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악산 연말 나들이 (대원사, 수왕사) ' ▲ 모악산 대원사 겨울 제국(帝國)의 나날이 강성해가던 연말의 어느 평화로운 날 전북 한복판에 자리한 모 악산을 찾았다. 이번 해가 새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지 정말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묵은 해가 되어 다시 금 새로운 해를 맞이해야 된다. 그래서 묵은 해를 정리할 겸, 올해 마지막 답사지를 물색 하다가 모악산 대원사가 격하게 땡겨 그곳으로 쿨하게 길을 잡았다. 아침 일찍 차디찬 새벽 공기를 가르며 서초동 남부터미널로 이동하여 전주로 가는 직행버 스를 나를 담았다. 버스도 추위가 싫었는지 남쪽을 향해 질주하여 2시간 20분만에 전주시 외터미널에 도착했다. 금강산도 식후경(食後景)이라는 크고 아름다운 말이 있듯이 미리 점심을 먹고 움직이고자 전주(全州)에 올 ..
' 경북 영주, 봉화 나들이 (오전약수터, 석천계곡) ' ▲ 오전약수터 ▲ 석천계곡 ▲ 석천정사 여름 제국의 한복판인 7월 중순의 어느 평화로운 날, 몸에 좋은 탄산약수와 시원한 계곡 생각이 간절하여 간만에 수도권을 벗어났다. 청량리역에서 안동(安東)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에 나를 담고 원주, 제천, 단양을 거쳐 영주로 내려가는데, 죽령(竹嶺) 이전까지만 해도 장마의 기운이 여전했으나 죽령을 지나 면서부터 차창 밖은 완전 다른 세상으로 바뀌었다. 단지 고개 하나를 지났을 뿐인데, 중 부 지방에서 남부로 지역이 지역이 바뀌었고 장마가 죽령을 넘지 못하면서 그 이남은 벌 써부터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판을 치는 것이다. 영주역에 도착해 두 발을 내리니 거의 숨이 막힐 정도로 후덥지근한 날씨가 나를 맞이한 ..
~~~~~ 산청 가을 나들이 ~~~~~ (전 구형왕릉, 왕산사지, 유의태약수터) ▲ 전 구형왕릉 늦가을이 절정을 이루던 10월의 끝 무렵에 지리산 동쪽에 넓게 누운 경남 산청(山淸)을 찾 았다. 아침 일찍 부산서부터미널에서 진주(晋州)행 직행버스를 타고 냉정분기점까지 줄기차게 이 어진 교통체증을 뚫으며 1시간 50분 만에 진주시외터미널에 도착했다. 여기서 바로 산청으 로 가는 직행버스를 잡아타고 40분 정도를 달려 9시 40분에 산청터미널에 이르렀다. 산청터미널에서 구형왕릉이 있는 화계리로 가는 군내버스가 10시에 있는데 마침 시간이 딱 맞아 떨어진다. 쌀쌀한 아침 기운에 여남은 졸음을 털어내고 있으니 화계리행 군내버스가 타는 곳에 쑥 머 리를 들이민다. 차에 오르니 거의 노인들 뿐이고, 젋은층은 정말 ..
' 한겨울 춘천 나들이 ' ▲ 춘천 추곡약수 겨울 제국(帝國)의 혹독한 통치 속에서 묵은 해가 저물고 새해의 막이 올랐다. 강제로 나 이 1살이 누적되니 기분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한복판이다. 하여 꿀꿀한 기분도 좀 달래 고 조촐하게 몸보신도 누릴 겸, 요즘 한참 관심을 두고 있는 탄산 약수를 찾기로 했다. 탄산 약수는 태반이 강원도와 경북 산골에 묻혀 있어 서울에서 찾아가기가 그리 녹녹치가 못하다. 예전에는 서울에도 '천호약수'란 꽤 유명했던 탄산 약수가 있었지만 천박한 개발 의 칼질로 이제는 흔적도 없다. 그나마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탄산 약수는 춘천 추곡약수 , 비록 춘천(春川)이라고는 하지만 화천군과 양구군과 맞닿은 춘천의 북쪽 끝으머리에 자 리해 있다. 허나 교통편은 다른 탄산 약수와 달리 조금..
' 수도권 유일의 동굴 관광지, 광명시 광명동굴 ' ▲ 광명 와인동굴 (광명동굴) ▲ 황금폭포 ▲ 광명동굴의 마스코트, 아이샤 서울에서 자연산 동굴을 구경하려면 400~500리나 떨어진 강원도 정선이나 영월, 태백, 충 북 단양까지는 가야 된다. 몸에 좋은 탄산약수만큼이나 보기가 참 어려운데, 2011년 이후 서울 근교에도 드디어 동굴이 하나 생겨 멀리 가야 되는 수고로움이 조금은 덜해졌다. 단 양이나 정선처럼 자연산 동굴이면 참 좋겠지만 현실은 광산(鑛山) 출신의 인공 동굴로 그 주인공은 광명시에 있는 광명동굴(가학광산)이다. 비록 인공으로 다져진 굴이지만 내부는 자연산 굴과 많이 닮았으며, 울산 울주군(蔚州郡) 의 자수정동굴처럼 버려진 광산을 관광용으로 잘 재생한 케이스로 널리 칭송을 받고 있다. 그..
