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조그만 금강산, 기암괴석이 일품인 홍성 용봉산 (용봉산 자연휴양림)

 


' 홍성 용봉산(龍鳳山) 나들이 '

▲  신경리에서 바라본 용봉산의 위엄


♠  용봉산 신경리 마애여래입상(新耕里 磨崖如來立像) - 보물 355호

봄이 천하만물의 폭발적인 성원에 힘입어 반년 가까이 지구 북반구를 지배한 겨울 제국(帝國)을
몰아내고 천하를 진정시키던 4월 첫 무렵 주말에 홍성 용봉산을 찾았다.

용봉산은 충남의 금강산(金剛山)으로 널리 칭송 받는 산으로 주말에는 천하 곳곳에서 달려온 산
꾼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용봉산 등산로의 주요 기점인 구룡대(九龍臺)를 시작으로 나를 이곳으
로 부른 용봉사(龍鳳寺)를 둘러보고 우측으로 난 산길을 10분 정도 오르면 신경리 마애여래입상
이 모습을 비춘다.

신경리 마애불은 하늘로 솟은 바위 피부에 얕게 감실(龕室)을 파고 4m 높이에 석불을 돋음새김
으로 새긴 것으로 용봉사의 옛 유물이다. 용봉사 법당(法堂)은 원래 이곳에 있었다 하며, 1906
년 평양조씨 집안의 명당을 향한 집착으로 건물은 사라지고 마애불만 외롭게 남게 되었다. 마애
불 앞은 법당을 비롯해 3채 정도는 거뜬히 지을 수 있는 평탄하고 너른 공간으로 현재는 예불을
올리는 네모난 야외 기도처가 닦여져 있으며, 숲과 살을 댄 공간 모서리에는 의자를 여럿 두어
나그네로 하여금 잠시나마 마애불의 외로움을 달래주도록 배려했다.


▲  신경리 마애여래입상

이 석불은 고려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민머리 위에 육계가 두툼하게 솟아있다. 얼굴은 몸통보다
진하게 새겨져 있는데 살이 많아 보이며, 입술에는 그런데로 미소가 드리워져 중생의 마음을 다
독거린다. 눈썹은 서로 마주보며 45도 각도로 기울어져 있고, 눈은 완전히 감았다. 그리고 코는
무심한 세월과 무지한 이들의 장난으로 흔적만 남았다.
 
몸통에 걸친 법의(法衣)는 목 밑에서 여러 가닥의 선으로 표현되었지만 밑에는 가느다란 선으로
처리되었으며, 석불을 받치는 광배(光背)는 바위 피부를 이용해 희미하게 윤곽선만 나타내어 지
나치기가 쉽다.

용봉사 경내 밑에 자리한 마애불처럼 머리와 상체 부분만 진하게 나와있고, 아래로 내려 갈 수
록 양감(量感)이 정비례로 떨어져 조금은 부족한 인상을 남긴다. 다행히도 용봉사 마애불보다
건강 상태도 좋고 선명하여 머리부터 발끝까지 두 눈으로 확인하는데 그리 지장은 없다.


▲  신경리 마애여래입상 앞 너른 공간 (1)
용봉사 법당이 있던 자리로 여겨진다.

▲  신경리 마애여래입상 앞 너른 공간 (2)
숲 너머로 용봉산의 주요 봉우리인 악귀봉이 보인다.

▲  신경리 마애여래입상에서 바라본 병풍바위의 위엄 (용봉산 동쪽 능선)

신경리 마애불 앞에 뿌리를 내렸을 법당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이곳에 올라서면 동쪽 너머로 병
풍바위가 위엄을 부리고 있고, 악귀봉을 비롯한 용봉산의 주요 봉우리가 가까이에 보인다. 또한
용봉사와 신경리, 상하리 일대가 훤하게 바라보여 조망(眺望)도 그런데로 괜찮다. 그런 조망을
낀 능선 정상부에 있으니 그 위풍과 경관은 자못 대단했을 것이다. 그리고 조의순 무덤에는 요
사와 선방 등 주요 건물을 세워 법당과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실제와 달리 체감 면적도 넓게 보
이도록 했다.

이렇게 마애불을 둘러보고 잠시 두 다리를 쉬었다가 계획에도 없던 용봉산 종주를 단행했다. 어
차피 오르막은 거의 다 오른 상태이고, 여기서 정상도 가까우니 욕심을 조금 더 부려도 그리 문
제될 것은 없다.
마애불에서 3분 정도 가면 용봉산 주능선과 만나는 임간(林間)휴게소에 이른다. 휴게소라고 해서
먹을 것을 파는 매점이나 편의시설이 있는 것이 아닌 그냥 의자와 밥을 먹을 수 있는 탁자가 고
작인 그냥 친환경적인 쉼터이다.


