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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9.20 송파구의 싱그러운 모퉁이를 거닐다 ~~ 방이습지(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 서울둘레길3코스, 성내천 나들이 (송파둘레길 성내천길)

송파구의 싱그러운 모퉁이를 거닐다 ~~ 방이습지(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 서울둘레길3코스, 성내천 나들이 (송파둘레길 성내천길)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방이습지), 서울둘레길3코스 나들이

     

' 송파구, 서울둘레길3코스 자연 나들이 '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방이습지), 성내천>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방이습지)
▲  방이습지



 

방이동(芳荑洞) 생태경관보전지역(방이습지)은 서울 동쪽 변두리 끝으머리에 숨겨진 늪지
대로 조그만 우포늪(경남 창녕 소재) 같은 곳이다.
천하 제일의 대도시로 콧대가 높은 서울에 이런 늪지대가 있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인데,
같은 서울 하늘 밑에 있음에도 오랫동안 인연이 없다가 1년의 절반이 끝나가는 시점에 서
울 지역의 미답처(未踏處)를 여럿 지울 겸, 그곳을 찾았다.

햇님이 하늘 높이 걸린 13시 경, 도봉동(道峰洞) 집을 나서 130번 시내버스(우이동↔길동
4거리)를 타고 쌍문역과 미아사거리, 경동시장, 답십리역, 군자역, 광나루역를 지나 한강
(천호대교)을 건너 천호동(千戶洞)에서 두 발을 내렸다.
여기서 바로 3316번 시내버스(마천동↔천호역)로 환승하여 둔촌역, 서부입구를 거쳐 서울
과 하남시(河南市)의 경계선인 효죽동입구에서 내리니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을 알리
는 갈색 이정표가 마중을 나온다. 그의 손짓을 따라 서쪽 시골길을 2분 정도 들어가면 방
이습지 정문이다.
정문 주변으로 대나무로 엮은 담장길이 펼쳐져 있는데, 정문 동쪽은 길 남쪽에 담장이 이
어져 있고, 정문 서쪽은 양쪽으로 배열되어 운치를 진하게 자아낸다. 이들은 속세와 방이
습지의 경계선이다.


▲  효죽동입구에서 방이습지로 인도하는 시골길 (서울둘레길3코스)

▲  반쯤 열린 방이습지 정문
방이습지와 속세를 이어주는 유일한 통로이다.



 

♠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방이습지) 입문

▲  천연 원목으로 지어진 방이동 생태학습관

하남시와 맞닿은 오륜동(五輪洞) 뒤쪽(방이동 동북부)은 논두렁과 밭두렁, 농장, 농업용 비닐
하우스가 전부인 녹색 공간이다. 이곳은 꽃과 과일, 채소, 허브식물을 다루는 근교농업이 중
심을 이루고 있는데, 바로 그 밭두렁 한복판에 진한 숲과 갈대밭, 늪지를 품은 방이동 생태경
관보전지역(방이습지)이 누워있어 서울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곳이 녹색 공간으로 남
게 된 것은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개발의 칼날을 부러뜨렸기 때문이다.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나? 두 눈을 심히 어리둥절하게 만든 이 공간은 창녕 우포늪의 축소판
같은 곳이다. 그렇다고 그곳처럼 100% 자연산은 아니며 또한 100% 인공적인 곳도 아니다. 그
렇다면 이곳은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1970년대 방이습지 자리에는 벽돌공장이 자리하여 오랜 세월 많은 흙을 채취했다. 흙을 판 자
리에는 웅덩이가 여럿 생겨났는데, 벽돌공장이 없어지자 그 주변은 사람의 발길이 거의 끊긴
고적한 모퉁이가 되었다. 그런 상태로 세월이 꽤 흐르면서 웅덩이에는 물이 누적되어 늪지대
로 변해갔고, 나무와 수풀이 늪지에 의지해 덥수룩하게 자라났으며, 철새와 곤충, 물고기들이
이곳의 소문을 듣고 모여들어 자연히 생태습지를 이루게 되었다. 대자연 형님이 인간이 망치
고 버린 땅에 크고 아름다운 작품을 일군 것이다.

