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권 사진,답사기

마산의 진산, 무학산을 오르다. (관해정, 400년 묵은 은행나무)

도봉산 고양이 2006. 11. 17. 14:48


' 마산(창원) ~ 김해 ~ 부산 역사 기행 (2006년 4월 23일 ~ 24일)'
'상편 ― 마산, 창원 지역 <관해정(觀海亭). 무학산(서원골), 가포(架浦)>'

무학산에서 바라본 마산시내 ~
▲ 무학산에서 바라본 마산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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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분들의 컴퓨터 사양에 따라 글과 사진이 약간 비정상적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 본 글은 상, 하 2편으로 나누어 작성했습니다.


따사로운 봄내음으로 가득했던 4월의 마지막 주, 머나먼 남쪽 지역에 살고 있는 그리운 이들을 만나
러 정말로 아주 오랜만에 먼 길을 떠났다.

강남고속터미널에서 8시에 창원으로 가는 일반고속버스를 타고 2시간 30분을 달려 잔잔한 호수가 바
라 보이는 선산휴게소에서 잠시 숨좀 돌리고, 다시 남으로 달려 12시 30분 창원에 다다렀다.

집을 떠나 타지로 갈 때, 그 지역에서 나를 반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 좋은 것 같다. 설령 그가
개인적인 일 때문에 나를 만나주지 못하고 서로 연통을 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내가 발을 내딘 그 곳
에 그들이 숨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은근슬쩍 마음이 든든해 진다.

창원터미널에 이르니 옛 친구가 친히 마중을 나와주었다. 내가 이렇게 천리 떨어진 남쪽까지 수고로
움을 아끼지 않고 내려온 이유의 하나는 바로 그를 만나기 위해서이다.
그는 마침 터미널 부근에서 그와 친분이 있는 선배와 잠깐 만나고 있었는데 그 선배 분은 우리에게
점심으로 설렁탕을 대접해 주셨다. 그래서 덕분에 간만에 고기 맛도 보고.. 비록 그의 이름은 알지
못하지만 이렇게 만난 인연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점심을 먹고 선배 분은 집으로 가고, 우리는 창원천(昌原川)을 따라 1km 떨어진 명곡동의 그의 집까
지 걸어서 갔는데. 창원천에는 벌써부터 새노란 유채꽃들의 화려한 향연이 시작되고 있었다.
하천 주변을 가득 메운 그들의 노란 물결.. 중부지방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존재들이다.
하지만 나중에 봐야지 싶은 안일한 생각에 꽃을 향한 시선을 그만 접고 말았는데, 유감스럽게도 그
이후로는 그들을 만날 기회는 생기지 않았다. 그 때 그들을 사진에 몇 장이나마 담지 못한 것이 얼
마나 천추의 한이 되던지...

13시 50분, 조그마한 정원이 딸린 그의 집에 도착하여 그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친구 방에서 잠
시 두 다리를 쉬게 하였다.
날도 덥고 해서 마산 무학산에 있는 서원골에 가자고 했는데, 친구 놈이 어지간히 말을 안듣는다.
그냥 집에 있자면서 앙탈(?)을 부리는데 간신히 설득하여 다시 밖으로 나왔다.

명곡동에서 서원골까지는 다행히도 시내버스 1노선(105번)이 있는데 배차간격이 무려 20분이라고 한
다. 하지만 기다린 시간은 거의 30분 이상. 그는 차도 안오는데 그냥 집에 가자며 어린아이 마냥 보
채는 것을 간신히 진압(?)해 가며 기다리고 있으니 15시가 넘어서야 겨우 마/창 시내버스 105번이
그 면판을 드러낸다.

서원골에 이르니 제일 먼저 우리를 맞는 것은 경사가 좀 심한 오르막길, 그 길을 오르니, 오른쪽
계곡 건너로 거대한 아름드리 은행나무 1그루가 나에게 유혹의 눈길을 보내고, 그 뒤쪽으로 오래된
기와집 한 채가 역시 나를 바라보고 있었으니, 내가 이 곳에 온 큰 이유는 바로 그들을 보기 위함
이다.