▲  임간휴게소 부근에서 바라본 천하 - 예산군 덕산면 지역

▲  전망대(왼쪽)가 있는 봉우리와 병풍바위


♠  용봉산 악귀봉, 노적봉

▲  악귀봉 부근에서 바라본 내포(內浦)신도시 건설현장 (2012년 사진)

홍성 지역의 명산(名山)으로 명성이 자자한 용봉산은 예당평야(禮唐平野) 서쪽 끝에 자리해 있
다. 해발 381m의 작은 산이지만 경관이 수려하고 기암괴석이 많아 예로부터 충남의 금강산, 제
2의 금강산 등으로 일컬어졌고, 산의 모습이 운무(雲霧) 사이를 휘도는 용의 형상과 달빛을 감
아 올리는 봉황의 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용봉산이란 아주 비싼 이름을 얻게 되었다.
산 전체가 바위산이라 대자연이 빚어놓은 가지각색의 멋드러진 바위들이 그럴싸한 전설을 품으
며 산을 수식하고 있는데, 산에서 보는 해돋이 광경 또한 천하 일품이다. 그러다보니 국립공원
이나 도립공원, 대도시나 인구 밀집 지역을 낀 산이 아님에도 인기가 나날이 높아져 휴일만 되
면 산꾼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
이 산이 속세에 이름을 드러낸지는 그리 오래되진 않았으나 이제는 홍성과 충남의 대표적인 뫼
로 계룡산과 칠갑산, 대둔산(大芚山)을 긴장 타게 만든다.

용봉산에는 백제 후기에 창건된 것으로 여겨지는 용봉사를 비롯해 앞에서 언급한 신경리 마애여
래입상 등의 불교문화유산이 있으며, 산 동쪽 자락에는 자연휴양림과 청소년수련원이 있어 자연
과 함께 호젓한 하룻밤을 지낼 수 있다. 또한 산세가 작다보니 30~40분 정도면 주능선에 이르며,
주능선과 정상을 거쳐 빠르면 2시간 정도면 거뜬히 산행을 마칠 수 있다. 다만 산이 급하게 솟
아있다 보니 경사가 각박하고 위험지대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산을 구성하는 주요 봉우리로는 북쪽의 수암산을 비롯하여 악귀봉과 노적봉, 최고봉(용봉산 정
상), 투석봉 등이 있으며, 산의 모습을 제대로 보고자 한다면 장항선 열차를 타고 삽교에서 홍
성으로 이동할 때(또는 그 반대로) 보기 바란다. 정말 찬사가 나올 것이다.


▲  악귀봉 구름다리

임간휴게소에서 용봉산의 주요 봉우리인 악귀봉까지는 주능선을 따라 10분 정도 걸린다. 구름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 보이고, 하늘과도 무척이나 가까워 마치 학의 등에 올라탄 기분이다. 또
한 천하가 발 밑으로 보이니 천하를 손에 넣은 듯 즐거운 기분마저 넝실거린다.

악귀봉은 해발 369m로 용봉산에서 2번 째로 높다. 왜 악귀봉이란 기분 나쁜 이름을 지니게 되었
는지는 모르겠으나 멀리서 보면 악귀처럼 보이거나 그만큼 험준한 봉우리라서 사람들이 그런 이
름을 강제로 씌운 모양이다. 굳이 다른 이름도 많은데 왜 신(神)과 동물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자리만 축내는 인간이란 것들이 좋지도 않은 이미지의 이름을 붙였는지 악귀봉도 무척 서운해
할 것이다.


▲  삽살개바위
삽살개보다는 엄지손을 치켜든 모습처럼 보인다. 엄지손바위란 이름도 좋지 않을까?
참고로 용봉산에 있는 바위 이름은 거진 홍성군청에서 보이는 모습에 따라 멋대로
지어 붙인 것이다.

▲  악귀봉에서 바라본 용봉산 줄기 ~ 노적봉과 용봉산 정상(최고봉)

용봉산이 좀 작다보니 각 봉우리와 바위 간의 거리도 짧다. 허나 짧다고 해서 방심하면 안된다.
산에서의 거리는 평지의 최대 2배 정도 되기 때문이다. 임간휴게소에서 악귀봉까지 0.38km라 쓰
여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 0.7km에 가깝다. 그런 숫자의 농간에 괜히 마음을 놓지 말고 서두르지
말 것이며, 자존심을 곱게 접어 산행에 임해야 뒷탈이 없을 것이다. 산은 자신을 만만히 보거나
무시하는 이를 가만 두지 않는다.