이후 이곳의 생태적 가치를 깨달은 서울시는 2002년 4월 15일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하여
개발의 칼질을 경계했다. 허나 지정만 했지 거의 방치 수준으로 계속 망가지고 있다가 2006년
11월부터 2007년 5월 말까지 생태복원공사를 벌였다.
이때 연결습지(498㎡)와 연결수로(62m)를 만들었고, 탐방로(398m)와 진입로 조성(55m), 습지
와 바깥 경계선으로 대나무로 엮은 담장 설치(1,564m), 조류 관찰대(1개소)와 수생식물원 설
치, 초화류 식재를 했으며, 공사가 완료되자 속세에 개방했다. 이후 2014년 1월에 방이동 생
태학습관을 지어 이곳 생태계의 이해를 돕게 했다.

방이습지의 면적은 58,909㎡(사유지 6,119㎡ 포함)로 생태학습관 1동과 탐방로, 조류관찰소를
지니고 있으며, 식물은 114종, 야생조류(황조롱이, 오색딱다구리, 청둥오리 등), 양서파충류(
청개구리, 산개구리 등), 곤충류(온갖 잠자리, 메뚜기 등), 어류(떡붕어, 대륙송사리) 등이
살고 있다.
연못과 늪지는 6개로 이중 북쪽 늪지(조류와 소생물 서식지)는 공개를 하지 않고 있으며, 나
머지 연못과 늪지는 관람이 가능하다. 습지대 주변으로 길게 대나무 담장을 둘러 속세와 경계
를 긋고 있고, 북쪽 늪지 또한 대나무 담장으로 꽁꽁 둘러 사람들의 접근을 막는다. 이들 늪
지는 여름에는 거의 만수(滿水)를 이루나 늦가을과 겨울에는 다소 수심이 줄어든다.

이곳 늪지대가 너무 자연스러운 모습이라 순수 자연산으로 착각하기 쉬우나 인공습지로 분류
되어 있으며, 엄밀히 따지면 사람과 자연이 같이 닦은 늪지대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여기서 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둔춘주공아파트(현재 재개발 중임) 뒤쪽에도 둔촌동(遁
村洞) 생태경관보전지역이 있는데 그곳 또한 늪지대와 숲을 지니고 있다. 방이동 동북부에서
둔촌동 뒤쪽까지 시골이 펼쳐져 있다 보니 상큼한 공간도 여럿 자리해 있는 것이다.

* 방이습지 소재지 : 서울특별시 송파구 방이동 443-15 (동남로 397, 문의 ☎ 02-2147-2100)

▲  바깥에서 바라본 방이동 생태학습관

▲  방이동 생태학습관 옆 늪지대

방이습지 정문을 들어서면 갈색 피부를 지닌 2층짜리 방이동 생태학습관이 모습을 비춘다. 방
이습지의 유일한 건물로 송파구에서 8억의 돈을 들여 6개월의 공사 끝에 2014년 1월 7일 완성
을 보았는데, 지상 2층, 연면적 618㎡ 규모로 생태전시교육실, 생태자료보관실, 전망용 옥외
데크(2층)를 갖추고 있으며, 아토피성 피부염 방지를 위해 환경호르몬 발생을 억제하는 천연
원목으로 건물을 지었다.
또한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지붕에 15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지니고 있어 그
야말로 친환경적인 건물이며, 이곳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머물고 있어 방이습지와 습지대 생태
계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방이습지에서 화장실은 이곳 밖에 없음)


▲  방이동 생태학습관 앞 탐방로
방이습지의 속살로 인도하는 단 하나뿐인 길로 여기서부터 서울을
무색케 하는 늪지대 탐험이 시작된다.

▲  방이습지 나무데크 탐방로
인간들의 방이습지 탐방 편의와 습지 식물의 보호를 위해 400m 길이의
나무 탐방로를 닦았다.

▲  짙은 숲속을 가르는 방이습지 탐방로 (논습지 직전)

▲  방이습지 한쪽에 마련된 논습지

탐방로를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서 뜬금없이 푸른 논두렁이 마중을 나왔다. 늪지대에 웬 논
이 있는 것일까? 그 물음의 답은 생각 외로 단순했다. 논도 습지의 엄연한 일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논이란 벼를 기르는 공간이다. 하지만 이 땅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
의 약 80% 정도를 저장하는 기능이 있으며, 논에 모인 물은 한여름에 적당량이 하늘로 증발되
어 대기의 온도를 낮춰주기도 한다. 또한 벼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연간 1,028
만 톤의 산소를 배출하여 공기를 신선하게 갈아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겨울에는 철새들이 먹거리를 찾아 잠시 쉬었다 가기도 하며, 어류와 양서류, 곤충, 미생물 등
다양한 생물들의 소중한 삶터이기도 하다. 그만큼 논의 기능은 우리들 생각보다 엄청나다.