♠ 정구(鄭逑) 선생을 기리기 위해 세운 옛 회상서원(檜桑書院)의 흔적 ~
서원곡 관해정(書院谷 觀海亭) - 경남 지방문화재자료 2호

마산 앞바다를 바라보는 정자, 관해정은 광해군 연간(年間)에 '한강
정구(寒岡 鄭逑, 1543 ~ 1620)'선생이 정자를 짓고 후학을 양성하던
곳이다.
그가 이승을 뜬 후, 후학들은 그를 추모하기 위해 이 곳에 회상서원
(檜桑書院)을세웠으나, 1868년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철거
되고, 서원의 부속건물이던 관해정만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
대지 140평, 건평(建坪) 26평의 아담한 건물로 유림(儒林)들은 매년
음력 3월과 9월에 이 곳에서 제례를 지낸다.

관해정 앞에는 정구 선생과 허목(許穆)이 손수 심었다고 전하는 거대
한 은행나무가 있는데, 높이는 13m, 둘레는 4.5m, 수령(樹齡)은 약
460년으로 비록 주인은 오래 전에 가고 없지만, 은행나무만은 주인의
옛 자리를 지키며 오늘도 그렇게 푸르른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 무학산 서원골, 관해정 찾아가기 (2006년 11월 현재) ~
1. 마,창 시내버스 105, 254, 263, 좌석 701번 이용, 서원곡 입구
하차. 자세한 노선 정보는 이 곳을 클릭 바람


▲ 녹음(綠陰)으로 가득한 관해정 은행나무
봄의 향기로 가득한 푸르른 은행나무의 그 미모에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자신을 심어준 옛 주인(정구 선생)을 향한 일편단심의 표현일까..?

* 마산시 보호수 : 12-1-18-1호 * 수령(樹齡) : 460년
* 나무 높이 : 13m * 나무둘레 - 4.5 m

◀ 굳게 닫힌 관해정 솟을대문
관해정은 현재 마산시 유도회 소유로
내부 관람은 거의어렵다.
그저 돌담 밖에서 멀뚱멀뚱 바라보는
수 밖에는...


♠ 무학산(舞鶴山) 서원골에서 봄의 정취를 만끽하다 ~

마산을 품고 있는 마산의 든든한 진산(鎭山)으로 해발 761m의 제법 높은산이다.
이 산은 그 모습이 마치 학이 날개를 펴고 하늘로 비상하려는모습을 하고 있어 무학산이란 이름을 얻었
다고하며 옛 이름은 '두척산'이다.
비록 마,창 사람들만 찾아오는 동네 명소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했으나, 마산에 왔다면 한번쯤 꼭 올라
볼만한 명산으로 산에 오르면가까이는 마산시내와 마산앞바다가, 멀리는 진동, 창원 지역과 더불어 푸르
른 남해바다가 손에 잡힐 듯 바라보인다.

~~ 무학산의 주요 등산 코스~~
1. 서원골 : 서원골입구 ~ 관해정 ~ 무학폭포입구 ~ 정상
2. 학봉 : 서원골입구 ~ 학봉능선 ~ 정상
3. 경남대 : 경남대 ~ 만날고개 ~ 대곡산 ~ 안개약수터 ~ 정상
4. 중리 : 중리역 ~ 시루봉 ~ 정상
5. 봉화산 : 석전1동 봉화산입구 ~ 봉화산 ~ 서마지기 ~ 정상
6. 두척계곡 : 두척계곡 ~ 서마지기 ~ 정상

▲ 학봉 능선

▲ 서원골의 아랫 부분

▲ 무학산, 마산 9경 안내도
마산 9경이란? - 무학산, 돝섬유원지, 저도연륙교, 3.15 국립묘지, 마산어시장,
문신미술관, 마산항의 야경(夜景), 팔용산돌탑, 의림사계곡

▲ 알록달록 연등의 물결 ~ 무학산 백운사(白雲寺)
무학산에서 그나마 제일 큰 절로, 19세기 이후에 세워진 절 같은데 자세한 내력(來歷)은
모르겠다. (솔직히 관심도 없음...)
사월초파일을 12일 앞둔 시점이라 절 주변은 색동옷을 입은 연등으로 가득하며, 절 입구로
는 보기만해도 오금이 저릴 정도로 용맹함이 돋보이는 사자 2마리가 절을 지키고 있다.