' 탄산약수의 성지를 찾아서 ~~~ 홍천 삼봉약수터 (삼봉자연휴양림, 운두령) ' ▲ 삼봉약수터 봄이 겨울의 잔여 세력을 토벌하며 천하평정에 열을 올리던 3월의 한복판에 친한 후배와 강원도를 찾았다. 이번 나들이는 후배가 차를 렌트하여 1박2일 일정으로 강원도와 충북, 경북 지역을 유람 하기로 했는데 렌트카의 장점을 최대한 뽑고자 대중교통 접근성이 매우 고통스러운 곳을 중심으로 아주 아름답게 동선을 짰다. 그래서 요즘 한참 관심을 가지고 있는 탄산약수를 먼저 찾기로 하고 적당한 약수를 물색, 홍천 삼봉약수터에 격하게 반응을 보여 그곳을 1 번 답사지로 정했다. 아침 8시, 능동(陵洞) 어린이대공원 부근을 출발하여 우선 주유소에 들어가 2일 동안 수 고를 해줄 차량에게 밥을 두둑히 먹이고 긴 여정에 들어갔..
' 6월 맞이 산사 나들이, 국립서울현충원 호국지장사(지장사) ' ▲ 호국지장사 지장전(지장보살입상) 국립서울현충원은 호국영령들이 잠든 이 땅의 영원한 성역(聖域)이다. 그러다보니 재미 없고 딱딱하며 어려운 곳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서울에 살고 있어도 학창시 절 소풍이나 백일장으로 가본 것이 고작인 사람이 적지 않으며 그곳으로 나들이를 가자 고 하면 의아해하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이들도 많다. 아무래도 나들이나 산책 등으 로 가기에는 왠지 실례가 될 것 같은 무겁고 조심스러운 곳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허나 그것은 현충원의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다. 그곳은 북한산(삼각산)과 북악 산(백악산), 남산과 더불어 서울의 하늘을 정화시켜주는 듬직한 허파로 숲이 울창해 다 양한 동식물이 의지하..
' 울산 왜성(倭城) 나들이, 서생포왜성 ' ▲ 서생포왜성 내성의 동쪽 성벽 ♠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자리한 옥의 티 같은 옛 왜성 ~ 서생포왜성(西生浦倭城) - 울산 지방문화재자료 8호 ▲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서생포왜성 외성 푸른 잡초들이 임진왜란의 쓰라린 흔적을 가리느라 부산하다. 여름이 슬슬 기지개를 켜며 천하를 무더위로 내몰던 6월 첫 무렵에 서울에서 머나먼 남동임해 (南東臨海) 지역을 찾았다. 부산에서 먼저 볼일을 마치고 다음날 아침 울산(蔚山)으로 넘어오면서 문득 옛날에 갔었던 서 생포왜성이 생각이 났다. 하여 이유도 따지지 않고 왜성이 있는 진하로 길을 잡았다. 울산의 동남쪽 끝으머리인 서생면 진하(서생리) 뒷쪽 언덕(해발 133m)에는 임진왜란의 쓰라린 흔적인 서생포왜성이 평화롭게 누워 있다..
' 늦가을 산사 나들이 ~ 고성 연화산 옥천사(玉泉寺) ' ▲ 옥천사 대웅전 ◀ 옥천사 전나무 숲길과 계단 ▶ 옥천사 독성각, 산령각 늦가을이 한참 절정을 쏟아내던 10월 끝무렵에 경남 고성(固城) 옥천사를 찾았다. 마산남부터 미널에서 통영행 직행버스를 타고 고성 북쪽 관문인 배둔에서 내려 개천으로 가는 군내버스를 기다렸다. 차는 거의 1시간 마다 있는데, 마침 20분 뒤에 있다. 차를 기다리기 심심하여 정류장 화단에서 놀고 있는 잠자리를 희롱하며 노닥거렸는데, 화단에 서 놀던 잠자리는 5마리였다. 잡힌 잠자리는 자비를 베풀며 무조건 석방시켰으나 그들은 멀리 가지 않고 주변에서 놀다가 또 내 손에 잡힌다. 그렇게 잡고 풀어주는 것을 반복하여 20여 번 정도 잡았으니 1마리 당 거의 4~5번 나의 거친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