이곳 논습지에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벼 재배 체험과 생태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봄과 여름, 가을에 운영, 자세한 것은 방이동 생태학습관에 문의 요망)


▲  올해도 풍년 예감, 푸르게 익어가는 논습지의 위엄

▲  논습지를 지나 더 안쪽으로 안내하는 탐방로

▲  방이습지 나무들의 패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거의 머리에
닿을 정도로 무성함을 보여준다.

▲  수생식물원 늪지대

논습지에서 1굽이 지나면 커다란 늪지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늪지 한쪽에는 작은 땟목이 몸을
기대고 있는데, 이것은 방이습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습지 관리를 위해 이용하는 것이다. 또
한 이곳은 수심도 조금 있고 뻘도 있으므로 괜히 늪지를 괴롭히는 행동은 하지 말자.


▲  늪지 식물과 하늘의 조그만 거울, 수생식물원 늪지

▲  수풀 너머로 바라본 수생식물원 늪지
이렇게만 본다면 정말 머나먼 밀림의 한 장면 같다.

▲  갈대밭을 지나는 탐방로 ①

▲  갈대밭을 지나는 탐방로 ②

▲  초록색 머리칼을 휘날리는 갈대밭의 위엄

습지대하면 빼놓을 수 없는 약방의 감초가 수질정화의 신으로 추앙받는 갈대이다. 그저 바람
에 따라 이리저리 휘날리는 갈대에게 그런 놀라운 힘이 있다니 정말 겉과 속이 다른 존재이다.
갈대는 상류나 주변에서 흘러내려오는 오염물질의 물길을 막는다. (갈대들이 물의 흐름을 느
리게 함)
이때 갈대 뿌리와 뿌리 주변의 미생물이 오염물질을 흡수하여 유기물, 질소, 인으로 분해시켜
물을 깨끗하게 정화시킨다. 그래서 생태 관련 습지나 연못에 무조건 갈대를 심는 것이다. 또
한 대기 중으로 유입되는 탄소를 차단하고 이산화탄소의 양을 조절해 주변 지역의 온도와 습
도, 기후 조절의 기능도 가지고 있는 그야말로 팔방미인과 같은 존재이다.

흔히 인간을 '생각하는 갈대'라 비유를 한다. 갈대는 사람 뿐만 아니라 많은 생물과 지구에게
크게 도움을 주지만 정작 인간은 그 반대로 놀고 있으니 어찌보면 갈대에 대한 명예훼손이 아
닐까 싶다.


▲  넓게 펼쳐진 갈대밭

▲  갈대밭을 가르는 탐방로
이 탐방로가 없었다면 갈대밭 접근은 심히 어려웠을 것이다.

▲  갈대밭 탐방로에서 만난 3색 고양이의 위엄

방이습지의 남쪽 끝 갈대밭 탐방로에서 3색 털옷을 입은 고양이를 만났다. 3~4살로 여겨지는
암컷이었는데, 젖꼭지가 두툼하고 배가 조금 나온 것으로 봐서 임신을 한 모양이다. 사람이
다가와도 도망은 커녕 계속 그 자리를 맴돌며 한가롭게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날씨도 덥고
몸까지 무거우니 그냥 누워있는 것이 편한 모양이다.
방이습지 사람들이 기르는 고양이로 여겨지며, 만약 도둑 계통이었다면 습지 생물의 보호를
위해 아마 추방했을 것이다.


▲  날카로운 미소를 보이는 고양이



 

♠  방이습지 나머지 부분

▲  조류서식지 늪지대 ①

방이습지 북서쪽 끝에는 조류서식지 늪지대가 있다. 이곳에서 가장 넓은 늪지로 왜가리와 해
오라기, 쇠백로, 중대백로, 꾀꼬리, 물총새, 파랑새, 논병아리, 오색딱다구리, 흰뺨검둥오리
등 다양한 새들이 머물고 있는데, 철새들이 주류를 이루다보니 여름(7~8월)에 새들이 많으며,
그들을 마음 편히 구경할 수 있도록 조류관찰대가 늪지대 남쪽에 닦여져 있다.

