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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7.11 물맞이 명소로 유명한 피서의 성지, 청도 남산 낙대폭포

물맞이 명소로 유명한 피서의 성지, 청도 남산 낙대폭포

 


' 청도 남산 낙대폭포 '
청도 낙대폭포(약수폭포)


여름의 제국이 봄을 사정없이 내몰고 한참 세력을 다지던 6월의 한복판에 천하 제일의 항구
도시인 부산(釜山)으로 아침 일찍 길을 떠났다. 부산으로 바로 가는 것이 몹시 허전하여 부
산과 가까운 적당한 곳을 물색했는데 이제 더운 여름이고 하니 시원한 곳이 땡긴다. 그래서
이리저리 눈동자를 돌리다가 청도에 있는 낙대폭포에 시선이 딱 멈춰 그곳을 중간 경유지로
삼았다. 청도읍내하고도 제법 가까워 부담없이 찾아갈 수 있고, 폭포의 명성이 주변에 자자
했기 때문이다.

집에서 충남 천안(天安)까지는 저렴하지만 딱딱한 의자에 굳센 정신력을 요구하는 1호선 전
철을 탔다. 장장 2시간 40분을 달려 천안역에 도착, 여기서 20분을 머물다가 부산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경북(慶北)의 최남단 동네인 청도에 들어선다. 청도(淸道) 땅은 거의
9년 만에 발을 들이는 것인데, 이곳도 정말 인연이 지지리도 없는 동네의 하나다.

청도역에서 읍내로 가니 청도의 명물인 추어탕집이 줄지어 늘어서 유혹의 손길을 진하게 내
민다. 내가 어패류를 썩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때가 점심시간이라 그 유혹을 뿌리치기가 여
간 힘들지 않았다.
간신히 그곳을 벗어나 철길을 건너 낙대폭포가 있는 화양읍으로 이동하는데, 시간이 시간인
지라 점심을 먹고 가는 것이 신상에 좋을 듯 싶었다. 폭포를 보고 내려오면 적어도 오후 3
시가 넘을테니 말이다. 하여 적당한 곳을 찾던 중, 점심 할인을 내건 운문산가든이란 고깃
집이 눈에 들어온다. 내가 육류를 좋아하고 게다가 점심 할인까지 내거니 별로 망설일 것도
없이 그곳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할인 대상은 소고기 된장찌개와 냉면, 갈비탕 등인데, 토요일과 주말은 할인이 안된다고 그
런다. 허나 이미 신발을 벗고 들어와버렸고 가격도 5,000원선이라(당시 기준, 평일 점심 할
인 4,000원)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주변을 보니 단체로 온 손님들이 운문산(雲門山)에서 길
렀다는 소고기를 구워 먹고 있었는데, 그 향기가 추어탕 저리 가라 할 정도이다.

잠시 뒤 잘 차려져 나온 된장찌개 백반이 내 앞에 펼쳐졌다. 반찬은 5~6가지 정도로 찌개에
는 소고기가 풍부하게 담겨져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기껏해봐야 조금 들어있겠지 싶었는데,
완전 소고기된장찌개의 이름을 한 것이다. 게다가 공기밥도 2그릇을 준다. 그래서 왜 2그릇
을 주는지 물어보니 식당 아줌마가 웃으며 장정이 1그릇으로 배가 차겠냐고 그런다.
그렇게 미리 1그릇을 서비스로 제공했으니 나야 그저 고마울 따름~ 된장찌개의 맛은 우리집
에서 먹던 것과 거의 비슷하여 2그릇을 흔쾌히 비우고 된장찌개도 말끔히 비웠다. 가격치고
는 제법 괜찮았다.
그렇게 배가 부르니 졸음이 슬쩍 다가와 한숨 자라며 나를 농한다. 아직은 갈 길이 멀어 희
롱을 뿌리치고자 커피 1잔 뽑아 마시며 뙤약볕 길을 재촉한다.

청도군청에 이르니 낙대폭포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온다. 그의 지시에 따라 왼쪽 길로 들어
서니 정면으로 멀리 솟은 남산(南山)이 시야에 들어오는데, 낙대폭포는 바로 그 깊은 산골
에 숨겨져 있다. 여기서 그곳까지는 최소 3km, 배도 두둑히 채웠으니 걸어갈 힘은 충분하
나 문제는 무더위다. 벌써부터 땀이 쭈르륵 쏟아난다. 허나 나는 두 발에 의지해 여기까지
왔으니 택시나 차를 얻어타지 않는 이상은 걸어가야 된다. 워낙 걷는 걸 좋아하고 편한 여
행이 별로인지라 20리 걷는 건 예사로 여긴다. 요즘 내 또래들과 20대 상당수는 편하게 먹
고 놀고 주마간산이나 하는 여행만 추구하여 좀만 힘들어도 개거품을 무는데, 이는 잘못된
여행/답사방식이다. 고생은 여행의 알맹이요 자신을 갈고 닦는 수양이거늘 그것을 외면하
니 무슨 여행이 되겠는가..?