▲ 백운사를 옆에 끼고 바다를 향해 부지런히 길을 재촉하는 서원골

▲ 철문으로 굳게 입을 봉한 백운사 산신각(山神閣)


▲ 꽃잎들의 물놀이 현장
계곡 주변에 피어난 새하얀 꽃잎들이 더운 날씨를 이기지 못하고, 서로 앞다투어 물 위로
뛰어들었다.
맑은 계곡물을 새하얗게 뒤덮으며 생애의 마지막 물놀이를 즐기는 꽃잎들..

▲ 졸졸졸~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흘러가는 서원골 시냇물
유리보다 맑은 저 시냇물을 보고 있으려니 마음이 시원해 진다.
등산으로 인해 쏟아져 나온 땀도 나 살려라 도망을 치고 ~
때묻지 않은 저 물에 속세의 때(?)로 가득한 나의 손을 감히 담구어 본다. 나도 저 물처
럼 때묻지 않게 살리라.. 다짐만을 하면서..

▲ 암반약수터
물이 너무 힘차게 쏟아져 내려 바가지로 물을 받을 때. 물의 파편(?)을 조심해야 된다.
여기서 무학산이 제공해준 신선한 물을 감사히 받아 마시며 잠시 숨을 돌린다.

▲ 무학폭포로 통하는 계곡
산에 오르면서 처음에는 무학폭포까지만 가려고 했다. 거리도 관해정에서 겨우 2km밖에
되질 않아서. 그러나 폭포로 가는 길은 가까운 거리와는 달리 그리 호락호락하지않았다.
지나는 이들에게 물으니 폭포는 바위로 가득한 저 계곡 위쪽에 있다고 하며 그 길도매우
험하다면서 가는 것을 만류하는 것이다. 무학산 안내도에는 무척이나 가기 쉬울 것처럼
나와있더만, 그것이 아니었단 말인가..?
그 말에 겁을 잔뜩 집어먹은 친구는 힘들어 죽겠다며 그만 내려가자고 보챈다. 하지만여
기까지 올라왔는데 벌써 내려가..? 그럴 순 없지..! 폭포는 포기하더라도 기왕 여기까지
온 거 꼭대기까지 올라가 깃발을 심어야겠다는 생각이 굴뚝처럼 커진다.

무학산이 아무리 높다 한들, 하늘 아래에 펼쳐진 수많은 언덕배기의 하나이며 한라산에
비하면 거의 뒷동산 수준에 불과하다.

◀ 암반약수터를 지키
는 시계 ~
현재 시각을
알려주고 있다.


▲ 솔내음으로 가득한 저 산길의 끝에는..
산림욕장이 별거던가..? 이런 곳이 바로 자연 산림욕장이지.

▲ 여기서 아쉬움을 뒤로 하며 하산을 ~~

암반약수터를 뒤로 하며 정상을 향해 약 20분 정도 올라간 것 같다.
친구의 내려가자는 성화와 협박(?)으로 더 이상 올라가기가 난처하게 되었는데, 만약 더
올라갈 경우, 자신의 집에서 재워주지 않겠다며 위협 아닌 위협(?)을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후 5시 이후에 따로 만날 여인네도 있는터라, 정상에 대한 집착을 마산 앞바다
에 과감히 내던지고, 오던 길로 다시 내려왔다.

이 곳은 해발 500m지점으로 생각되는데 가까이로 무학산의 주요 봉우리가 손에 잡힐 듯
바라보인다.

▲ 무학산에서 바라본 마산시내

산과 바다 사이에 오묘하게 둥지를 튼 아름다운 항구도시 마산, 그 북부 지역이 한눈에
훤히 바라보인다.