조류관찰대는 나무로 간단히 건물을 짓고 늪지대 쪽으로 네모난 구멍을 여럿 내어 새를 살피
는 공간으로 아무래도 새들이 사람들을 크게 경계하다보니 그들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건물과
대나무 담장으로 위장을 하였다. 하여 좋게 말하면 조류 관찰, 철새 탐방이고, 나쁘게 말하면
새들의 사생활을 훔쳐보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새들은 그들의 사생활이 침해된 줄도 모른 채 그저 열심히 자기 할 일을 한다. 하긴 저들과
우리는 완전히 다른 존재이니 딱히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이다. (늪지대 접근 불가)


▲  방이습지에서 가장 큰 늪지, 조류서식지 늪지대 ②

▲  조류서식지 늪지대 ③

늪지대 너머로 보이는 회색빛 존재들은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이다. 그만큼 이곳은 시내와
가깝다. 그럼에도 이렇게 늪지대의 정석을 잘 간직하며 상큼하게 자리하고 있으니 참으로 고
맙기 그지 없다. 이곳 덕분에 서울 하늘 밑에서 늪지대와 습지 구경을 하니 말이다. 지금의
모습을 쭉 유지하여 나중에 국가 천연기념물의 지위까지 얻었으면 좋겠다.


▲  조류관찰대
늪지대 새들을 훔쳐보는 공간으로 네모난 구멍이 여럿 있다. 내가 갔을 때는 다들
주변으로 마실을 나갔는지 1마리도 보이지 않았는데, 어쩌면 내가 그들에게
감시를 받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때 사람은 나 밖에 없었으니;;)

▲  조류관찰대로 인도하는 대나무 담장 탐방로
대나무로 엮어진 담장 너머가 조류서식지 늪지대이다.

▲  물배추와 부레옥잠

▲  북쪽에서 바라본 수생식물원 늪지대

▲  동그란 수조 안에 앙증맞게 피어난
수련(睡蓮, 연꽃의 일종)

▲  조류관찰대 주변에 자리한 쉼터와
생태체험장


▲  숲속에 숨겨진 비밀의 연못 같은 수생식물원 늪지대

▲  추억의 풍물시(風物詩), 김치를 숙성시켰던 김치각
내 시골 외가집(충북 단양)에도 저런 김치각이 있었지. 저기서 숙성시킨 김치는
정말 일품이었음~~! 허나 그 김치각은 세월의 거친 흐름에 대부분
사라지고 지금은 장식용이나 교육용으로 지어진 김치각만 남아
그들의 존재를 아련히 속삭일 따름이다.

▲  자연학습장과 뒤쪽 오리나무 군락

방이동 생태학습관 뒤쪽에는 자연학습장과 오리나무 군락이 있다. 자연학습장은 아이들이 풀
과 꽃을 만지거나 흙밭에서 흙장난을 하는 그야말로 그들의 동심을 키워주는 공간으로 그 뒤
쪽에는 키 작은 오리나무들이 무리를 이루며 한참 숙성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들 오리나무는 인근 둔촌동 생태경관보전지역에서 가져온 새끼 나무들로 그곳에는 오리나무
자생 군락지가 있다. (습지대 주변에 숲이 형성되어 있음) 비록 수십 년이 지나야 되는 근성
의 시간이지만 둔촌동 못지 않은 오리나무숲으로 무럭무럭 자라나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선
선한 그늘을 드리워 주기를 염원해 본다.


▲  방이동 생태학습관 2층에 마련된 청띠신선나비 포토존(Photo zone)

방이습지를 둘러보고 앞서 남겨두었던 방이동 생태학습관으로 들어섰다. 볼거리는 주로 2층에
몰려있는데, 그중 청띠신선나비를 배경으로 한 포토존이 크게 눈길을 끈다. 방이습지의 주 수
요층이 어린이들이라 그들이 좋아할만한 어여쁜 나비를 모델로 한 것인데, 그 앞에 서서 사진
을 찍으면 누구든 날개가 달린 커다란 청띠신선나비가 된다. 여기에는 열심히 꿈을 키워 나비
처럼 비상(飛上)하라는 의미도 담겨져 있을 것이다.