▲  악귀봉에서 본 내포신도시 현장 (2012년 사진)
충남도청 이전과 충남 서부지역 발전을 위해 예당평야 서쪽에 내포신도시를 닦았다.
내포 조성으로 용봉산 접근성은 예전보다 좋아졌고, 내포의 후광으로
용봉산의 존재감도 그만큼 두터워졌다.

▲  사람들로 가득한 악귀봉 주변

▲  물개바위에서 전망대로 내려가는 길

▲  두꺼비바위 - 바위 봉우리가 병풍을 이루며 절경을 자아낸다.

▲  확대해서 본 두꺼비바위
내 눈이 이상한 건지 두꺼비로 보이지는 않고 고개를 들고 있는 멍멍이로 보인다.

        ◀  하늘로 곧게 솟은 행운바위
서울 관상감(觀象監)의 관천대(觀天臺)처럼 생
긴 바위가 엉뚱하게 행운바위란 이름으로 등산
객들의 심심풀이 표적이 되고 있다. 아마도 바
위 꼭대기에 움푹 들어간 공간 때문에 돌을 던
져 행운을 비는 기복(祈福) 형태의 바위가 된
듯 싶은데, 등산객들이 무심히 던진 돌이 탑 정
상에 수북히 쌓여 조그만 돌탑을 이룬다.


▲  행운바위 꼭대기 너머로 본 용봉산 북쪽 줄기

▲  행운바위 주변에서 본 악귀봉

▲  노적봉에서 본 내포신도시 남쪽

▲  아직도 갈 길이 먼 용봉산 정상 (노적봉에서 바라본 모습)

악귀봉에서 노적봉까지는 0.23km로 10분 정도 걸린다. 가는 길은 그런데로 양호한 수준, 노적봉
은 악귀봉과 용봉산 정상(최고봉) 사이의 봉우리로 해발 350m이다. 이곳에는 시원한 아이스크림
과 음료수를 파는 행상이 있는데, 속세(俗世)보다 2배를 더 얹혀 팔고 있었다. 하긴 여기까지
들고 온 수고가 있으니 산에서 그 정도면 그러려니 봐줄 만은 하겠다.
행상은 '아이스케키 사세요~~!' 소리를 치는데, 땀도 흘리고 목도 마른 등산객들의 심리를 제대
로 들쑤셔 금세 1통을 비웠다. 나도 목이 말라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먹었는데, 정말 꿀맛이 따
로 없다. 하늘과 가까운 곳에서 먹어서 그런 것일까?


▲  노적봉에서 본 홍성 지역 (홍북면과 홍성읍)


♠  용봉산 정상과 최영장군 활터

▲  용봉산 정상을 이루고 있는 최고봉(最高峯, 381m)

노적봉에서 최고봉까지는 0.36km로 8분 정도 걸린다. 최고봉은 용봉산의 꼭대기로 삼각(三角)처
럼 솟은 바위가 아담하게 정상을 이루고 있는데, 최고봉이란 가장 높은 봉우리란 뜻으로 근래에
지어진 이름이다.
바위 정상에는 용봉산 정상을 알리는 표석이 있는데, 산꾼들이 정상에 왔음을 알리는 인증 사진
을 찍느라 표석 주변은 늘 부산하다. 한 사람이나 한 단체가 사진을 찍기가 무섭게 바로 다른
이들이 몰려와 사진을 찍으니 말이다. 그래서 잠깐 비어있는 틈을 이용해 정상 표석을 사진에
담았다.


▲  용봉산 정상 표석의 위엄

▲  용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홍성 홍북면과 예당평야
용봉산에서 저 멀리 보이는 산까지 펼쳐진 드넓은 대지가 예당평야이다.
이렇게 보니 이 땅도 결코 좁지는 않은 모양이다.

