완료일 - 2009년 5월 4일
*숙성기간 ~ 2009년 5월 4일 ~ 2009년 8월 13일
*공개일 - 2009년 8월 13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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