청띠신선나비는 이 땅 곳곳에 살고 있는 나비로 6월부터 이듬해 5월에 걸쳐 나타난다. 참나무
류 수액이나 썩은 과일에 잘 모이며, 바위 위나 길 위에 날개를 펴고 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 나비들

▲  우리나라의 잠자리들
나비잠자리와 검은물잠자리를 빼고는 모두 내 손으로 잡아봤다.



 

♠  성내천(城內川)을 거닐다 ~~ (서울둘레길3코스)

▲  방이습지 대나무 담장길 (성내천 방향)
오른쪽 담장 너머에 통제구역으로 묶인 조류 및 소생물 서식지 늪지대가 있고,
왼쪽 너머에는 앞서 훔쳐본 조류서식지 늪지대가 있다.
 

방이동 생태학습관을 끝으로 약 1시간에 걸친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방이습지) 자연 탐방
은 마무리가 되었다. 종종 자연 공간이나 생태공원, 생태습지를 살펴보는 것도 정신 건강에
좋은 것 같다. 그렇게 싱그러운 녹색 세상을 거닐면 속세에서 오염되고 상처 받은 머리와 마
음이 싹 정화되고 자연에 대한 소중함과 함께 대자연 형님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공간을 나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잊어버리는 것이 문제지만 말이다.

방이습지 앞에는 시골길이 펼쳐져 있는데, 서울시의 야심작이자 천하 둘레길의 대표 성지(聖
地)로 추앙을 받는 서울둘레길(157km)이 그 길의 신세를 진다. 서울둘레길이 워낙 장대한 거
리다보니 8개 구간으로 구분을 했는데, 그중 3코스인 고덕,일자산코스(광진교~수서역, 26.1km
)가 방이습지를 지나간다.
이 코스는 광진교(廣津橋)와 수서역, 하남시 초이동을 제외하고 모두 강동구와 송파구 지역이
며, 산과 언덕, 밭두렁, 농경지, 하천길을 두루 거쳐가 이곳이 과연 서울인지 의심을 품게 만
든다. (한강도 건너고, 탄천도 건넘)

방이습지 정문 주변은 대나무로 지어진 담장이 펼쳐져 운치를 자아내고 있다. 이 담장은 방이
습지와 속세의 경계선으로 정문 서쪽은 양쪽으로 대나무 담장이 펼쳐져 있는데, 북쪽 담장 너
머에는 금지된 공간인 조류 및 소생물 서식지 늪지대가 있다.


▲  방이습지 대나무 담장길 ①
습지대 나무들이 담장 밖으로 손을 내밀며 짙은 그늘을 베푼다.

▲  방이습지 대나무 담장길 ②
이곳 길은 서울의 숨겨진 상큼한 길로 방이습지의 상징이자 가장 인상 깊이
남은 곳이다. 마음 같아서는 집으로 고이 훔쳐와 곁에 두며 혼자서
누리고 싶지만 내가 조물주가 아니니 그럴 능력이 되지 못한다.

▲  방이습지 대나무 담장길 ③

▲  방이동 시골을 가로지르는 서울둘레길3코스 ①
길 주위로 밭두렁, 논두렁, 과수원, 농장, 비닐하우스, 숲이 주류를 이룬다.
이들 대부분은 사유지이므로 쓸데없이 경계를 넘지 말자. 그냥 길만
거닐며 주변 풍경을 구경하면 그만이다.

▲  방이동 시골을 가로지르는 서울둘레길3코스 ②
갑자기 머나먼 지방 시골로 순간이동을 당한 기분이다.

▲  드디어 만난 성내천 (오금1교 주변)

방이동 시골 풍경을 지나면 성내천이 졸졸졸~♪ 소리를 지르며 모습을 비춘다. 성내천은 남한
산성이 있는 청량산(淸凉山)에서 발원하여 마천동과 오금동, 풍납동(風納洞)을 거쳐 한강으로
흘러가는 9.85km(유역 면적 34.11㎢)의 짧은 하천으로 송파구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하천이라
송파구(松坡區)의 젖줄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은 생태 하천의 대명사로 추앙을 받지만 개발의 칼질이 지금보다 천박하게 날뛰던 1970~
1980년대에는 하천 제방과 바닥을 콘크리트로 도배하면서 멀쩡한 하천을 고자로 만들던 흑역
사가 있었다. 그때 물이 크게 줄어들어 1년 내내 메마른 건천(乾川) 상태를 보였고 오염물질
의 유입으로 악취가 진동하여 그야말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다.