♠  낙대폭포 올라가는 길

▲  남산 밑에 자리한 대동지

청도군청을 지나면 보기만 해도 포근한 전원(田園) 풍경이 펼쳐진다. 그늘이 전혀 없는 오르막
길을 오르면 대동지라 불리는 호수가 나오는데, 남산에서 내려온 물이 잠시 길을 멈추고 여행을
준비하는 공간이다. 수문을 통해 속세로 나간 물은 화양강(華陽江)과 낙동강을 거쳐 바다로 나
가게 된다. 주변 산과 나무들은 호수를 거울로 삼아 한참 매뭇새를 다듬느라 여념이 없다.
대동지를 지나면 그리 급하지 않은 오르막길이 이어지는데, 여전히 햇빛을 막아줄 가로수가 없
으니 뙤약볕에 제대로 노출되어 땀이 대동지를 채우고도 남을 정도로 주룩주룩 흘러내린다.

남산과 제법 가까워질 무렵, 'z'모양의 고갯길이 나타나면서 고개의 경사가 다소 각박하게 변신
한다. 허나 그 길을 오르면 다시 진정을 되찾으며, 남산의 삼삼한 숲과 숲길이 나타나 시원한
그늘을 선사한다. 아무리 더워도 숲이 베푸는 시원한 바람과 청정한 기운 앞에 더위의 부산물(
땀)은 36계를 치느라 바쁘다.


▲  고개 중턱에 자리한 한옥학교의 정문
생김새가 절의 일주문(一柱門)과 비슷하다.


▲  한옥학교를 지나면서 서서히 숲길로 변해간다.

▲  낙대폭포 가는 숲길 (자연 속을 거닐다)
아직 가을도 아니건만 성질 급한 잎사귀들은 벌써부터 땅바닥에 떨어져
쓸쓸히 낙엽을 이룬다.

▲  낙대폭포 주차장과 안내소
4발 수레들은 여기서 무조건 바퀴를 접어야 된다. 여기서 폭포까지는
쉬엄쉬엄해도 10분 정도면 충분하다.

▲  낙대폭포 안내소에 있는 남산 등산로 안내도
안내소에서 길은 2갈래로 갈리는데, 정면에 잘 닦여진 길을 오르면 낙대폭포에 이르고,
오른쪽(낙대폭포 방향 기준) 산길로 가면 폭포 위쪽과 남산 정상으로 이어진다.

▲  낙대폭포로 인도하는 잘 닦여진 돌길 (1)
햇빛도 굴복시킨 무성한 숲길이 잠시 느슨해지는 구간이다.

▲  낙대폭포로 인도하는 잘 닦여진 돌길 (2)
느슨해진 돌길은 다시 삼삼한 숲길로 변해간다. 저 산길의 끝에
물맞이 명소로 이름난 낙대폭포가 숨어있다.


♠  대자연이 빚은 명승지이자 물맞이 명소로 무더위마저
굴복시킨 피서의 성지 ~ 청도 낙대폭포(落臺瀑布)

청도읍과 화양읍의 듬직한 뒷산인 남산(南山) 북쪽 자락에 자리한 낙대폭포는 청도8경의 하나로
꼽히는 청도 지역의 명승지이다. 깎아지른 듯한 아찔한 절벽에 의지하여 떨어지는 이 폭포는 높
이 30여m로 2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물이 수직으로 떨어지다가 중간에서 거의 50도로 구부러
지면서 다시 90도 직각으로 떨어진다.

폭포 주변은 숲이 삼삼하여 뜨거운 햇빛이 들어오기가 힘들며, 숲이 베푸는 잔잔한 바람과 폭포
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계곡 바람에 여름의 제국도 고개를 숙인 그야말로 피서의 성지(聖
地)이다. 여름 제국의 부산물이 아무리 사람 몸에 살짝 올라타 이곳을 정복하려 하지만 폭포 앞
에 서면 고개도 들지 못하고 줄행랑치기에 바쁘다.

이곳은 봄에는 벚꽃과 어울려 절경을 이루고, 여름에는 짙은 녹음(綠陰)이, 가을에는 오색영롱
한 단풍이 장관을 이루며, 겨울에는 겨울 제국의 시샘을 받아 두터운 빙폭(氷暴)이 되버린다.
특히 이 폭포는 예로부터 신경통에 효과가 있다고 명성이 자자하여 물을 맞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약수폭포(藥水瀑布)란 별칭까지 지니고 있으며, 늦봄과 여름, 초가을에는 폭포물
을 맞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그래서 그들의 편의를 위해 폭포 우측에는 샤워장과 옷을
갈아입는 공간을 두었고, 폭포 아래쪽에 화장실을 세웠으며, 의자와 탁자 등을 두었다.