▲  용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내포신도시 건설 현장 (2012년 사진)

마치 불모의 사막에 한줄기 도시를 짓는 듯, 드넓은 예당평야 서쪽에 자리를 닦아 충남의 야심
작 내포신도시를 조성했다. 홍성군과 예산군의 경계 지점으로 2013년에 대전(大田)에 있던 충남
도청을 비롯해 충남교육청, 충남지방경찰청이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고, 계속해서 주거지를 조성
하고 있어 2016년에 대략 공사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과 각종 회사의 이전으로 홍성과 예산에 적지 않은 인구와 기대감을 더해줄 것이며, 그
리되면 용봉산은 내포의 듬직한 뒷동산이 되어 안그래도 많은 산꾼이 더 늘어나 이름 석자도 더
욱 견고해질 것이다. 다만 개발의 칼질은 저 정도에서 멈춰야 될 것이며, 신도시와 용봉산의 영
역을 엄격히 구분 지어 용봉산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는 일이 없어야 될 것이다.


▲  최영 장군 활터에 자리한 정자

최고봉에서 용봉산 자연휴양림으로 10분 정도 내려가면 정자가 있는 봉우리(339m)가 나온다. 이
곳은 '~~봉' 대신 '최영장군활터'라 불리는데, 정자에 올라서면 내포신도시를 비롯해 예당평야
와 홍성 서북부 지역, 예산 서부 지역이 훤히 바라보여 조망이 꽤 일품이다.

봉우리 이름에 등장하는 최영(崔瑩)은 고려의 마지막 보루(堡壘)로 동아시아를 누비며 80회 가
까운 전투를 승리로 이끈 명장이며, 금을 돌처럼 여겨 검소하게 살았고, 백성을 살피고 나라를
지켰던 명장이다. 바로 그가 태어난 곳이 홍성이다.
그는 어린 시절 용봉산에서 무예를 닦았다고 하는데 바로 이곳에서 활쏘기 연습을 했다고 하며,
그 연유로 최영장군활터가 되었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로 그를 흠모하는 지역 사람들이
용봉산에서 조망이 제일 좋은 이곳을 그가 활을 쏘며 무예를 익힌 곳으로 삼고 그럴싸한 전설을
덧붙였는데, 그 전설은 다음과 같다.

최영은 어린 시절 말을 타고 무예를 연마하다가 문득 말의 능력을 시험하고 싶었다. 그래서 말
에게 '내가 여기서 화살을 쏘겠다. 만약 너가 화살보다 먼저 도착하면 맛있는 상을 줄 것이고,
화살이 먼저 도착하면 너의 목을 베겠다. 어떠냐?'

그러자 말이 '좋다. 흔쾌히 해보자'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에 찬 모습을 드러냈다.

최영은 말을 타고 지금의 최영장군활터에서 동남쪽으로 5km 떨어진 홍성읍 은행정 방향으로 화
살을 날렸다. 그러자 말은 목이 걸린 일이라 화살이 날라가기 무섭게 그곳으로 번개처럼 달려갔
다. 허나 목적지에 이르니 화살은 보이지가 않았다. (말의 품종이 무엇이길래..? 5km를 단숨에
갔단 말인가?) 발끈한 최영은 화살이 먼저 도착한 것이라 여기고 말의 변명도 듣지 않은 채, 단
칼에 죽이고 말았다. 바로 그때 산에서 쐈던 화살이 무심히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최영은 자신의 경솔함에 크게 후회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자고 약
속했던 자신의 말을 그 자리에 묻어주었는데, 홍성읍 은행정 옆에 금마총이라 불리는 말무덤이
바로 최영의 말 무덤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전설은 이곳 뿐만 아니라 광주 무등산(無等山)에도 전해온다. 그곳에는 김덕령(金
德齡)이 최영과 같은 테스트를 했는데, 내용은 거의 비슷하다. 다만 말을 죽이기 직전에 화살이
지나가 김덕령의 말은 목숨을 건진다. 이들 전설은 그들을 흠모하는 지역 사람들이 지어낸 것이
나 아무리 우수한 말이라고 해도 5km를 단숨에 가는 것은 불가능하며, 아무리 높은 곳에서 활을
쏴도 그 사정거리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그런 말도 안되는 테스트로 자신의 말을 죽이려고 했던 속 좁은 위인으로까지 비쳐질 수
도 있으니 그리 썩 바람직한 전설은 아닌 것 같다.


▲  최영장군 활터 정자 옆에 뿌리를 내린 돌탑 -
중생들의 소망을 먹고 자란 산악신앙(山岳信仰)의 현장이다.

▲  최영장군 활터에서 바라본 홍성 지역과 예당평야

▲  기묘하게 자리한 흔들바위

최영장군활터를 지나면 길이 다소 아찔해 질 것이다. 마치 천길 낭떠러지 같은 절벽을 내려오는
듯한 기분이 진하게 들면서 긴장감의 끈을 더욱 조여야 된다. 여기서 자연휴양림까지는 손에 잡
힐 듯 바라보이는데, 내포신도시와 홍성, 예산 지역이 파노라마처럼 숨가쁘게 펼쳐진다.