다행히 시대가 바뀌면서 굴레처럼 씌워진 콘크리트를 모두 제거하고 생태하천으로 조성, 2005
년 6월 복원이 마무리 되었다. 이때부터 하천 물은 한강 물과 인근 지하철에서 쏟아져 나오는
지하수를 소환하여 채워 넣었고, 수생식물 47,000여 본을 심고 인공섬을 띄우니 이곳을 등졌
던 물고기와 새, 곤충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와 성내천 곳곳을 채워 나갔다.
또한 산책로, 자전거길, 분수대, 징검다리, 수변데크, 어린이를 위한 무료수영장까지 닦아놓
아 도심 속 피서의 성지이자 송파구의 꿀단지로 찬양을 받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하
천 100선에 꼽히는 등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서울둘레길3코스가 오금1교에서 성내
4교까지 성내천의 신세를 지며, 송파구가 닦은 송파둘레길의 성내천길은 한강에서 성내4교까
지 이어진다. (성내천 산책로가 서울둘레길3코스와 송파둘레길 성내천길임)


▲  동네 사람들의 조촐한 피서지, 오금1교 밑 성내천
여름 제국의 기세가 아무리 드세다 한들 다리 밑까지는 어쩌지 못한다.
하여 폭염조차도 이곳만큼은 한 수 접고 물러간다.

▲  성내7교 주변에 닦여진 나무데크길

▲  성내천 물빛다리


▲  성내천 메기들 (성내7교 주변)
서울에서 이렇게 메기들이 많은 것은 처음 본다. 사람들의 매운탕 입맛을
자극시키는 메기들의 시끌벅적한 정모 현장.

▲  여름 제국의 염통을 건드리는 성내천 물빛광장 분수대

▲  갈대가 덥수룩하게 자라난 성내천 성내5교 주변

▲  성내천의 매력, 성내천수영장

성내천은 특별하게도 수영장까지 갖추고 있다. 성내4교와 성내5교 사이 하천변에 길쭉하게 석
조 수영장을 닦았는데 사방이 모두 열려있는 무료 수영장으로 쉼터, 탈의실, 샤워장을 갖추었
다.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게 수심은 얕으나 돌로 다져진 탓에 넘어지면 조금 다칠 수 있다.
어디까지나 어린이를 위한 풀장이라 다 큰 성인들이 놀기에는 다소 어색할 수 있다. 단 아이
들과 같이 노는 경우는 예외. 여름 제국이 한참 전개되는 시점이라 제국에 저항하려는 아이들
로 수영장은 북새통을 이룬다. 누구의 발상인지 모르지만 도심 속 하천에 이렇게 신선한 공간
을 만든 점은 참 칭찬할 만하다.

▲  성내천수영장 남쪽 풀장
(북쪽에서 본 모습)

▲  성내천수영장 남쪽 풀장
(남쪽에서 본 모습)


성내천수영장은 송파구가 애지중지하는 여름 명소라 관리는 잘되고 있었다. 물도 자주 갈아주
는 편이고 주변도 깨끗하다.

성내4교에 이르니 어언 19시가 넘었다. 햇님도 길어진 근무시간을 원망하며 슬슬 그만의 공간
으로 사라질 준비를 하고 있고, 나 역시 더위 속에서 길게 걸었더니 피곤하다. 인생이란 너무
욕심을 부리면 탈이 나는 법, 방이습지부터 성내천(서울둘레길3코스)을 따라 성내4교까지 적
지 않은 미답지를 지웠으니 오늘은 이 정도로도 배도 충분히 부르고 마음도 뿌듯하다.

이렇게 하여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과 서울둘레길3코스, 성내천 초여름 나들이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 까페(동호회)에 올린 글은 공개일 기준으로 1주까지만 수정,보완 등의 업데이트가 이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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