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울 산사 나들이, 천안 태조산 각원사~성불사 ' ▲ 각원사 청동좌불상 겨울이 무르익어가던 12월 중엽, 친한 후배들과 충남 제일의 도시인 천안(天安)을 찾았다. 천안에서 문을 두드린 곳은 청동대좌불로 유명한 각원사로 태조산(421m)에 포근히 자리해 있다. 태조산은 고려를 세운 태조 왕건(王建)이 이곳에서 군사를 양병했다고 하여 유래된 이름으로 태조봉이라 불리기도 한다. 오전 9시 반에 방학역(1호선)을 출발, 중간중간에 후배들이 합류하여 12시가 지나서 천안 역에 도착했다. 그 장대한 거리를 후배들과 수다를 떨며 가니 체감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 다. 천안역에 이르러 태조산의 품으로 들어가는 천안시내버스 24번(각원사↔동우아파트)을 타 고 20분 정도를 더 들어가 각원사 종점에서 두 발을 내렸다...
' 한겨울 춘천 나들이 ' ▲ 춘천 추곡약수 겨울 제국(帝國)의 혹독한 통치 속에서 묵은 해가 저물고 새해의 막이 올랐다. 강제로 나 이 1살이 누적되니 기분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한복판이다. 하여 꿀꿀한 기분도 좀 달래 고 조촐하게 몸보신도 누릴 겸, 요즘 한참 관심을 두고 있는 탄산 약수를 찾기로 했다. 탄산 약수는 태반이 강원도와 경북 산골에 묻혀 있어 서울에서 찾아가기가 그리 녹녹치가 못하다. 예전에는 서울에도 '천호약수'란 꽤 유명했던 탄산 약수가 있었지만 천박한 개발 의 칼질로 이제는 흔적도 없다. 그나마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탄산 약수는 춘천 추곡약수 , 비록 춘천(春川)이라고는 하지만 화천군과 양구군과 맞닿은 춘천의 북쪽 끝으머리에 자 리해 있다. 허나 교통편은 다른 탄산 약수와 달리 조금..
' 부산 기장 동해바다 나들이 (기장 죽성리 일대) ' ▲ 죽성리왜성에서 바라본 죽성리와 동해바다 (정면에 큰 나무가 죽성리해송) ▲ 죽성리왜성 ▲ 죽성리 월전포구 지루했던 겨울이 저물고 봄이 완전히 천하를 접수했던 4월의 한복판에 겨울로부터 해방된 기분도 만끽할 겸, 그리운 얼굴도 보고자 간만에 부산을 찾았다. 부산(釜山)은 이 땅의 2번째 대도시이자 천하 제일의 항구 도시로 북쪽은 울산 울주군(蔚 州郡), 서쪽은 경남 창원과 김해와 경계를 이루고 있고, 동쪽은 너른 동해바다를 품고 있 으며, 남쪽은 바다 건너 대마도(對馬島)에 이르는 큰 지역이다. 부산으로 내려가던 중, 잠시 대구에서 발길을 멈추고 팔공산(八公山)에 안긴 파계사(把溪 寺)와 성전암(聖殿庵)을 둘러보며 산사(山寺)의 봄 풍경을 즐겼다...
' 수도권 고구려 유적의 성지, 아차산 나들이 (아차산성) ' ▲ 아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 아차산5보루 ▲ 아차산성 아차산은 해발 287m(또는 285m)로 용마산과 망우산을 거느린 큰 산줄기이다. 서울 강북의 동남쪽 벽으로 서울 광진구와 중랑구, 경기도 구리시의 경 계를 이루고 있으며, 예전에는 중랑구 봉화산(烽火山)까지 아차산의 영역이었다. 아차산은 음은 같지만 한자 표기만 해도 무려 4개(阿嵯, 峨嵯, 阿且. 峩嵯)씩이나 되는데, 삼국시대에는 아차(阿且), 아단(阿旦)이라 불렸으며, 고려 때 이르러 지금 널리 쓰이는 ' 아차(峨嵯)'란 이름이 나타난다. ('峩嵯'도 이때 나타남) 아단(旦)이란 이름은 태조 이성계(李成桂)가 조선을 세우고 이름을 단(旦)으로 고치자 제 왕의 이름을 피하는 법칙..