활터에서 조금 내려가면 암석 위에 기묘하게 목을 붙잡고 있는 흔들바위를 만나게 된다. 흔들바
위는 손이나 몸으로 밀면 조금 흔들리다 마는 바위로 설악산(雪嶽山) 흔들바위가 그 갑(甲)이다.
있는 힘을 힘껏 가하면 바위를 저 아래로 떠밀 수 있을 것만 같은데, 좀처럼 밀리지 않는다. 어
찌 저렇게 자리를 잡았는지, 장대한 세월의 태클이 적지 않았음에도 제자리를 끝까지 고집한 흔
들바위의 집념과 절개가 참으로 대단하다.


▲  온갖 기암으로 치장된 용봉산 사자바위 능선


♠  용봉산 마무리

▲  용봉산 자연휴양림 표석

용봉산 최고봉에서 최영장군활터와 흔들바위를 지나 25분 정도 정신 없이 내려가면 용봉산자연
휴양림 내부에 이른다. 이곳은 야외취사장을 비롯하여 산림휴양관과 숲속의 집, 청소년수련원,
체육시설 등의 숙박 시설을 갖추고 있다.


▲  산림체험전시관

숲속의 집과 청소년수련원 사이에 자리한 산림체험전시관은 2층 규모로 홍성(洪城)의 역사와 문
화, 자연을 다루고 있는데, 1층은 전시관과 휴식공간으로 쓰이며, 2층은 휴양림관리사무소로 쓰
인다.
용봉산을 찾는 사람은 허벌나게 많지만 정작 산림체험전시관에 발을 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만큼 그곳에 대한 관심이 없다. 다들 용봉산에 눈이 멀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그냥 지나칠까 했으나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지나간다고 잠시 둘러보고 나왔다.

* 산림체험전시관 관람시간 : 10시부터 16시 30분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산림체험전시장을 지나면 청소년들의 심신수련 및 단체 숙박을 위한 청소년수련원이 있다. 수영
장과 교육관까지 갖춘 우람한 규모로 그곳을 지나면 용봉산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그 길을 통해 주차장에 이르니 시간은 13시가 넘었다. 내가 10시에 용봉산의 품에 들어섰으니
3시간 이상을 산속에 묻혀있던 것이다.

이렇게 용봉산과의 짧은 인연을 정리하고 덕산(德山)으로 가는 홍성군내버스를 타고 10여 분을
달려 예산군 덕산으로 넘어갔다. 덕산은 예산군 서부에 자리한 고장으로 그 유명한 덕산온천과
윤봉길(尹奉吉)의사 유적지, 수덕사(修德寺), 남연군(南延君)묘 등의 굵직한 명소를 간직하고
있어 관광 수요가 대단하다.

아직 점심 끼니를 때우지 못해 예전 남연군묘에 갔을 때 갈비탕을 먹었던 식당을 찾아보았으나
그새 망했는지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적당한 식당을 물색하다가 '불고기나라'란 이름의 큰 식
당이 눈에 들어와 그곳에 들어갔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내부가 썰렁해 식사가 되는지 문의하니 된다고 해서 안쪽으로 들어가 자리
를 잡고 하루 종일 고생한 두 다리를 쉬게 했다. 그리고 무엇을 먹을까 궁리하다가 육개장이 땡
겨서 그것을 시켰는데, 처음에는 그리 기대는 하지 않았다.


▲  덕산 불고기나라에서 먹은 육개장의 위엄

기다리는 시간만큼 지루하고 긴 것은 없다. 고속으로 흘러가는 세월을 저속으로 흘러가게 하려
면 기다리는 것을 많게 하면 된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는데, 15분 정도를 간신히 기다리니 나의
허기진 배를 채워줄 육개장과 밑반찬이 내 앞에 차려진다.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은 배추김치
와 파김치, 콩나물과 메추리알로 수저를 들어 육개장을 들어보니 생각 외로 맛이 괜찮다. 소고
기도 제법 들어가 있고, 고기와 계란, 파, 고사리 등이 버무러진 육개장 국물은 얼큰하고 맛깔
스러웠다.