▲ 무학산을 내려가며

내려올 때는 올라갈 때와는 달리 정말 금방이다.
하산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암반약수터가 나오고, 백운사가 나오고, 이렇게 시내까지시원스
레 뚫린 도로가 나오고..

부질없다 떠들면서 욕심만 가득 품은 사람의 인생이란 어찌보면 바로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올라갈 때는 정말로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그러나 내려올 때는 금방 순식간에..
비록 정상까지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다음이란 기회가 또 있으니까, 그 때 친히 산 꼭대기에내
발자욱을 각자(刻字)로 남기리라...

산행으로 인해 친구는 매우 고단함에 빠져 나에게 천천히 오라면서 먼저 집에 가버리고 아직은
팔팔한(?) 나는 만나기로 한 여인네와 연락을 취하여 약 20분 뒤, 서원골 입구에서 만났다.

그는 고맙게도 수레를 끌고 온 터라 기분도 낼 겸, 바닷가 도로를 따라 마산의 남쪽 변두리인
구산면 지역까지 신나게 달렸다. 처음에는 마산9경의 하나인 저도연육교까지 가고자 했으나, 거
리가 상당히 멀어 수정까지만 가기로 하였다.
처음에는 금방 가겠지 싶었으나 구산면 지역은 정말로 멀었다. 마산 땅이 이렇게도 넓었단 말
인가..? 마산의 영역을 시내와 중리(내서), 진동 지역에 한정하여 봤던 나로써는 내심 놀라움
을 금할 수가 없었지.

백령재라는 험준한 고개를 넘어 욱곡, 명주 바닷가에서 잠시 차를 세워놓고 배들이 평화롭게
떠 있는 바다를 바라본다. 정말 한 폭의 그림, 평온한 분위기 그 자체, 아쉬운 것이 있다면
그 바다를 사진에 담지 못했다는 것..
바다 너머로는 저도가 있다는 구복리 지역이 어렴풋이 바라보인다.

남해바다의 속삭임을 한없이 듣고 있으니 시간은 어언 7시를 훌쩍 넘어버렸다. 우리는 저녁을
먹기 위해 마땅한 장소를 찾던 중, 시내 못미쳐의 가포(架浦)란 동네에 들려 한정식 주막에 자
리를 잡았다.
여기서 저녁으로 그 비싸다는 소갈비를 먹으며, 오랜 만에 값비싼 고기의 맛을 체험해보고, 후
식으로 부근에 있는 '옛그늘' 찻집에서 연잎차 한잔의 여유를 즐겨본다.
여기서는 바다가 바라보이는데, 밤의 여신이 칠흑같은 어둠으로 바다를 모두 가려버려, 바다는
아쉽게도 보이질 않는다. 다만 파도소리만은 희미하게 들려 여기가 바닷가임을 알게 해줄 뿐..

찻집에서 9시까지 머물며 이야기 꽃을 열심히 키우다가 시간도 늦었고 해서 찻집과 작별을 고하
고, 다시 마산시내로 나온다. 이제 어느덧 회자정리의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아쉽기는 하지만
그것이 바로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되는 세상의 법칙이 아니던가..?

경남대 정류장에서 여인과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창원으로 넘어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친구집으
로 갔다.
친구집에서 하루 신세를 지는 주제에 11시 넘어서야 들어오고, 미안한 마음이 그저 굴뚝 같다.
하지만 친구는 그런 것에 별로 신경쓰지 않으며, 정류장까지 마중을 나왔고, 그의 집에 들어가
그날을 마무리하고 피곤에 쩔은 육신을 쉬게 하니. 이렇게 하여 4월 23일의 모든 일정은마무리
되었다. ~~

~~ 아쉽지만 상편은 여기서 끝. ~~

* 답사, 촬영 일시 - 2006년 4월 23, 24일
* 상편 작성 시작일 - 2006년 5월 15일
* 상편 작성 완료일 - 2005년 5월 19일
* 상편 숙성기간 - 2006년 5월 21일 ~ 11월 16일
* 공개일 - 2006년 11월 16일부터

Copyright (C) 2006 by Park Yung, All rights reserved