▲  녹음과 어우러진 낙대폭포의 위엄

▲  어린이들을 위한 폭포 아랫쪽 공간

폭포의 물줄기는 그리 굵고 시원한 편은 아니다. 위에서 물방울 튀기듯 떨어져 암벽을 타고 조
용히 내려앉는 정도로 멀리서는 실감이 나지 않지만 폭포 앞에 서면 물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인
다. 물론 강수량의 차이에 따라 떨어지는 수량도 달라진다.
물맞이 장소는 폭포수가 90도로 떨어지는 아래로 거기서 수건 등을 뒤집어쓰고 물맞이에 임하면
된다. 나도 물맞이를 하고 싶은 마음 굴뚝 같았지만 그럴 준비를 하지 못해 폭포 앞에서 약간의
물방울만 맞는 정도로 물맞이를 대신했다. 이곳에 있으니 정말 무더위란 단어를 잊을 정도로 시
원하기 그지 없다.


▲  폭포 상단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물줄기가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물방울로 흩어져 떨어진다. 돌에 부딪쳐
산산히 부서지는 물방울 소리는 좀 단조롭긴 하지만
그 소리에 무더위는 싹 도망을 친다.

        ◀  폭포 우측에 난 바위 틈새
암벽 사이로 난 틈새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일부라도 남아있는 여름의 기운을 싹 털어낸다.
찬 바람이 부는 냉혈(冷穴)로 안쪽 깊숙히 들어
갈 수 있는데, 저 안에 들어가면 완전 냉동창고
라고 한다. 들어가지 않고 지나친게 아쉬울 따
름..

폭포 출사를 마치고 폭포 좌측에 마련된 휴식 공간에 여장을 풀고 1시간 정도 머물렀다. 폭포에
사람이라곤 나 혼자였으니 마치 폭포가 내 것이 된 마냥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폭포를 곁에 두고
바라본다. 이 폭포가 정말 내 것이었으면, 집으로 고이 담아갔으면 좋으련만 그럴 재주가 없는
것이 그저 한탄스러울 따름이다. 대자연이 청도 땅에 내린 선물로 이 지역 명승지로 있어야 되
는 것이 바로 그의 임무이자 운명이다. 


▲  낙대폭포를 등지고 속세로 나오다 ▼
 

폭포에서 그렇게 머물고 있으니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찾아왔다. 그들은 내 곁에 자리를 잡았는
데, 돗자리를 뒤집어 쓰고 물을 맞는다. 여자 꼬마 2명은 폭포 밑에 조성된 공간에서 물놀이를
하며 때 이른 피서를 즐긴다. 기분 같아서는 속세를 잠시 등지고 삼척 미인폭포의 미인처럼 (☞
관련글 보러가기) 폭포 곁에 머물고 싶지만 부산도 내려가야되고 내가 있어야 될 공간이 아니기
에 그들에게 폭포를 넘기고 아쉬운 마음을 남기며 철수했다. 폭포를 등지면서 몇 번이나 돌아봤
는지 그만큼 미련이 컸었나 보다.

폭포를 등지고 나오는 길은 내리막의 연속이라 금세 대동지를 지나 화양읍에 이르렀다. 화양읍
과 청도읍은 행정구역만 다를 뿐, 하나의 읍이나 다름이 없다. 서로의 읍내가 붙어있기 때문이
다. (군청이 화양읍에 있음)
청도읍 동쪽에 자리한 청도역에서 부산으로 내려가는 열차를 타고 나머지 일정을 소화하고자 남
쪽으로 내려갔다. 이렇게 하여 청도 낙대폭포 나들이는 대단원의 마무리를 고한다.

※ 청도 낙대폭포 찾아가기 (2013년 7월 기준)
① 대중교통
* 서울, 영등포, 수원, 천안, 조치원(세종), 대전, 구미, 동대구, 밀양, 구포, 부산역에서 경부
  선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청도역 하차 (1시간에 1~3회꼴로 운행)
* 진주, 마산, 창원역에서 동대구 방면 열차를 타고 청도역 하차
* 대구남부정류장과 경산에서 청도행 직행버스 이용 (30~60분 간격)
* 청도역과 청도터미널에서 낙대폭포까지 택시 이용 또는 도보 1시간 / 청도터미널(청도역전에
  있음)에서 이서, 각북, 풍각 방면 군내버스를 타고 범곡(청도군청)에서 하차하여 도보 40분
② 승용차
* 대구부산고속도로 → 청도나들목을 나와서 우회전 → 모강교차로에서 우회전 → 청도대교를
  건너서 청도군청 방면 한내길로 진입 → 청도군청(양정길) → 양정길 직진 → 낙대폭포

* 소재지 : 경상북도 청도군 화양읍 범곡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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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개일 - 2013년 7월 5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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