그렇게 배고픈 배의 불만을 잠재우며, 열심히 숫가락을 움직여 밥과 육개장, 밑반찬까지 싹 먹
어치웠다. 육개장은 국물까지 죄다 섭취하고, 밥은 밥알 하나도 허용치 않았으니 무척 배가 고
프긴 했나보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나니 졸음이 슬쩍 찾아와 배 깔고 한숨 자라며 나를 희롱하
려든다. 그 희롱에 떨어지면 몸에도 좋지 않고, 나는 아직 가야 할 길이 있길래 커피로 졸음에
대항하며 다음 행선지로 이동했다.

아쉽지만 본글은 여기서 끝~~ 이후 내용은 추후 별도의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


※ 용봉산 찾아가기 (2014년 6월 기준)
① 홍성 경유
* 용산역과 영등포역, 수원역, 천안역, 군산역, 익산역에서 장항선 열차를 타고 홍성역 하차
* 서울 강남고속터미널 센트럴시티에서 홍성행 고속버스가 1일 8회 떠나며, 동서울터미널에서
  1일 5회, 남부터미널에서 1일 2회 떠난다.
* 인천, 성남, 안산, 대전(서부/동부/유성), 천안, 서산, 보령에서 홍성행 직행버스 이용
② 내포신도시 경유
* 서울 강남고속터미널 센트럴시티에서 내포행 고속버스가 1일 8회, 동서울터미널에서 1일 5회,
  남부터미널에서 1일 2회 떠난다. (모두 홍성까지 운행함)
* 인천, 성남, 대전(서부/동부/유성), 천안, 청주, 보령, 서산에서 내포시행 직행버스 이용.
③ 예산 경유
* 용산역과 영등포역, 수원역, 천안역, 군산역, 익산역에서 장항선 열차를 타고 예산역 하차
* 서울 강남고속터미널 센트럴시티에서 예산행 고속버스가 1일 5회, 동서울터미널에서 1일 3회,
  남부터미널에서 1일 4회 떠난다.
* 인천, 천안, 대전(서부/동부), 서산에서 예산행 직행버스 이용
④ 현지교통
* 홍성터미널(홍성역을 나와서 도보 5분 거리)에서 용봉산 경유 내포(도청)/덕산/수덕사행 900
  번대 군내버스를 타고 용봉산 하차 (1일 20여 회 운행)
* 내포신도시 도청대로 환승센터(고속/직행버스 정류장)에서 용봉산까지 군내버스(1일 30여 회
  운행) 또는 택시 이용 (도청대로 환승센터 ☎ 041-333-2914)
* 예산터미널과 예산역에서 덕산, 도청 경유 용봉산행 군내버스 1일 14회 운행

⑤ 승용차 (용봉산 자연휴양림 주차장은 휴양림 숙박객만 사용 가능)
* 서해안고속도로 → 홍성나들목을 나와서 홍성 방면 29번 국도 → 옥암2교차로에서 좌회전 →
  소향3거리 우회전 → 덕산통4거리 좌회전 → 용봉산입구 → 용봉산주차장 (용봉사까지 접근
  가능)
* 당진대전고속도로 → 고덕나들목을 나와서 덕산 방면 40번 국도 → 덕산119안전센터 직진 →
  내포신도시 도청대로 → 용봉산입구 → 용봉산주차장

★ 용봉산/용봉산자연휴양림 관람정보
* 입장료(단체는 30인 이상) - 어른 1,000원(단체 800원) / 청소년과 군인 800원(단체 600원) /
  어린이 400원(단체 200원) / 자연휴양림 숙박시설 사용자는 입장료 면제
* 주차료 - 소형 3,000원 / 대형 5,000원
* 용봉산 자연휴양림 숲속의 집은 10인용 5동으로 성수기 1박은 15만원, 비수기 1박은 10.5만원
  이다.
* 자연휴양림 산림휴양관에는 4인실과 6인실이 있다. 4인실은 성수기 1박은 5만원, 비수기 1박
  은 3만 5천원이며, 6인실은 성수기 1박 7만원, 비수기 1박 4만 9천원이다.
* 자연휴양림 숙박시 개인세면도구는 지참해야 되며, 예약과 문의는 용봉산자연휴양림 홈페이지
  를 참조한다.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해당 홈페이지로 이동됨)
* 용봉산자연휴양림 - 충청남도 홍성군 홍북면 상하리 104-57 (용봉산2길 87, ☎ 041-630-1785)


▲  용봉산 등산로 안내도
(사진을 클릭하면 용봉산자연휴양림 홈페이지가 번쩍 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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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개일 - 2014년 6월 24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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