' 옥천(沃川) 늦겨울 기행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 구읍 명소들) ' ▲ 정지용문학관 로비에 재현된 정지용의 모습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여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안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 강원도 정선 나들이 (아라리촌, 아우라지) ' ▲ 아리리촌에서 만난 정겨운 풍물시(風物詩) 연자방아 밤하늘을 환하게 비추는 보름달처럼 가을이 알차게 익어가던 추석 연휴, 강원도의 지붕인 정선(旌善)을 찾았다. 서울의 동쪽 철도 관문인 청량리역에서 선물보따리를 바리바리 짊어지며 고향으로 떠나는 귀성객에 섞여 강릉(정동진)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에 나를 싣는다. 다행히 좌석이 있어 서 입석으로 가는 것은 면했다. 거의 3시간을 달려 하늘과 지척인 정선 땅에 진입, 정선의 남쪽 관문이자 태백선(太白線) 과 정선선이 갈리는 민둥산역에 두 발을 내린다. 이곳은 예전 증산역(甑山驛)으로 2009년 9월 민둥산으로 이름을 갈았다. 그 이유는 증산마을 북쪽에 억새로 유명한 민둥산(1118m) 이 있어 관광객 유치 ..
' 과거와 현재의 어울림 ~ 아산 외암리(外巖里) 민속마을 ' ▲ 외암리의 자랑, 돌담길 여름 제국(帝國)을 몰아낸 가을이 한참 천하를 수놓던 10월의 한복판에 일행들과 아산(牙山) 외암리민속마을을 찾았다. 일행들은 전날 당진(唐津) 왜목마을로 여행을 갔는데, 그들은 왜목 남쪽인 장고항에서 1박을 머물렀다. 나는 일이 있어서 함께 가지 못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그곳으로 달려가 9시에 도 착했다. 그들이 머물던 펜션은 장고항 서쪽 언덕에 둥지를 틀고 있어 서해바다와 장고항이 훤히 바라 보인다. 일행들과 어울려 아침을 먹고 시간을 때우니 어느덧 방을 비워야 될 시간이 문을 두 드린다. 그래서 자리를 정리하고 일단 삽교호(揷橋湖)를 거쳐 상경하기로 했다. 삽교호방조제 서쪽에 터를 닦은 삽교호관광지는 가을 행..
' 호남의 소금강, 순창 강천산(剛泉山) ' ▲ 구름다리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천산 ▲ 천우폭포 숲길 ▲ 구장군폭포 여름 제국(帝國)이 한참 절정을 누리던 8월 한복판에 호남의 소금강(小金剛)으로 격하게 찬양 받는 순창 강천산을 찾았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7시에 떠나는 전주(全州)행 직행버스를 타고 근 3시간을 달려 호남의 오 랜 중심지인 전주에 발을 내린다. 여기서 잠시 숨 좀 고르다가 순창(淳昌)으로 가는 직행버스 로 다시 1시간을 내달려 고추장의 고장인 순창에 이른다. 순창에서 11시 반에 강천산(강천사)으로 가는 직행버스를 기다리니 시간이 다되도록 코빼기도 보이질 않는다. 이거 무단 결행이 아닌가 걱정이 들던 찰라, 버스는 딱 시간에 맞추어 슬그머 니 타는 곳으로 들어와 입을 벌린다. 그 버스를 ..
' 석가탄신일 절 나들이, 정릉 북한산 봉국사(奉國寺) ' ▲ 조선 후기에 조성된 봉국사 석조여래좌상 봄과 여름의 팽팽한 경계선인 5월이 되면 3가지의 볼거리가 나를 바쁘게 만든다, 서울연등축 제(연등회)와 석가탄신일, 그리고 간송미술관(澗松美術館) 특별전이 그것인데, 이중 가장 흥 겨운 것이 석가탄신일(이하 초파일)과 그 1주 전에 열리는 서울연등회이다. (간송미술관 특 별전 2014년부터 미술관 대신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고 있음, 특별전 기간도 연장됨) 간송미술관 특별전은 별 인연이 없으면 거르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초파일은 비가 와도 절대 거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불교 신도도 아니고 평소에도 많은 절을 다녀 지금까지 300곳 에 이르는 사찰을 들락거렸지만 초파일에 굳이 순례를 가장한 절 ..
' 부산 금정산(金井山) 나들이 ' ▲ 금정산의 상징, 금샘 차디찬 겨울 제국의 기운이 슬슬 꺾이던 3월 첫 무렵에 부산(釜山)의 듬직한 진산(鎭山)인 금정산을 찾았다. 바로 전날 부산 광안동 선배 집에 여장을 풀고 코가 비뚤어지도록 곡차(穀茶)를 마시며 간 만에 회포를 풀었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 찬란한 여명의 재촉에 졸린 눈을 비비며 그날의 목적지인 금정산 산행을 떠났다. 광안역에서 부산시내버스 49번(노포역↔광안동)을 타고 금정산 기점의 하나인 범어사 입구 에서 내리니 시간은 벌써 정오를 가리킨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우선 점심을 먹기로 하 고 부근 식당에서 콩나물해장국과 뼈다귀해장국으로 뱃속을 위로하고 범어사입구 종점에서 등산객들로 미어터지는 부산시내버스 90번에 간신히 매달려 범어사 턱밑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